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편리함, 경제성까지 갖춘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지속가능한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죠. 실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선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 등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이 대거 공개되었고,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주목해야 할 트레드로 소개되었습니다.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란 무엇인지, 미래 교통의 핵심수단으로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게 될지 알아볼까요?
편리와 안전 사이에서 진화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란
대표적인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전기스쿠터와 전기자전거, 전동식 킥보드, 호버보드, 전동휠, 초소형 전기차 등이 있는데요. 친환경 동력을 활용하는 소형 이동수단으로 대중교통이나 자동차가 닿기 힘든 중·단거리 주행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출발지에서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연결하기도 하고, 대중교통 사용을 마치고 최종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담당하기도 해 퍼스트마일 또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라고 불리는데요. 1인용 이동수단이기 때문에 퍼스널 모빌리티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복잡한 교통 상황을 피해 좁은 골목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걷기에 애매한 거리를 경제적이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대중교통의 연결성이 좋지 않은 교통 소외지역의 이동 불편을 해소할 수도 있고, 노약자나 장애인 등 이동 취약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교통 복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대도시화, 스마트폰과 배터리 기술, 위치 기반 시스템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시가 커지고 인구가 밀집될수록 교통 체증과 주차난이 심각해져 일반적인 교통수단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스마트폰으로 쉽게 이용할 기기를 찾을 수 있고, 위치 기반 기술을 이용해 배치와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 점도 마이크로 모빌리티 이용 활성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대세,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해외에서는 이미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는데요.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30년 글로벌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5000억 달러(약 566조 50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친환경성을 중시하는 해외 주요 도시들은 이미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성장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는 자동차 전용도로 35km를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도로로 전환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역시 자동차 전용도로 50km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바꾸고 자전거 네트워크 구축에 한화 36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벨기에 브뤼셀, 미국 시애틀, 캐나다 몬트리올 등도 자동차 전용도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바꾸거나, 자전거 도로를 신설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전동 킥보드 회사인 마이크로는 BMW 이세타를 닮은 소형 전기차 ‘마이크로리노 2.0’을 공개했는데요. 마이크로 EV 최초로 압착강철과 알루미늄 유니바디를 사용하며 보다 단단하고 안전한 차체를 제공합니다. 차량 내부는 벤치형 시트로 두 사람이 앉을 수 있으며, 화물은 맥주 세 상자 정도를 실을 수 있어 작지만 실용성을 최대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도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2018년 공유 전기자전거 스타트업 점프바이크를 인수한 우버는 2020년 공유 킥보드 서비스업체 라임에 1억 7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리프트(Lyft)는 2018년 미국 최대 자전거 공유기업 모티베이트(Motivate)를 인수했습니다.
자동차 업체들도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포드는 2017년 ‘고바이크’라는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을 출시한 데 이어 2018년 전동 킥보드 공유 업체인 스핀(Spin)을 1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다임러와 BMW는 전동 킥보드와 스쿠터를 자체 제작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자사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5와 연계되는 전동 킥보드 ‘아이오닉 스쿠터’를 양산할 계획입니다.
대기업도 뛰어든 국내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우리나라에서도 출퇴근 시간 직장인들이 가까운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사용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카카오T 바이크와 일레클, 알파카, 제트 등이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바이크’는 카카오T를 운영하면서 쌓은 데이터 분석과 처리 역량을 바탕으로 전기자전거 외에도 전동 킥보드, 일반 자전거 등 서비스하는 이동수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쏘카는 지난해 12월 나인투원을 인수했는데요. 이를 통해 700만 명에 달하는 쏘카 회원과 40만에 달하는 일레클 이용자들은 공유 차량과 자전거를 연계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이버도 전기자전거, 전동 킥보드, 일반 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통합한 플랫폼 서비스 ‘알파카(舊 고고씽)’을 운영하는 매스아시아에 투자하는 형태로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성장 단계, 규제 보완과 문화 정립 필요
우리나라에선 지나친 규제로 공유경제 산업의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의견과 다수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부딪혀 규제 적용에 난항을 겪은 바 있는데요. 2019년 3월엔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로 통행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었고, 2020년 12월부터는 전동 킥보드도 자전거도로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1년 5월엔 전동 킥보드 이용 시 만 16세 이상 면허증 소지와 헬멧 착용을 의무화한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는 등 운전자 안전을 위한 규제가 마련되기도 했죠. 하지만 여전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법안은 미흡한 것이 현실입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대안으로 교통수단의 개념을 ’소유‘에서 ’공유‘로 바꾸며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적합한 규제 제정과 올바른 이용 문화 정착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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