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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시대, 미래 모빌리티 격전장으로 진화한 주차장

 

최근 주차장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데요. 어둡고 습한 느낌에서 벗어나 자율주행시대를 맞아 모빌리티 서비스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로서 트렌디한 이미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는 승객이 이용하지 않을 동안 대기를 위해 도심 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주차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모빌리티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주차 서비스 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연초부터 이를 활용한 연계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주차장 확보를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주차장 선점 위한 플랫폼 경쟁 본격화

 

국내 주차 시장은 연간 결제액 규모만 15조 원으로, 택시 시장의 두 배가 넘을 정도의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출차 시간을 수기로 확인하거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디지털화 진척이 느린 편이라 모빌리티 업계 내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주차관제 플랫폼 운영사 상위 5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20%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IT 기술력이 뛰어난 모빌리티 기업들이 사물인터넷이나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ICT 기술을 접목해 개선할 여지가 많은 분야입니다.

 

사진출처: 쏘카 홈페이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이 주차장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이 문제만은 아닙니다. 자율주행, 전기차가 중심이 되는 시대에 주차장을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세차, 경정비 등 기존의 자동차를 위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기차, 공유 차량 등을 위한 모빌리티 허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슈퍼 앱’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교두보인 셈이죠.

 

이미 일부 주차장은 주차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배달대행 기사를 위한 거점 역할을 하기도 하고 쏘카, 그린카와 같은 차량 공유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주차장을 세차, 경정비,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플랫폼, 주차장과 손잡고 ‘슈퍼앱’으로 도약

사진출처: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GS리테일로부터 GS파크24를 65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GS파크24는 브랜드 주차장과 24시간 연중무휴 무인주차 시스템을 포함해 약 630여 개의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는 GS리테일과의 협력을 통해 주차장을 카카오T 퀵 서비스의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장에 다양한 ICT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2월 개최한 테크 콘퍼런스에서 로봇형 모바일 매핑 시스템(MMS) ‘아르고스’를 선보이고, 이를 적용한 코엑스 지하주차장 고정밀 지도를 공개하기도 했죠. 이 밖에도 주차장 관제 효율화, 실내 자율주행 배송, 무인 관제로봇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출처: 쏘카 홈페이지

 

쏘카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을 운영하는 모두컴퍼니를 인수하며 주차장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쏘카는 기자간담회에서 쉽고 편리한 이동과 이동 전후까지 책임지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하고 차량 공유, 전기자전거, 철도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형 모빌리티 서비스(MaaS)를 제공하는 ‘슈퍼 앱’이 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진출처: 쏘카 홈페이지

 

모두의주차장은 전국 6만 개의 주차장 정보와 1,800여 개의 제휴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쏘카는 올해 하반기까지 모두의주차장 서비스를 쏘카 앱에 통합하고 택시처럼 이용자가 호출하는 장소까지 공유 차량을 배치해주는 ‘부름’ 서비스 운영의 도심 거점으로 주차장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전기차 공유 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데요. 전기차는 충전에 최소 수십 분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 단위로 차량을 빌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 활용하기가 어려웠는데,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SK쉴더스 홈페이지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 무인주차장 운영 기업 나이스파크와 제휴를 통해 주차 서비스 확장에 나섰습니다. 양사의 제휴는 주차 운영사와 플랫폼사 간 최대 규모의 협력으로 주목받았죠.

 

티맵모빌리티는 운전자들이 나이스파크 주차장을 더 편리하게 찾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나이스파크는 주차장 현장 운영과 스마트 주차 관제 시스템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죠. 이에 따라 티맵 주차 이용자들은 전국의 나이스파크 주차장을 검색하고 주차장 이용 시, 티맵 주차에서 제공하는 편리한 주차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차장, 모빌리티 서비스의 중심으로 변화

사진출처: REEF Technology 홈페이지

 

해외에서도 주차장을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업 조비에비에이션은 미국 최대 주차장 운영업체 리프테크놀러지, 네이버후드프로퍼티그룹과 항공 승차 공유 서비스를 위한 이착륙 장소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요. 또한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전통적인 주차장 운영 사업자들을 인수해 도심에 있는 주차장을 차량 공유, 스쿠터 공유, 음식 배달, 차량 유지 보수 등 다양한 모빌리티 거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CES 2020에서 공개한 미래 도시 모습

 

자율주행시대에는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필요할 때만 자율주행차를 호출해서 타면 되기 때문인데요. 거주지에 주차장이 없어도 되고, 매번 주차장을 찾느라 고생할 필요도 없죠.

 

그러므로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주차장의 입지나 제휴 주차장의 수, 효율적인 주차 설비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유경제, ICT 기술과 결합한 자율주행시대의 주차장은 모빌리티의 시작과 끝이자 빅데이터의 수집처, 이동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는 플랫폼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