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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우주 거주 시대가 온다면?

 

민간 우주기업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 ‘스페이스X’ 등이 시험 비행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우주 여행 시대가 개막되었습니다. 우주관광 사업은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우주선 예약을 비롯해 숙박·식사·우주여행에 필요한 트레이닝까지 제공하고 있죠.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자유롭게 우주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뉴 스페이스 시대를 앞두고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거주를 시작할 때 맞게 될 재미있는 변화에 대해 상상해보겠습니다.

 

장시간 비행을 위한 우주왕복선 전용 특별 시트

 

우주 거주 시대가 오면 공항은 국내선, 국제선, 그리고 우주선까지 세 종류가 될 것입니다. 우주를 다녀오는 것도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녀오듯 편리해질 테니 우주로 출국하는 공항이 등장하게 되겠죠.

 

그러나 지구에서 화성으로 가는 탐사선의 비행 시간은 최소 6 개월로 우주로 가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닌데요.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강력한 엔진을 개발 중이지만, 절반으로 줄여도 3개월이 소요되니, 이렇게 오랜 시간 비행하려면 특별한 시트가 필요하겠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여객기의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 시트처럼 완전히 누울 수 있어야 하고, 오래 앉아 있어도 살이 배기지 않을 특별한 쿠션도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좌석 등급에 따라 마사지나 찜질 기능도 추가될 것이고, 3개월이나 우주왕복선에 있으려면 찌뿌둥한 온몸의 근육을 풀어주고 달래주는 기능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헤드레스트 양쪽으로는 작은 스피커가 장착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나만 혼자 은밀하게 즐길 수 있는 음향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전기 바이크, 전동휠 등 우주 모빌리티 등장

 

우주에서는 무조건 전기차로 달려야 합니다. 내연기관차는 산소와 반응해 연소 폭발이 일어나는데, 우주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이죠.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얻어지는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우주에서는 달릴 수 없죠.

 

건물 내에서는 산소가 확보되어 편안한 일상을 누리겠지만, 거리에서는 산소통과 일체형인 우주복을 입고 다녀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동차보다는 전기 바이크나 전동휠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가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는 우주복을 입고도 편안하게 탈 수 있도록 전에 없던 시트가 들어갈 것입니다. 특히 등받이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꽤나 필요하겠죠? 디자인인 믈론 오염에 잘 견디는 방수, 방오 기능도 필수입니다. 우주에는 자원이 귀한 만큼 시트에 무언가 묻거나 쏟아져도 대충 쓱쓱 닦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조립식 주택과 첨단 공조 시스템

 

우주에서는 물과 산소 두 가지 결핍이 너무나 치명적인데요.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 집을 짓는 것도 물과 산소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참고로 화성에 물이 있다는 게 정설이지만 지하 호수 등의 형태입니다.

 

따라서 우주의 집은 조립식 주택이나 3D 프린팅 정도로 획일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우주 특성상 강제 환기 시스템이 필수이기 때문에 매우 특별한 환기와 공조 시스템이 추가로 설치될 것입니다. 단순히 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산화탄소 등은 거두고 맑은 산소를 공급하며, 인간의 생명 유지 시스템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공조 역시 인간의 생명 유지 시스템으로 발전하겠죠. 화성의 평균온도는 -63℃로 봄에는 최고 기온이 -20℃대, 최저 기온이 -80℃대이며, 여름철 적도 부근이라고 해도 최고 기온은 20℃대, 최저는 -70℃대인데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일교차가 아닌 만큼 첨단 공조 시스템이 화성의 하루 시간인 24시간 37분 22초 내내 작동할 것입니다.

 

귀한 몸’, 물과 산소의 브랜드화

 

이역만리 타향에서도 고향이 그리운 법인데 다른 행성에서는 오죽할까요? 우주에서는 ‘Water from the Earth’나 ‘Oxygen from the Earth’라는 라벨이 붙으면 명품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물은 지 금도 하이엔드급인 브랜드들이 명품 취급을 받게 될 것이고, 비교적 저렴한 브랜드의 물도 우주에서는 귀한 몸이 될 것입니다.

 

아마존이나 알프스에서 채취한 산소도 명품이 되겠죠. ‘지구의 허파가 생성한 자연 그대로의 공기’ 또는 ‘청정한 알프스의 공기가 선사하는 신선함과 청정함을 당신에게’라는 문구가 있다면 우주인들의 ‘호흡욕’을 강렬하게 자극하지 않을까요? 북극의 산소라면 ‘냉장고에 보관하시면 원산지 그대로의 산소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원 순환의 무한화

 

우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굉장히 한정적이기 때문에 수많은 물자를 지구에서 들여올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폐기물 처리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폐기물을 태우려면 산소가 필요한데, 우주에서 귀중한 자원이 될 산소를 쓰레기 태우는 데 투입하는 건 너무 아까운 일이기 때문이죠.

 

자원 순환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모든 포장재나 제품이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질 지도 모릅니다. 또한 우주에서는 배설물도 귀한 자원으로 취급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옛날 방식 그대로 퇴비로 쓰진 않겠지만, 일정한 처리를 거친 뒤 천연 비료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연구진은 인간의 배설물에 미생물을 결합해 식량으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는데요. 이스트 추출물로 빵에 발라 먹는 마마이트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태양광 발전 상용 가속화

 

우주 에너지원은 대체로 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엄청난 발전시설이 필요할 텐데, 우주에서는 흐르는 물이 없고 중력도 낮아 수력발전은 불가능합니다. 산소가 없으니 화력 발전은 불가능하고, 대기가 있어서 풍력발전은 가능하겠지만 효용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우주에서는 태양광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신재생 에너지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많은 기업이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을 통해 효율이 점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모두 태양광 발전 관련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죠.

 

또한 삼차전지라고 부르는 연료전지 기술도 더 발전하고 상용화될 것입니다. 원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얻는 연료전지는 발전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요. 이 열을 난방에 사용하면 연료전지의 효율은 80%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이 기술은 현재도 구현 가능하지만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데요. 그래도 우주 시대 전에는 상용화되지 않을까요?

 

정우정

일러스트 이지혜(스튜디오 오무아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