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다섯 번째 N 시리즈이나, SUV로는 최초인 ‘코나N’이 그 주인공이죠.
SUV가 가진 높은 지상고를 유지하면서 쾌속한 주행감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까? 양의 탈(SUV)을 쓴 늑대(N)일까, 늑대가 되고 싶었던 양으로 끝나버릴까? 이 질문을 직접 확인해보고자 코나N 시승행사 전일인 6월 16일에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으로 떠났습니다.
코나 N의 타겟은 누구일까?
벨로스터, 아반떼, 쏘나타 등 최근의 N라인은 모두 중형급 이하의 세단들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고 컴팩트한, 낮은 층고의 세단은 일반적으로(?) 고성능 엔진을 기반으로 주행감을 살리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코나 N을 출시하며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SUV의 다목적성과 높은 지상고를 유지하면서도 고성능차의 움직임을 실현하고 싶었다. 거기에 더 많은 고객들이 N의 열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코나 N 브랜드 영상을 통해서도 이러한 타겟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5시 16분에 일어나는 성실한 직장인 N Man은 개밥을 꼭 챙기는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코나 N을 통해 도로의 주행감을 아낌없이 즐기죠. 피자를 긴급히 배달해야 하는 상황을 비롯해 약속에 늦은 여성 등 다양한 일반 도시인들을 보여주면서 출퇴근과 일상을 위한 스포츠카를 코나 N으로 스토리텔링하고 있습니다.
시승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필자 또한 수 년 동안 평범한 승용차로 출퇴근하며 일상에서 드라이브를 매일 하고 있지만, 가끔은 속도감 있는 드라이브와 같은 일탈을 꿈꾸는(?) 평범한 도시 직장인입니다. 이번 시승 행사를 앞두고 ‘같은 그룹사의 직원이지만 나름의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해보리라’ 라는 각오를 다지며 인제로 향했습니다. 사실 코나 차종은 제주도에서 3박 4일간 체험해 본적이 있어 전기차종에 어느 정도의 친숙함은 있는 상태였습니다.
코나 N 시승은 일반 주행, 서킷 주행, 전문드라이버와의 조수석 동승(퍼포먼스 드라이빙)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코나의 대중성은 독보적이었다.
코나는 2017년 출시된 이후 중소형 SUV B세그먼트에서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죠. 인기가 높은 만큼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상고가 세단에 비해 높기 때문에 'N' 이라는 고성능을 상징하는 로고가 처음에는 어색했습니다.
코나N을 마주했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부분은 일단 컬러감이었습니다. N 모델 대표 컬러인 '퍼포먼스 블루'가 가장 눈에 띄었지만 코나 N에서 최초로 선 보이는 '소닉 블루'는 시그니처 컬러답게 독특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실물로 보았을 때 전해지는 느낌이 다르니 전시장에서 실제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 특이하게도 눈이 간 것은 N전용 경량 19인치 휠 & 피렐리 타이어였습니다. 선명하게 N 이라는 로고가 중앙에 박힌데다가, 기존에 익숙했던 ‘코나스러움’이 공격적인 자태의 바퀴를 통해 상쇄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기존 휠 대비 대 당 약 12kg 중량을 축소해 속도감을 키우는 데 한 몫 했다고 합니다. 코너링에서 전반적인 차체 제어가 잘 될까라는 궁금증이 일면서 빨리 직접 시승을 해보고 싶어지네요.
공기 흡입구 에어 인테이크는 전투기의 동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크게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나의 낮고 넓은 포지션이 강조되어 프론트 범퍼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리어부에서는 N전용 삼각 브레이크등이 적용된 더블 윙 루프 스포일러가 사용자 입장에서 트렁크를 열었을 때 미적인 아름다움까지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드라이빙에 맞는 한 땀 한 땀 인테리어
다양한 자동차 시트를 개발, 생산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 새로운 차의 시트를 늘 주의 깊게 만져 보는 편입니다. 코나 N의 시트는 스티치 한 땀 한 땀의 포인트 및 부드러우면서 신체를 잡아주는 시트의 천연가죽과 스웨이드의 버킷감이 만족스럽네요. 내부를 찬찬히 살펴보면 시트부터 핸들, 변속 노브, 금속 페달에 이르기까지 'N'로로가 깨알같이 박혀 있어 보는 재미까지 더했습니다. 기존 코나와의 차별성인 '드라이빙'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내부 디자인까지도 하나하나 수 놓은 느낌이네요.
드라이빙 환경에서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한 장치 두 가지가 돋보이네요. N 전용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단수, RPM, 변속 타이밍 등의 고성능 특화 콘텐츠를 운전자에게 전달합니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원형 디자인을 모토로 필수 정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한 점은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네요.
가장 마음을 설레게 한 디자인은 바로 노멀 모드에서 N모드로 변환을 할 때 바뀌는 디지털 클러스터로, 기분까지 좋아지며 심장 RPM까지 함께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 같네요. 심지어 기존 벨로스터 N보다 커스텀 모드를 1개에서 2개를 추가하기까지 했다는 점.
NGS를 누르면 모든 게 바뀐다
N모델은 무엇보다 주행감이 가장 중요하겠죠. 엔진은 최고 출력 280마력, 최대 토크 40kg-m의 성능을 지녔습니다. 결정적으로 코나 N이 기존의 코나, 코나 N Line과 다른 점은 가솔린 2.0 터보 8DCT(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적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더 빠른 변속과 가속을 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주행을 해 보니 N 그린 컨트롤 시스템(NGS) 버튼이 코나 N의 주행 마법이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20초 동안 최대 290마력을 쏟아낼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 외에도 트랙 주행 시, 전문 드라이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동 변속을 하는 것처럼 자동 변속 기능이 적절하게 잘 따라와주는 기능(NTS)이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시승 후 문의해 보니 트랙 주행에 적합한 기어 단수와 변속 타이밍을 자동적으로 계산해 주는 N DCT 특화 로직에서 구현되었다고 합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코 앞이라는 것이 새삼 아쉽네요.
게다가 직선도로에서 엑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았을 때 런치 컨트롤을 사용하면, 5.5초만에 100kph에 다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실제로 체험해 보니 놀라웠습니다.
일상의 스포츠카, 양의 탈과 늑대
운전자라면 누구나 운전에 대한 열정이 있을 것입니다. 일상의 유지를 위한 출퇴근 운전과 나를 위한 드라이빙 운전은 다르죠. 코나 N은 기존 벨로스터 N보다 훨씬 대중적이며, 더 많은 섬세한 디자인을 수 놓았습니다. 코나 N 홍보영상의 말미에 '가족들도 설득할 수 있는 차'라고 힘주어 말하는데, 글쎄요 저는 그것보다는 ‘나만을 위한 진정한 차’라고 소구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일상을 뛰어넘는 가능성 하나쯤은 마음 한 켠에 담고 살지 않나요? 코나 N은 그런 관점에서 ‘내 마음 속 양의 탈을 쓴 늑대’를 드러낼 만한 작품임에 틀림 없습니다. 구매를 고려하는 분은 물론 운전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들에게 코나N 시승을 꼭 추천합니다.
글 김우현 (현대트랜시스 전략지원팀)
사진 김우현, HMG저널
코나N 시승기 영상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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