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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들의 이유 있는 외도

최근 모빌리티 기업들의 활동은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자동차와 상관이 없는 프로젝트를 왜 진행하지?’ 또는 ‘이런 걸 왜 연구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모빌리티 기업이 본업과는 크게 관련 없어 보이는 프로젝트를 왜 하는지 살펴볼까요?

 

 

시트로엥은 멀미 방지 안경을 선보이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이용이 늘면서 자동차 멀미도 늘어나는데요. 몸은 움직이는데 시선은 고정된 물체를 집중하고 있어 중추신경에 혼란이 오기 때문입니다. 시트로엥은 이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눈이 움직이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동작을 감지한 내이(평형기관과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기관으로 이루어진 귀의 가장 안쪽 부분)가 뇌와 동기화 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안경테에 액체를 집어넣어 수평선을 구현했는데 이 때문에 중추 신경의 혼란이 완화된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으며 비교적 판매량도 높아 업그레이드 버전까지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멀미 방지 안경은 배를 타는 선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회사가 처음 고안했는데 시트로엥이 일반 대중들도 멀미에서 해방될 수 있게 개발했다고 하네요.

 

 

렉서스는 호버보드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타고 다녔던 슈퍼보드를 연상하게 만드는 자기 부상 보드입니다.

 

호버보드는 자기 부상 열차와 기본적인 작동 원리는 동일합니다. 초전도체와 자기장을 이용해 보드를 공중에 띄우는데요. 호버보드 양옆으로 액체 질소가 뿜어져 나옵니다. 초전도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영하 197도로 냉각시키는 거죠.

 

그러나 만화처럼 하늘을 날지는 못합니다. 지면에서 약 2~3cm 정도 떠 있을 뿐이죠. 또한 영구자석판 위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는 조건이 걸려있습니다. 실용성과 상용화에 있어서는 무의미한 제품일 수 있지만, 렉서스가 호버보드를 만든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강조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남다른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꿀벌은 지구 생태계와 세계 기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꿀벌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죠. 원인조차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단체나 기업들이 꿀벌 개체수 보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기업도 지구를 살리기 위해 양봉업자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롤스로이스입니다. 롤스로이스는 영국 굿우드에 양봉장을 만들어 꿀벌을 키우고 있습니다. 꿀벌의 개체 수 감소를 막고 안전한 환경 조성 및 이동 경로를 확보해 주기 위함인데요. 50만 그루 이상의 나무와 야생화가 조성되어 있고 약 25만 마리 꿀벌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벌꿀은 자동차를 주문하는 고객과 방문객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하네요. 롤스로이스 외에도 벤틀리와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의 브랜드에서 양봉장을 운영하며 꿀벌 지키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환경 지킴이를 자처한 비슷한 사례로 현대자동차가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아이오닉 포레스트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탄소를 흡수하고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친환경 숲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전세계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친환경 달리기 캠페인 '롱기스트런(Longest Run)'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롱기스트런은 참가자들이 달린 거리를 환산해 아이오닉 포레스트에 심을 나무를 기부합니다. 지난해까지 8년간 약 23만 명이 참여해 700만km를 함께 달렸습니다. 

 

현대트랜시스도 이러한 친환경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롱기스트런 캠페인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가 제공한 시트 폼패드는 어린이용 러닝 트랙으로 재탄생하였고,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지갑, 키홀더, 마우스패드 등의 기념품은 시트 연구개발과정 중에 남은 자투리 가죽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2022년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가해, 미래 자율주행 모빌리티 컨셉 시트와 함께 여행용 가방, 드라이빙 슈즈, 담요 등 지속가능한 가치를 담은 라이프 스타일 컬렉션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동 공간과 생활 공간의 경계가 사라진 모빌리티 공간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이동 경험과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함께 제시한 것인데요. 현대트랜시스가 추구하는 친환경 기술 방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재생가죽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적극 활용하고 자원 낭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가공 방법으로 제작하였습니다. 

 

 

모빌리티 기업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마케팅 역량 강화, 미래 기술 개발, 지속 가능성 등 다양합니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그 이상의 활용과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변화하는 모빌리티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모빌리티 기업의 행보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