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준과 삶의 질을 논할 때 돈을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돈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에게 절대적인 기준과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연 우리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지, 현대트랜시스 T.크리에이터 3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부의 조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부는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되도록이면 쓸데없는 지출을 하지 않으려고 수입과 지출을 카드 별로 분류해 엑셀로 정리하는 걸 좋아한다. 요즘은 부동산, 자동차와 관련한 대출 상환금, 보험 등 고정 지출 외에도 식비, 유류비의 비중이 꽤 늘어 정리하는 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뭘 하느라 이렇게 썼을까’ 한숨이 나오다가도 가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현금을 발견할 때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희열이 찾아온다. 어릴 때 돈을 ‘꿍쳐 놓던’ 습관이 이런 소소한 행복을 주다니!
학창 시절 용돈 중 지출하고 남은 현금을 책 사이나 가방, 주머니, 서랍 등 여러 곳에 두곤 했다. 언젠가 무려 10년 된 노트북 가방 앞 주머니에서 발견한 5만 원 한 장에도 행복해하는 나를 보면서 ‘부’는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처럼 내 인생에 중요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얻는 이 행복을 오래 유지하고, 아내와 딸이 꿈을 잃지 않도록 경제적 여건을 지원해주고 함께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쩌면 내가 꿈꾸는 진정한 부일지 모르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살아가는 데 있어서 돈은 꼭 필요하지만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는 일도 인간에게 필요한 과정이다.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확고하게 내리면 내가 가진 범위 안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상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정의 내린 삶 속에서 행복한 미래를 찾아가는 과정이 곧 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 안전보건팀 박래성 매니저
‘건강’이야말로 돈을 뛰어 넘는 부
대학생 때 저축을 조금씩 했지만, 생활비를 제외하면 남는 게 많지 않아 정기적으로 고정 금액을 뚜렷하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 적게 쓰고 보자’는 경제 관념으로 살아온 덕분에 아직까지 ‘짠돌이’ DNA 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목표 저축액을 정해 놓고 나머지 돈을 쓰고 있지만 적게 쓰는 버릇을 들여놓으니 막상 크게 지르려고 하면 망설여진다.
앞으로 어떤 방식이든 자산 관리를 해 나가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관리할 자산, 즉 시드 머니(Seed Money)라 저축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에게는 기꺼이 절약 정신을 내려놓는다. 입사 후 첫 월급 날, 퇴근길에 주얼리 숍에 들러 여자 친구에게 줄 반지를 산 적이 있다. 취업준비생 시절 가장 많은 힘을 준 사람에게 소중한 선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첫 월급으로 내 인생 통틀어 가장 화려한 첫 지출을 장식한 셈이다. 지금까지 해온 어떤 저축보다 의미 있는 지출이기도 했다.
결혼을 앞둔 요즘, 경제적 자립을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돈’에 대한 물음을 계속 머릿속에 떠올리다 보면 결국 뒤에 남는 것은 돈이 아니다. 평범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릴 만큼의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 해도, 이 모든 것은 ‘건강’ 앞에서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순간을 보낼 수 있을 정도, 하고 싶은 취미 생활을 지장 없이 할 수 있을 만큼의 건강이 돈을 뛰어넘는 진정한 부가 아닐까.
▶ 하이브리드 구동설계팀 진세원 연구원
소소한 즐거움이 모여 나의 자산이 된다
대학생 때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시간도 많았지만, 돈이 없어서 못 했던 것이 많았다. 그래서 ‘취업에 성공하면 1년 동안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누려야지’라고 다짐하며 살아왔다. 올해 현대트랜시스에 입사하면서 이런 바람은 현실이 됐다.
친구들을 만나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을 과감하게 사 모으기도 하고 이번에 새차도 계약했다. ‘저렇게 흥청망청 쓰다가 패가 망신하겠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게도 다~ 계 획이 있다. 1년 동안은 원하는 만큼 쓰고 2년 차부터는 급여에서 비율을 정해 놓고 경제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친척 어르신들께 ‘감사 용돈(?)’을 드리기도 했다. 이렇게 사소한 즐거움과 보람된 경험이 당장의 저축보다 큰 자산이 된다 여기고 있다. 누군가는 “그 돈으로 주식이나 사지” 푸념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겐 주말 소소한 나들이에 동참해주는 스케이트 보드가, 어른들께 감사한 마음을 보답할 수 있는 작은 용돈 봉투가 몇십, 몇백의 주식보다 더한 값어치를 가진다.
앞으로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단 1%의 후회도 남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나만의 소소한 경험과 즐거움이 모여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고 믿는다. 이 자산에는 비교 대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평가하기도 어렵다. 모두 자신만의 즐거움이라는 자산을 늘려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트설계1팀 송경민 연구원
글 박래성 매니저, 진세원 연구원, 송경민 연구원
일러스트 최익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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