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모빌리티 신사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늘을 나는 자동차, 자율주행 로봇, 택시에 운전자가 없는 무인 택시 등 그저 영화 속 이야기 같은 일들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현재 많은 기업이 미래를 내다보며 향후 먹거리 산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자동차 부문 계열사인 웨이모가 볼보 자동차와 함께 로봇택시(무인택시)를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개발하여 2년 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시범 운행했습니다. 국내기업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SK텔레콤은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여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를 만드는 신사업에 도전 중이고, LG유플러스는 실외 자율주행 순찰 로봇인 ‘골리’와 5G 통신, 원격관제 솔루션을 연동하여 순찰로봇 상용화를 준비 중입니다. GS칼텍스는 작년부터 전기자동차 충전 사업을 시작해 현재 전국 4개소 주유소와 충전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 중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부품사의 지금과 내일은 

현대트랜시스 퓨처모빌리티 스페이스

 

저는 현재 현대트랜시스 신사업팀에서 6년 차로 근무하고 있는 조재흥 책임매니저입니다.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은 이미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응용하는 연관 산업부터 새로운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협업, 지분 투자, 자체 생산 등을 다각도로 검토합니다. 발굴한 아이템은 다양한 유관 부서와 기술 적합성과 사업성 등을 검토한 후에 실제 사업으로 이뤄지죠.

자동차의 파워트레인과 시트를 개발, 생산해 온 현대트랜시스는 이제 시트 사업은 “자율주행”을 키워드로 단순히 앉는 용도의 시트를 벗어나 실내 공간의 영역으로, 파워트레인 사업에서는 “전동화”에 EV감속기 등 기술력을 구체화 해 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Case1. 변속기 기술로 로봇의 관절을?

신사업 업무를 ‘토크 컨버터’로 예를 들어 보자면, 변속기 앞에 위치한 토크컨버터는 변속기 부품 중 가장 비싸기도 합니다. 토크컨버터는 전동화로 넘어갈 때 중요한 성능을 결정하는 기술 중에 하나이기도 하죠. 이것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생산할 수 있는 사업을 검토하기도 합니다. 또한 수소차의 연료전지에 들어가는 분리판 사업을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하죠.

최근에 실제 진행하고 있는 신사업 아이템 중 하나는 로봇의 ‘6축 수직 다관절 부품’에 들어가는 구동 부품입니다. ‘로봇 암(arm)’이라고도 하는데, 다소 생소하실 수 있는 수직 다관절 로봇, 즉 자동차 라인에서 용접을 하기도 하고, 무거운 물건을 옮기기도 하는 로봇인데요. 이 로봇에는 사람으로 따지면 관절이 6개가 달려있죠. 현재 이 핵심부품은 100% 수입이기에 국내 여러 기업들이 국산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기술 신뢰성과 품질 문제 때문에 최종 생산까지는 가지 못했어요.

하지만 현대트랜시스가 지닌 파워트레인 제조 기술을 통해 다른 기업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가공과 생산 설비 등 제조를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투자되어야 하지만 이제 선행 개발까지 성공했습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헤쳐나가야 할 일이 무척 많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신사업이기도 하죠.

Case2. 전문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

현대트랜시스, 알고리고 업무 협약 체결식 

외부의 전문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회사의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방법 또한 있습니다. 알고리고라는 스타트업 기업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핵심기술을 통해 체압측정 모듈 개발과 분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강점을 지닌 기업인데요. 최근 국내 유명 체어 전문업체와 함께 '알고헬스'라는 IoT기반의 착석모니터링 서비스 제품을 출시하며 스마트체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죠.   

이에 미래 자율주행차의 능동형 조절 시트 분야에서의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지분 투자를 하는 한 편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어요. 독자적으로 신사업을 개발하기보다는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작년 12월에도 독일 자동차 시트 메커니즘 기업 브로제(Brose Fahrzeugteile)와 미래 자동차 시트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이유도 이와 같죠.

중요한 신사업 포인트 세 가지

신사업을 진행해보니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속도(Speed), 변화(Transformation),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입니다. 즉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변해서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뜻이죠. 속도는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으로 세분화됩니다. 변화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완벽히 새로운 사업으로의 전환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당연히 지속가능한 영역이어야 하고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간다.’는 말이 중요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모든 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 빠른 의사결정과 함께 안테나를 높게 세우고 있습니다.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신사업 아이템을 발견하는 순간 다른 기업은 이미 투자를 하는 상황이죠. 그만큼 의사결정이 빠릅니다.

입사 16년 차, ‘된다’라는 마인드

현대트랜시스 입사는 16년 차, 신사업을 진행한지는 6년 차로 다른 업무와 비교해 봤을때 신사업은 장기 프로젝트이기에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과 같기 때문에 자칫 지칠 수 있죠. 하지만 남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닌 자발적으로 재미를 찾아가며 일을 한다면 그 어떤 업무 보다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업무를 진행합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고 항상 노력하죠.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최신 트렌드를 배우고 정보를 찾아야 하기도 하죠. 인터넷을 통해 관심가는 아이템 혹은 회사에 대한 논문, 특허, 증권사 분석, 재무정보 등을 보며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해야 합니다. 국내 기업 정보는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북미와 유럽은 기업 공개가 잘 안되어 있기에 해당 국가의 코트라에 문의해서 정보를 얻기도 하죠. 박람회를 다니며 현장 정보도 수집할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템이 구체화하면 관련 협회, 연구소 등을 방문하고, 해당 분야의 교수 및 전문가와 미팅하며 분석의 깊이를 더합니다.

이러한 긴 흐름의 과정에서 ‘이게 과연 될까?’라는 의심보다는 ‘이건 될 수 있어’라는 믿음이 가장 중요해요. 입사 16년 차이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끊임없는 공부와 도전을 할 계획입니다. 회사에 큰 도움이 될 신사업을 론칭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훗날 후배들 사이에서 ‘이 사업 조재흥이라는 선임이 만든 거야’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것. 그 외에 인간적으로 후배가 닮고 싶은 선배가 되면 더 바랄 게 없겠네요.

신사업 전문가 조재흥 책임매니저는

- 현대트랜시스 입사는 16년 차, 신사업으로는 6년 차로 일하고 있다.

- 최근 신사업 아이템 ‘로봇구동부품’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 신사업 발굴을 위해 오늘도 분야를 불문하고 공부에 매진하는 신사업 전문가.

- 딸, 아들과 함께하는 캠핑을 통해 위로와 힐링을 얻는다.

- 스타트업 관련 서적을 많이 찾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영감을 얻는 편.

에디터 이은지

사진 안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