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PLUS ‘나는 SOLO(나는 솔로)’는 결혼을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데이팅 프로그램인데요. 수많은 연애 매칭 프로그램 속에서 ‘나는 SOLO’는 투박할지라도 가장 직관적이고 솔직한 화법을 보여주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이름 대신 영수 혹은 영숙과 같은 가명을 사용하는 출연자들의 가감 없는 화법은 때론 생채기를 내기도 했지만, 유일무이한 진정성을 얻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느덧 론칭 1주년을 맞이한 ‘나는 솔로’의 남규홍 PD와 조은희 작가를 만나보겠습니다.
Q. ‘짝’ 연출자로 유명하셨는데, ‘나는 솔로’ 런칭 전까지 어떻게 지내셨나요?
남규홍 PD(이하 남규홍): 10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중간에 같은 포맷의 ‘스트레인저’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고요.
데이팅 프로그램이 제 상징처럼 된 부분이 있는데, ‘나는 솔로’는 기존에 했던 것을 업그레이드하면서도 다르게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사랑은 영원한 명제니까 그 맥락이 다를 순 없겠지만, 디테일한 구성은 ‘짝’ 때와 다르게 가려고 했죠. 이전에는 없었던 MC 패널을 두는 것도 어느 정도 시대를 반영한 산물이고요.
Q. 작가님은 ‘나는 솔로’에 어떻게 참여하시게 됐나요?
조은희 작가(이하 조은희): ‘나는 솔로’ 전신 격인 ‘스트레인저’ 1기 작가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짝’의 찐팬이었고, 이런 예능을 하고 싶었다는 걸 면접 때 많이 어필했어요. 그 후에 다른 걸 하다가 PD님이 좋게 봐주셨는지 ‘나는 솔로’ 메인 작가로 콜을 해 주셨습니다.
남규홍: 일하다 보면 ‘이 친구 호흡도 잘 맞고 일도 잘한다’ 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잊지 않고 있다가 프로그램 론칭을 준비하면서 연락했죠. 1년 동안 잘 버텨줘서 지금은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Q. 연애 프로그램 홍수 속, ‘나는 솔로’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는?
남규홍: 프로그램마다 제작진들의 여러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우리 현실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반영해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죠.
프로그램마다 각자의 목적이 있겠지만 사실적인 묘사, 현실적인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시청자나 출연자의 감정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공감과 이해를 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조은희: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아요. 마음을 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내야 하니까요. ‘나는 솔로’의 강점은 다큐멘터리라고 할 정도로 날것이라는 점이에요. 그만큼 PD님도 솔로가 커플이 되는 과정을 정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하세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최대한 배제하면서 만들고 있어요.
Q. 출연진을 ‘영수’, ‘영숙’ 등으로 부르는 이유는?
남규홍: 출연진 보호 목적도 있고 조건 없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사랑하라는 이유도 있어요. 이름이 가진 특별한 힘이 있잖아요. 이름을 듣고 이미지를 연상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부여받은 이름의 이미지가 결정돼요. 결국 출연자 각각이 해당 이름을 대표하는 인물이 되는 거죠. 수많은 ‘영수’ 혹은 ‘영숙’이 당신을 응원하고 있으니 기운 내서 열심히 사랑을 쟁취하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어요.
Q. 10년 간 쌓아온 노하우 중 어떤 부분에 가장 주의하나요?
남규홍: 출연자들의 신상 보호와 안전을 우선시합니다. 우리 프로그램이 잘되는 것보다 출연자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촬영하는 것이 중요해요. 프로그램 안에서는 오롯이 사랑에만 집중하는데, 때론 남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호기를 부리는 경우가 생기곤 해요. 그래서 제작진이 정해 놓은 촬영 콘셉트를 지키기 보다는 현장 분위기를 보며 즉석에서 변화를 주면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Q. 일반인 출연자 섭외가 힘들지는 않나요?
조은희: 맨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1기부터 결혼 커플이 나오고, 이후로도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니까 시청자들도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생긴 것 같아요. 정말 짝을 찾고 싶으신 분들의 신청 메일이 많이 늘었는데 특히 부모님이나 친구, 지인 분들이 추천 메일을 보내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남규홍: 짝을 찾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으로 출연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프로그램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언제나 모험을 즐기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새로운 세계에 뛰어드는 용감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이런 상상과 모험을 즐기는 예비 출연자들이 여전히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Q. ‘나는 솔로’의 스핀오프 격인 ’사랑은 계속된다’는 어떤 프로그램 인가요?
남규홍: ‘나는 솔로’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솔로나라를 떠난 후에 그려지는 출연자들의 리얼 다큐멘터리 버전이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커플은 커플대로 솔로는 솔로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 각자의 인생과 사랑 이야기를 다채롭게 담을 예정이니 ‘나는 솔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안팎으로 즐겨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출연자들의 감정이 표출되는 장면이 많은데 그 선을 어떻게 지키려고 하나요?
남규홍: 저는 감정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선호합니다. 가슴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출연자들을 좋아하는 거죠. 출연자가 왜 갑자기 여기 와서 울고 있을까 싶겠지만 그런 게 또다른 매력이 되거든요. 제작진은 길 안내자의 역할 정도예요. 저희는 깃발을 들고 앞에 가는 사람, 돌에 걸리거나 웅덩이에 빠지지 않게 알려주는 사람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출연자들이 맘껏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최선이에요.
Q. 데이트권이나 서정적인 화면 자막의 아이디어 원천이 있다면?
조은희: 데이트권 아이디어는 대부분 PD님 아이디어예요. 작가들도 아이디어를 내긴 하지만 PD님 아이디어만 못할 때가 더 많죠. (웃음) 기존 방송에서 나오지 않은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예능, 다큐, 드라마, 고전 영화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Q. 제작진 입장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남규홍: 최대한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본질에 다가가려고 합니다. 시청자들은 타인의 가치관과 여러 데이트 유형을 TV로 보고 느끼면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요. 거기에 자신의 가치관을 대입해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사랑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Q. 1년 동안 함께 호흡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꼽는다면?
남규홍: 은희 작가는 ‘스트레인저’ 1기 때 함께 일하면서 워낙 잘한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일이야 더 말하기 입 아플 정도죠. 최근에 좀 힘들어했는데 괜찮아졌는지 모르겠네요.
조은희: PD님이 스탭들을 굉장히 잘 챙겨주세요. 현장 촬영 나갈 때마다 직접 밥도 해주시고 간단한 반찬 같은 것도 수시로 만들어주시고요. 밥 챙겨먹었는지 항상 물어봐주시는데 보기 보다 굉장히 섬세하세요. 생각보다 그런 말 한마디 건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런 걸 알기에 더 감사하죠.
남규홍: 촬영하다 보면 스탭들은 밥을 거의 안 먹고 있을 때가 많아요. 출연자들을 계속 따라가야 하니까요. 저야 큰 그림 정도만 만들어주는 거고 실제 움직이고 고생하는 건 스탭들이니까 밥이라도 제가 꼭 챙겨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Q. 앞으로 새롭게 다루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요?
남규홍: 저는 잡식성이라 그 무엇을 만들든 환경에 맞춰서 잘 만들 자신은 있어요.(웃음)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여러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당장은 ‘나는 솔로’와 ‘사랑은 계속된다’에 신경써야 하겠지만 늘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조은희: 그동안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동하다가 ‘나는 솔로’ 같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처음해보는데 이 안에서 한창 재미를 찾아가는 중이에요. 새로운 콘텐츠보다는 ‘나는 솔로’를 통해 조금 더 경험을 쌓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현대트랜시스 가족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남규홍 ‘나는 솔로’를 시청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고요. 이와 함께 너무 과몰입하거나 빠지지 마시라는 당부도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꼭 보셨으면 좋겠고요. 혹시 솔로나라에 입성하고 싶은 분들도 대환영입니다.
글 한미림
포토 안용길(도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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