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을 묶어본 적 있으신가요? 매듭을 맺기 위해서는 끈기와 인내심, 애정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매듭을 완성하기까지 풀고, 끊어지고, 다시 묶는 등 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로 매듭을 만들어내니까요. 매듭은 서로 떨어져 있던 무언가를 연결해 주기도 하죠.
자동차에서 엔진의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파워트레인의 품질을 완성해 가는 프로세스도 매듭을 맺는 것과 유사해요. 수많은 부품들을 연결해 파워트레인 제품을 만든 후, 다양한 전문가들과 사용자의 의견을 받고 사전, 사후 보완하는 보증 작업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최고의 품질을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야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는 법, 이러한 결과물을 위한 새로운 시도는 늘 설레고 반갑습니다. 오늘도 묵묵히 자동차 파워트레인 품질이라는 매듭을 맺기 위해 기꺼이 고뇌를 즐깁니다.
파워트레인 품질보증 전문가의 루틴
저는 현대트랜시스 서산 성연공장에서 파워트레인 제품의 품질 실적을 분석하고, 품질 클레임 등을 통해 발생한 품질 비용을 관리하는 담당자입니다. 이 일을 한 지도 벌써 4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제 업무는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라인에 공급해 완성차가 생산되고, 이 차를 고객이 이용하다가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서비스센터를 통해 민원이 접수가 되면, 이를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이 후에 해당 대응을 통해 발생한 품질 클레임 비용을 집계해 DCT, 수동 변속기 등 제품군별로 분석하고, 동향을 파악해 경영층에 보고하죠. 이 외에도 파워트레인 연구소의 직원분들과 협업하여 제품의 문제를 발견하고 의견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품질 담당자가 말하는 요즘 파워트레인
파워트레인 품질 담당자로서 ‘요즘 파워트레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데요.파워트레인은 자동차 외관 속 숨겨진 주연으로도 불립니다. 자동차가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화석연료, 전지 등에 저장된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여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동력을 부여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의 집합체죠.
지배적 교통수단이 마차이던 200년 전 사람들은 자동차를 처음 접하게 되면서 마차와 내연기관차를 비교했어요. 오랜 기간 다듬어지고 익숙해진 마차에 비해 내연기관차는 개선해야 할 이슈가 매우 많아 보였죠. 이후 내연기관차는 꾸준히 시행착오를 겪으며 품질 개선을 해 온 결과 지배적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죠.
이러한 확고한 위치를 지니고 있던 파워트레인, 그 중 변속기는 점차 전기차가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며 존재가치에 물음표가 생기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의 핵심키워드 중 하나인 ‘전동화’가 자동차의 이동성을 전반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이 기존의 영역을 대체하는 흐름이 매우 빨라졌습니다. 과거에 내연기관차가 그랬던 것처럼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이러한 전동화 역시 범위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음 워너비 자동차는…
이제 파워트레인의 품질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내구성과 품질을 보다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 수많은 부품이 전자식으로 대체되어 구동될 것이기 때문에 분석 기법도 새로워져야 하겠죠. 현대트랜시스에서 생산하는 DCT(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를 예로 들어볼까요?
DCT는 클러치 작동 시의 오일 개입 여부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뉘는데요. 건식DCT는 클러치가 작동함에 있어서 오일이 개입하지 않는 방식인데요. 단판 클러치로 기존의 수동 변속기와 비슷하며 기계적인 메커니즘과 연관이 있죠. 한편 습식DCT는 클러치 작동에 있어 오일이 개입하는 방식입니다. 오일이 마찰면의 윤활제 역할을 하고 쿨러로 가열된 오일을 쿨링하는 방식으로 강한 내구성이 특징이죠.
이 DCT의 품질을 관리할 때, 건식DCT의 경우 부품을 보며 어떤 곳에 문제가 있는지 메커니즘 분석이 쉽게 가능하지만, 습식DCT는 전자식 제어 부품이 많기 때문에 육안이나 일반적인 분석으로는 문제점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요. 그렇기에 전동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품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석하는 기술 또한 함께 발전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 또한 ‘쏘렌토 하이브리드 습식DCT’ 탑재모델이 제 다음 워너비 자동차입니다. (웃음)
실패하지 않으려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이 말을 바꿔보면 무엇이든 시도하며 실패를 겪어야 발전이 있다는 뜻이겠죠. 이 말이 제 업에 대한 희망을 주기 때문에 늘 마음 속에 담고 있습니다. 품질 이슈가 있을 때 계속 부딪혀 가며 통계를 연구하고 인사이트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죠.
품질을 해석하는 업무를 4년째 해 온 올해, ‘내 판단이 맞다, 옳다.’에 대한 최소한의 확신을 가지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 물론 고민이 될 때마다 선임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하고요. 모든 업무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품질’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가장 책임과 힘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객의 만족을 위해서는 품질이 가장 중요하며, 최고의 품질을 관리하는 사람은 ‘확신’을 만들어가야 해요.
이상적인 품질보증 전문가를 꿈꾸며
이상적인 품질보증팀은 아이러니하게도 최소한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 회사 제품의 품질 문제가 적어지면 근무 인원이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죠. 어찌 보면 회사에는 좋지만 개인에게는 멈칫(?)하게 되는 이상적인 팀의 모습이죠. (웃음)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동화에 맞춘 새로운 품질 비용 분석이 필요한 때인데요. 그래서 좀 더 폭 넓게 공부해보고 싶어요. 주로 사무실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제품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요. 직접 문제가 되는 변속기를 만져보고 분석해보는 일을 하면 역량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전동화 제품을 주로 다뤄보고 싶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교육 제공 기회도 놓치지 않을 계획입니다. 부품이 언제까지 보증을 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기법이 담겨있는 ‘신뢰성 분석’이라는 교육도 기회가 된다면 찾아서 들어볼 예정입니다. 앞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품질전문가로 커 나아가는 모습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자동차 품질보증 전문가 이현우 매니저는
- 2017년부터 서산 성연공장에서 자동차 품질을 연구해오고 있다.
- 실적 분석, 클레임 비용, 품질 비용을 담당하며 자동차 품질 동향 분석을 하고 있다.
- 언제든 후임이 들어오면 친근한 형처럼 함께 일할 자신이 있는 준비된 (예비)선임.
- 쉬는 날에는 주로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을 드라이빙한다.
- 퇴근 후 휴식을 취하며 현대트랜시스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는 편.
에디터 이은지
사진 안용길, HMG저널, 셔터스톡
'Story > Peo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반성장 6년 연속 최우수 유지 비결, 어떻게? 이렇게! (by 상생협력 전문가) (0) | 2020.10.21 |
---|---|
냉철한 눈빛, 선한 영향력, 사회공헌 담당자의 정체는?! (0) | 2020.10.13 |
그것이 알고싶다, 자동차 시트 메커니즘 (0) | 2020.08.25 |
자동차 시트디자이너가 공간을 이야기하는 이유 (0) | 2020.08.19 |
해외고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는 방법은? (0) | 2020.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