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의 최고 화두는 모빌리티(Mobility) 기술입니다.
원래 모빌리티는 자동차나 자전거처럼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이동의 패러다임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 결합으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교통수단을 의미하는 단어로 확장되었죠.
‘스마트 모빌리티’, ’그린 모빌리티‘, ‘퍼스널 모빌리티’ 등의 뉴스를 한번쯤 접해 보셨을 텐데요. 모빌리티 기술은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평가되며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디지털 뉴딜 정책에 힘입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통신사, 건설, 유통 업계들도 앞다퉈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만약 자동차 업계가 아닌 다른 기업이 모빌리티에 진출한다면,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1. 보험업계, 도로망 설계와 관리 담당
현재 최고 권위의 자동차 충돌 테스트는 미국의 손해보험업계가 만든 IIHS(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에서 실시하고 있는데요. 일정 기준 이상을 넘어서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에 선정되며, 이는 가장 안전한 자동차를 의미합니다. IIHS는 자동차 안전도 향상을 독려하고자 설립됐는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을 낮춰 보험사의 수익성을 향상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조금 더 확장하면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는 보험업계의 도로망 관리 진출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도로 설계와 관리는 사고율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올림픽대로의 암사 IC 동쪽 언덕 구간은 사고율이 높아 재설계 후 다시 시공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머지 않은 미래에는 보험업계가 도로망 설계 및 관리 사업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 유통업계, 드론 배송 등 공중 물류창고 운영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빠른 배송 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드론 택배 배송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미국 아마존닷컴은 지난해 6월 물품을 싣고 30분 안에 최대 24㎞를 날 수 있는 자율비행 드론을 공개했고, 미국 정부로부터 이에 대한 운항 허가도 받았습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물건을 결제하면 드론이 공중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찾아 배송하는 시스템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3. 광고업계, 전기차 충전소에서 체험형 광고 제공
전기차는 급속 대용량 충전기 보급이 활성화되더라도 완충까지 최소 몇 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광고 업계입니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간 동안 광고를 보게 하고, 그만큼의 충전요금을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거죠.
전기차 충전 시 광고 시청을 원하는 운전자에게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상을 송출해주는 것은 물론 VR이나 홀로그램 등이 접목된 새로운 스타일의 광고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충전소가 실제 운영된다면 더욱 즐겁고 재미있는 체험형 광고 문화도 발전하지 않을까요?
4. 건설업계, 실제 생활 공간으로 이동식 협소주택 건설
부동산 시세가 급등하면서 영혼까지 끌어 모아 돈을 모은다는 의미로 ‘영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에는 이동식 협소주택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캠핑카와 별 차이 없을 것 같다고요? 아니죠~ 캠핑카는 가끔 즐기는 레저용이고 이동식 협소주택은 실제 생활하는 거주지입니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기발한 수납 아이디어와 공간 활용 능력은 이동식 협소주택에서 더욱 돋보일 것입니다. 여기에 인체공학적인 설계와 편리한 공간활용, 자율주행 기술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가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과 잠시 이별한 지금, 더욱 꿈꾸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5. 금융업계, 자동차 개인정보 보안 수행
최근 현대차와 기아에서 출시하는 자동차에는 ‘카 페이’라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요. 제휴한 주유소나 드라이브 스루 등을 이용하면 결제 시스템이 자동차를 인식해 자동으로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ICPS(In Car Payment System)라고 합니다. ICPS를 통해 금융업계와 자동차산업의 인 연은 시작되었는데요. 특히 금융과 IT 기술이 만난 온라인 금융 기술인 핀테크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며 기술력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동차가 온갖 네트워크와 연결돼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에 개인정보빅데이터가 있을 텐데요. 이동 경로나 콘텐츠 사용 내역, 동승자 등 누군가의 일상과 행위가 해킹 한 번에 낱낱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보안은 물론 저장정보 등 수많은 부문에 대한 보안 기술을 가진 금융업계가 모빌리티 업계와 손을 잡는다면, 우리는 해킹의 위험에서 벗어나 조금 더 안심하고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6. 의료기기업, 자동차가 스스로 제어하는 기술 개발
모든 자동차에는 컨트롤러가 들어갑니다. 주행과 관련한 것은 물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 시트, 조명 등 수많은 장치와 연결된 컨트롤러는 더욱 편리하고 간편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죠. 그래서 음성인식 제어 시스템이 등장했고, 손동작을 감지하는 시스템도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운전자는 컨트롤러를 작동하기 위해 말이나 손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러나 뇌과학이 더욱 발전하고 의료기기업계가 모빌리티와 결합하면 운전자의 생각을 읽고 스스로 제어하는 자동차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시끄러운데?’라고 생각하면 스스로 오디오 볼륨을 줄이고, ‘어두운데?’라고 생각하면 조명을 조절해주며, ‘차가 너무 밀리는 데?’라고 생각하면 경로를 재검색하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오늘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을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모빌리티 기업인 현대트랜시스 또한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이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CES 2020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에스'에 현대트랜시스도 실내 공간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실내 공간에서 탑승객은 원하는 상황에 맞춰 일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운지로 사용을 할 수 있고, 자율주행, 수동 운전 등 주행 모드에 따라 스티어링휠과 운전석 배치도 달라집니다. 또한 손동작을 인식해 가상공간을 터치하는 기술을 적용해 탑승객은 자율주행 모드에서 손짓만으로 원하는 영화를 감상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죠.
이처럼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이끌어 나갈 현대트랜시스의 향후 행보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정우정 (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이지혜 (스튜디오 오무아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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