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택시의 시대, UAM
UAM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를 이용해 하늘을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차세대 교통수단입니다. 항공 택시(Air Taxi)나 드론 택시(Drone Taxi)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기존 항공기보다 낮은 고도인 300~600m 상공을 날아다니며, 30~50km의 중장거리를 20여 분 만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전기 동력을 사용하고 소음이 적은 데다 수직 이착륙 방식이라 별도의 활주로가 필요 없어 여객기나 헬기보다 적은 비용으로 도심 내 짧은 거리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장점으로 UAM은 교통 혼잡과 정체, 물류 운송 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UAM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UAM 시장이 1조 5,000억 달러(약 185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정KPMG는 UAM 서비스가 2030년 도심-공항 간 셔틀을 시작으로 2040년 도심 내 항공 택시, 2050년 광역도시 간 이동으로 확장, 2050년 전 세계 이용자 수 4억 4,500만 명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항공기 제작자,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 빠른 행보
UAM 시장은 초기엔 전문 기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수년전부터 보잉,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도요타 등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잉은 2017년 무인항공기 기업인 오로라플라이트사이언스를 인수하며 UAM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2019년에는 첫 무인 비행 택시 시험 비행에 성공했으며, 최근 벤처기업 키티호크와 합작 투자로 위스크 에어로를 설립하며 UAM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위스크 에어로는 키티호크의 전기 수직 이착륙(eVTOL) 기술과 보잉의 생산력 및 항공 기술이 합쳐진 것으로, 현재 캘리포니아와 뉴질랜드에서 시험 비행 중입니다.
에어버스는 2019년 독일에서 자체 개발한 항공 택시 ‘시티에어버스’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습니다. 5인승으로 8개의 덕티드 로터를 사용하며, 97km의 운용 거리와 120km의 순항 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에어버스는 최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공항과 도심을 이동하는 운송수단으로 시티에어버스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헬리콥터 제작 업체인 벨은 쿼드콥터 형태의 ‘넥서스’를 지난해 CES에서 선보였습니다. 넥서스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VTOL형 비행 택시로 덕티드 프로펠러 4개를 장착한 벨 넥서스 4EX와 6개를 장착한 벨 넥서스 6EX로 나뉘어 개발되고 있는데요. 벨 또한 2023년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UAM 판 키우는 글로벌 항공 모빌리티 스타트업
항공 모빌리티 스타트업 분야의 선두 업체가 된 대표적인 기업은 조비에비에이션인데요. 조비에비에이션의 ‘조비 에어크래프트’는 드론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조종사와 승객 여러 명의 탑승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말 우버의 에어택시 사업 부분인 우버엘리베이트를 인수해 2024년까지 로스앤젤레스와 마이애미에서 비행 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을 밝혔습니다.
독일의 스타트업 볼로콥터는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도심 내 공항과 기차역 등 교통 허브를 연결하는 도심형 항공 택시 ‘볼로시티(Volocity)’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다임러, 인텔, 중국 지리자동차 등 여러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싱가포르와 파리 등지에 에어택시 지사를 설립하는 한편 최근에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공항과 도시를 연결하는 전기 에어택시를 운행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UAM 주도권 경쟁 본격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 동력, 자율 주행, 경량화 기술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술들을 앞세워 UAM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단독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보다 플랫폼 기업이나 항공기 제조사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도요타는 2012년부터 ‘스카이드라이브(Skydrive)’에 투자하며 일찌감치 UAM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스카이드라이브의 ‘SD-03’은 지난해 9월 사람을 태운 시험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오는 2023년까지 2인승 상용 비행 택시 개발을 완료하고, 2~4인승 기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초부터 중국에서 플라잉카에 대한 사업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아우디는 에어버스와 함께 드론과 자율주행 차량을 결합한 비행 택시를 개발 중이고, 포르셰도 보잉과 협업해 고급 PAV를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국내 UAM 기술 개발, 어디까지 왔나
현대차그룹은 UAM을 4대 미래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2019년부터 전담 조직 신설 및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요. 실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처럼 기체 설계부터 제품 양산까지 자체 개발하고 있습니다. 승객과 화물 수송을 위한 항공기 제작부터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 서비스까지 아우른다는 전략입니다.
현대자동차가 CES 2020에서 공개한 PAV 콘셉트 모델 ‘S-A1’은 조종사를 포함해 총 5인 탑승이 가능하고, 최고 290km/h 속도로 최대 약 100km를 비행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26년까지 물류, 2028년까지 여객 도심 항공기를 상용화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민간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에 참여해 우리나라 UAM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에 투자해 지분 30%를 인수하고, PAV ‘버터플라이’를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버터플라이는 100% 전기로 구동되며 최고 320km/h 속도로 서울에서 인천까지 약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2025년 에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교통 인프라 확장이 더 이상 어려운 도심에서 공중을 활용하는 UAM은 모빌리티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UAM은 기존의 자동차 산업과 항공 산업, 물류·운송 산업 등 여러 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안전성 확보와 제도 정비, 인프라 구축 등 많은 과제들이 아직 남아있지만 UAM은 지금까지 개별 산업에서 쌓아온 기술들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UAM은 2025년 상용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영화에서만 보던 교통체증 없이 도심을 날아 이동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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