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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주택의 주차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친환경과 효율성, 공간 미학을 중심으로 구현한 티암 마이얏의 ‘주차장 공원’ (사진출처: 볼보)

 

주차장하면 보통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건물 지하에 위치한 주차장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텐데요.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넣어두는 창고의 기능을 겸하기도 합니다.

 

위와 같은 단순 기능 외 주차 공간이 단순한 차량 보관 외에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을까요? 지난해 획기적인 이벤트로 주목받았던 캐나다 볼보와 토론토 IDS(Interior Design Show)가 함께 진행한 ‘새로운 차고(The New Garage)’ 응모작들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금보다 더 안락하고 기술 지향적으로 변모할 미래 주차장의 모습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가족과의 연대를 생각하다

반투명 태양열 패널을 사용해 밖에서 내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 볼보)

 

새로운 차고 공모전에서는 미래의 주차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완성도 있게 구현된 다양한 형태의 주차장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차고와 자동차의 관계를 한 번 더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 공모전의 최종 우승작은 R&D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티암 마이얏(Tiam Maeiyat)이 출품한 ‘주차장 공원(Parking Parc)’입니다.

 

작은 입체 공원으로 변모한 차고는 새로운 형태의 패밀리 룸을 표방했습니다. 차고 외부와 내부를 연결해 시간이나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나 가족과 인·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변모한 것이죠. 기존의 차고와 비교해 채광이 우수하고 투명성도 좋은 데다 차고 내부와 외부가 연결되는 형태라 효율성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곡선의 형태는 볼보 전기차 모델 Volvo XC40에서 영감을 얻었다 (사진출처: 볼보)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풀과 작은 나무를 심은 녹지 지붕은 빗물이나 눈을 차단하면서도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도록 구상한 것인데요. 차고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죠.

 

다가온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태양전지 패널을 통해 낮 시간 동안 차고가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반투과 방식의 태양전지는 차고 안으로 충분한 빛을 들여 낮에는 따로 조명을 켤 필요가 없는데요. 건물을 세우느라 포기했던 녹지를 살려 주변 풍경과 조화시킬 수 있는 뿐 아니라 태양전지와 잔디를 이용해 친환경적인 에너지 충전과 온도 조절을 가능하게 한 기능적 디자인이라는 점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일석이조의 가치를 누리는 주차장

다용도 조립식 주차 공간 ‘모듈’ (사진출처: 볼보)

 

주차장이 단순히 자동차를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오피스로 활용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최적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유용한 공간이 되겠죠?

 

밴쿠버 BLA 디자인 그룹 제리 리우(Jerry Liu)와 제스 바스란(Jesse Basran)이 창조한 미래 주차장 ‘모듈(Modul)’은 교외 골목길을 활성화하는 조립식 모듈 건물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콤팩트하면서도 다기능 공간을 생성해 차량 주차, 보관, 홈 오피스 및 기타 재택 활동이 가능하며, 동시에 차선 활성화 및 이웃 간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고 있는데요. 차고 공간을 전체 생활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대두되고 있는 재택근무 공간에 대한 열망을 주차 공간에 모두 녹여낸 점이 흥미롭습니다.

 

첨단 기술과 휴식 기능을 접목한 ‘리스토어’ (사진출처: 볼보)

 

건축가 숀(Sean)의 디자인인 ‘리스토어(Restore)’ 역시 기술을 수용하고 자연환경을 존중하는 파빌리언을 지향합니다. 자동차 모터와 인간의 마음을 동시에 재충전하는 공간으로 전통적인 차고를 재해석한 것인데요. 자동차와 인간이 모두 한곳에서 쾌적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최대한 살렸습니다.

 

자연, 가장 가까이에서 누리는 순환

스웨덴의 자연 친화적 삶에서 받은 영감을 ‘네이처’로 탄생시킨 케일러 맥레오드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집을 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차고와 차량의 관계를 혁신적이고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여기에 지속 가능한 요소를 구현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주차장이 있을까요?

 

캐나다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케일러 맥레오드(Keillor MacLeod)의 ‘네이처(Nature)’가 그 해답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스웨덴의 자연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식물에 둘러싸인 생활 공간을 만들고 차고는 온실이 되어 거주 환경과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네이처의 초기 설계도(좌), 식물을 기를 수 있는 생태 시스템을 구현한 네이처(우)

 

단열 유리로 둘러싸여 독립적인 생태 시스템을 만드는 네이처는 도시 공간의 활력을 줄 수 있는 이상적이면서도 현실 적용 가능한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제 친환경적 접근과 지속 가능성은 어느 분야에서도 빠지지 않는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네이처는 친환경적 요소, 아름다운 외형과 기능성 그리고 거주 환경의 쾌적성을 모두 고려한 디자인으로 미래 주차장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을 수용하는 동시에 발자국 하나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에너지 솔루션으로 주차장의 가치를 한 단계 높였습니다. 또한 간결한 라인과 단순함을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차고 형태와 소재로 표현해 우아하고 미니멀한 미학을 선보였습니다. 공간 구석구석을 보다 사려 깊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디자인에 표현한 것인데요. 이것은 주차장의 독특하고도 특별한 진화이기도 합니다.

 

홍동영 자동차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