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 차량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게 됩니다. 폭염과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기습적인 소나기 때문인데요. 불과 얼마전에도 시간당 50mm의 호우가 쏟아져 서울 시내 도심 하천 곳곳의 출입이 통제되는 등 기습 호우에 안전사고가 더욱 신경 쓰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비가 많이 오고 습기가 많아지면 전기 제품 사용과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실제로 태풍, 폭우 등이 많은 여름철에는 감전 사고가 다른 계절보다 증가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전기 자동차가 비 오는 날 사용해도 안전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다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습 호우, 태풍 등 비가 많이 올 때도 전기차가 안전한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Q1. 전기차, 폭우나 침수 시 감전 위험이 있나요?
침수에 의해 전기차가 감전사고를 발생시킬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전기차는 400V 안팎의 고전압 직류 전원을 사용하는데요, 충전구부터 배터리와 모터 배열, 전원 연결부 등 시스템 전반에 걸쳐 단계별로 감전 예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에 탑재된 고전압 배터리는 차체로부터 절연되어 있고, 차량에 배터리 수분 감지 센서가 갖춰져 있어 쇼트나 누전이 감지되는 즉시 전기가 차단됩니다.
전기차에는 평소 배터리의 충전 상태를 제어하고,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조정해주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이 장착되어 있어 배터리 고장을 예방합니다. 또, 배터리에 이상이 감지될 경우 ‘릴레이(특정 조건에서 작동해 다른 회로를 개폐하는 장치)’를 작동함으로써 배터리 전원을 제어해줘 고장 확산 또는 사고를 막아주죠. 이처럼 전기차는 안전을 위해 탄탄한 제어 장치를 보유하고 있어 쉽게 감전되거나, 배터리가 고장 나지 않습니다.
Q2. 비 오는 날 전기차 충전해도 되나요?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전기차 충전 시 감전 위험이 있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기차 충전 시, 전기가 사용자와 직접 닿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비 오는 날 충전소를 이용하게 되더라도 감전될 가능성은 매우 낮죠.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는데요, 번개 또는 낙뢰가 칠 때에 야외 충전은 최대한 피해야 하고, 충전건이 바닥에 방치되어 물이 들어가게 되면 누전될 수 있으므로 자동차 충전 후 충전건은 반드시 보관함에 잘 넣어줘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비 오는 날 야외 충전기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므로, 실내 충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죠.
Q3. 번개를 맞으면 불에 타는 전기차?
또한 비 오는 날 번개가 칠 경우 전기차가 불에 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분들도 있을 텐데요. 자동차는 연료 종류와 관계없이 벼락을 맞게 되면 타이어를 통해 땅으로 흡수되고 차량의 내부는 무사합니다.
번개 맞은 차량의 표면에는 ‘척력(밀어내는 힘)’이 작용해 차량 내부의 전기장 값이 0이 되면서 정전 실드가 발생하며, 배터리 등의 차량 용품들이 벼락으로 손상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보호용 퓨즈를 적용해 차량이 위험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보다 안전한 운전을 위해서 번개를 맞은 직후에는 차량 내부의 금속 제품을 만지지 않고, 번개가 그친 뒤 정비소에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이 외 다양한 솔루션들
이 외에도 여름이 되면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면서 배터리 소모가 커지지는 않을까, 외부 열기로 배터리가 가열되어 수명이 짧아지지 않을까 하는 다양한 고민이 생길 수 있는데요.
완성차 및 부품 회사들은 이러한 전기차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 개발 및 기술 적용을 이미 하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공조장치 회사 다이킨은 전기차용 에어컨 냉매 신제품을 개발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최대 50% 늘릴 것이라고 밝혔고, 제네시스의 첫번째 전기차 ‘G80’에는 하루 평균 730Wh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는 솔라루프를 선택 사양으로 적용해 연간 최대 주행거리를 약 1,150km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에는 ‘스마트 회생제동시스템’이 적용되어 전방의 교통 흐름과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차량이 스스로 회생제동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회생제동이란 감속할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로,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다 발을 떼면 감속이 되기 때문에 이때 발전이 되면서 배터리에 충전을 가하는 것이죠. 때문에 회생제동시스템이 적용되면 주행거리 연장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또한 현대트랜시스 역시 전기차 감속기에 장착하는 ‘전기차 전용 AWD 디스커넥터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DAS, Disconnector Autuator System)이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 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도록 해, AWD 주행이 불필요한 조건에서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죠. 덕분에 차량 저항으로 작동하는 동력 손실이 줄어들고, 보조구동륜에 연결된 장치들이 함께 회전되는 것을 방지해 전력 효율성을 최대로 높였습니다.
오늘은 여름철 전기차에 대한 우려사항, 소문들이 진짜인지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침수로 인한 전기차 감전사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충전 시 안전사고 방지와 습기제거 노력 등의 주의는 필요하겠죠.
바퀴 상단까지 물에 잠겼다면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무리하게 시동을 걸지 말고 점검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장기간 집중 호우에 노출되었다면 습기 제거를 위해 바깥 공기가 유입되게 공조장치를 1시간 정도 가동하고 운행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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