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당이나 쇼핑몰 등에서 로봇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요. 산업 현장의 전유물이었던 로봇의 활용처가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물류·배송 서비스 시장에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앞세운 배송 로봇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글로벌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로봇과 이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현실이 된 미래, 글로벌 배송 로봇 서비스 시장
시장조사업체 더 마노메트 큐런트(The Manomet Current)는 세계 자율주행 배송 로봇 시장의 규모가 2021년 2430만 달러(약 316억 원)에서 2027년 2억 3659만 달러(약 3078억 원)까지 연평균 3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로봇을 활용한 배달이 일상화되고 있는데요.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각종 규제 해소와 표준 마련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미국의 아마존은 2019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자율 배송 로봇 서비스 ‘스카우트 딜리버리(Scout Delivery)’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스카우트는 소형 냉장고 정도의 크기에 6개의 바퀴를 이용해 사람이 걷는 속도로 운행하는데요. 배송지에 도착 후 고객이 주문 인증을 완료하면 자동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입니다.
물류업체 페덱스도 배송 로봇 ‘세임데이 봇(SameDay Bot)’을 이용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율주행 기반 물류 스타트업 스타십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 20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세이브마트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 식료품 배송에 자율주행 로봇을 투입했습니다.
또 다른 자율주행 스타트업 누로도 지난해 4월 도미노피자와 함께 배송 로봇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텍사스주 휴스턴 일부 지역에서 시작했습니다. 도미노피자는 휴스턴에서의 시범 서비스를 기반으로 미국 전역에 확대할 계획입니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지난해 로봇 ‘샤오만뤼’를 활용해 100만 건의 배송을 완료했습니다. 샤오만뤼는 1회 충전으로 100km를 이동할 수 있어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중국 시장에 적합한데요. 2018년 알리바바보다 먼저 로봇 배송을 시작한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 징둥도 최근 기존 배송 로봇보다 2배가량 효율을 높인 5세대 배송 로봇을 공개하는 등 배송 로봇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라쿠텐과 파나소닉이 배송 로봇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라쿠텐은 일본 대형마트 브랜드 세이유와 협업해 배송 로봇 서비스를 테스트했고, 파나소닉은 소형 저속 로봇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 상용화를 본격화했습니다.
최근 파나소닉은 일본 최초로 ‘완전 원격 감시·조작형 도로 주행 허가’ 심사에 합격했는데요. 이번 도로 사용 허가로 파나소닉은 완전 원격으로 상업 시설에서 주민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 실증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달부터 방역까지, 국내 로봇 배송 경쟁 본격화
우리나라에서도 배달 로봇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특히 국내 라스트 마일 시장은 전 세계에서 주목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모빌리티부터 IT, 전자, 배달업체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배송 로봇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아파트 1층에서 물품을 받아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D2D(Door to Door)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딜리타워’로 불리는 배송 로봇이 무선 통신으로 공동 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거나 층수를 입력할 수 있어 층간 이동이 가능한데요. 우아한형제들은 배송 로봇뿐만 아니라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도 개발하여 점주들을 대상으로 렌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2020년부터 자율주행과 AI, 통신 기술을 로봇에 접목해 ‘LG 클로이 서브봇’을 개발, 식당과 호텔,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해 왔는데요.
지난해 7월 실내외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통합 배송 로봇을 선보였으며, 올해는 건물 외부에서 각종 물품과 자재 등을 실어 사업장 내부로 배송하는 ‘LG 클로이 캐리봇’을 선보였습니다. LG전자는 이르면 내달 초 CJ대한통운의 대형 물류거점인 메가허브 곤지암에 투입할 예정이며 이후 다른 물류거점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CES 2022에서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를 공개했습니다.
모베드는 납작한 차체에 네 개의 바퀴가 달려있는 형태로 상단에 어떤 장치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배송 및 서빙, 안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요. 네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여서 요철, 계단, 경사로 등 다양한 지면에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내, 서빙 로봇의 활용 범위를 실외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한편 얼굴을 인식하고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달이(DAL-e)’를 공개하는 등 로봇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KT는 러시아 ‘얀덱스’와 손잡고 올해 안에 국내 자율주행 배송 로봇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고 카카오모빌리티도 자율주행 로봇 배송 스타트업 ‘뉴빌리티’와 함께 올해 안에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로봇 주행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 정부
배송 로봇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차로 분류되어 인도와 횡단보도를 주행할 수 없고 차로를 이용할 때에는 운전면허를 보유한 사람과 반드시 동행해야 때문인데요. 또한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로봇이 포함되지 않아 택배 배송을 할 수 없고, 자율주행을 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사진들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1월 자율주행 로봇 관련 규제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당초 2025년까지였던 배송 로봇의 보도·횡단보도 통행 관계 법령 개정을 2023년까지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올해 안에 ‘지능형로봇법’ 개정에 착수해 자율주행 로봇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규제 특례를 신설할 계획인데요. 보도·횡단보도 통행 허용 외에도 공원 출입 허용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올해 안에 완료하고 현장 요원이 동행해야 하는 규제 샌드박스의 부가 조건도 실증 결과를 감안해 상반기 내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자상거래, 배달 산업의 활성화와 빠르고 정확한 배송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탄소 저감에 대한 정부의 노력 덕분에 배송 로봇의 상용화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집 앞까지 택배나 음식을 가져다줄 배송 로봇을 곧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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