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자동차는 인류의 역사를 바꾼 혁신적인 발명품이었습니다. 자동차가 대중화된 지 약 120년 정도 만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할 정도로 자동차 분야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는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자동차와 관련 기술의 첫 모습은 과연 어땠을까요? 오늘은 자동차와 관련된 최초의 기록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자동차는?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는 1886년 칼 벤츠가 발명한 삼륜차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입니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해 3개의 바퀴를 움직이는 자전거형 자동차인데요. 여기엔 오늘날 내연기관차 엔진에서 볼 수 있는 평형추와 크랭크축, 전기 점화장치와 냉각장치 등의 핵심 기술들이 적용되었습니다.
칼 벤츠는 이 자동차를 발명하고도 만족스럽지 않아 외부 공개를 꺼렸지만 그의 아내가 남편 몰래 거리로 끌고 나오면서 처음 공개되었다고 해요. 페이턴트 모터바겐은 1893년까지 총 25대가 판매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자동차는 올즈모빌의 커브드 대시입니다. 올즈모빌은 1901년 세계 최초로 조립라인을 구성해 자동차를 생산했으며, 1907년까지 약 1만 9천대 정도를 판매했습니다. 아쉽지만 올즈모빌은 2004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일반인에게는 1908년 등장한 포드의 모델T가 대량 생산 자동차로 더 익숙하지만, 사실 모델T는 커브드 대시가 단종된 지 1년 후에 나왔답니다. 하지만 무려 1650만 대 이상 팔리면서 최초의 양산차인 커브드 대시보다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 히터와 에어컨을 탑재한 자동차는?
에어컨과 히터가 없는 자동차는 이제 상상도 할 수 없죠? 요즘 신차는 공조기 디자인까지 실내 디자인의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되었지만, 자동차 에어컨이 트렁크 전체를 차지해야 했던 시절이 있다고 하면 믿어지나요?
세계 최초의 차량용 히터는 마가렛 A. 윌콕스가 개발했습니다. 그녀는 1893년 엔진의 냉각수를 순환시키고, 외부에서 들어온 바람이 라디에이터를 통과하게 해 실내를 덥히는 차량용 히터를 개발했는데요. 당시만 해도 차체가 개방된 차가 대부분이었고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아 바로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한참이 지난 1930년이 되어서야 GM이 최초로 냉각수 라디에이터인 ‘히터 코어’ 방식의 차량용 히터를 상용화했고, 이 방식은 이후 전 세계 자동차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에어컨은 히터보다 훨씬 늦게 자동차에 탑재되었는데요. 최초로 이렇다 할 에어컨을 자동차에 탑재한 것은 크라이슬러가 1953년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임페리얼’에 ‘에어템프’라는 자동차용 에어컨을 장착한 것이었습니다. 에어템프는 냉각 효율이 뛰어나고 현재의 에어컨처럼 습도 조절과 공기청정 기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에어컨과 히터를 각각 따로 사용해야 했죠.
에어컨과 히터를 하나로 합친 것은 미국 내쉬(Nash) 자동차입니다. 내쉬는 1954년 자동차에 에어컨과 히터, 송풍을 하나로 합친 통합 공조장치를 탑재한 ‘앰배서더’를 내놓았습니다. 가격도 기존보다 대폭 내렸고요. 뛰어난 성능과 가격 덕분에 앰배서더는 불티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 자동차 안전벨트와 에어백은?
그렇다면 자동차에는 언제 처음 안전벨트가 장착되었을까요? 1936년 스웨덴의 볼보 직원이 아우토반을 달릴 때 안전을 위해 장착한 2점식 안전벨트입니다. 2점식 안전벨트는 자체에 안전벨트의 두 끝을 붙여 허리를 조여 매는 방식인데요. 이후 1959년 볼보의 엔지니어 닐스 보린이 현재와 유사한 3점식 안전벨트를 발명했고, 볼보 1959년형 122 차량에 적용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에어백은 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했습니다. 벤츠는 1967년부터 에어백 개발에 착수해 1971년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80년대 말 자사의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에 처음 장착했는데요. 범퍼 안쪽에 장착된 센서가 충격을 감지하면 미량의 화약을 폭발시켜 순간적으로 공기주머니를 팽창시키는 원리로 작동합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에어백을 탑재한 자동차는 1992년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는 1903년 고종 황제의 즉위 40주년을 맞이하여 들여온 ‘어차’입니다. 미국 공사의 협조로 포드 A형 리무진이 고종 황제의 어차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고종 황제의 어차는 1년 뒤 러일전쟁의 혼란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현재 1910년대 조선 황실에서 사용한 어차는 두 대가 남아있는데요. 1914년형 영국제 다임러 리무진과 1918년형 미국 캐딜락 리무진입니다. 순종황제가 캐딜락 리무진을, 순정효황후와 다임러 리무진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죠. 이 어차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양산형 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포니1으로 1975년 12월에 탄생해 1985년까지 생산한 후륜구동 승용차입니다. 포니가 개발되면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자체 개발한 자동차 모델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죠. 또한 포니는 외국에 수출된 최초의 국산 승용차이기도 합니다. 위 사진에 있는 포니1은 생산 원년인 1975년에 제작된 것으로 산업기술 유물로서 의미가 높아 2013년 8월 국가등록문화재 제 55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엔진룸이나 외부·실내의 보존 상태가 좋고 기본 부품도 잘 보존되어 있으며 여전히 운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의 전기자동차는?
전기자동차가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인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보다 먼저 등장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세계 최초의 전기차는 1881년 프랑스의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가 발명한 삼륜 자동차입니다. 트루베는 납축전지와 전기모터를 세발자전거에 접목해 전기차를 완성했는데요. 파리 시내 시험주행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세계 최초의 전기차가 되었습니다.
구스타프 투르베에 이어 전기차를 처음 양산한 사람은 영국의 토마스 파커입니다. 그는 납축전지와 발전기 등을 제조하는 회사를 운영했는데요. 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1894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4륜 전기차를 개발했습니다.
세계 최초 전기차용 AWD 디스커넥터 시스템 개발은?
연료를 수시로 주입할 수 없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효율 향상과 주행거리 확보가 중요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장치가 바로 ‘전기차용 AWD 디스커넥터 시스템’인데요.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올해 4월부터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전기차용 AWD 디스커넥터 시스템은 전기차 감속기에 부착해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하는 장치입니다. 눈길이나 험로 주행이 아닌 고속 주행 시 보조 구동축의 연결을 끊어 2WD로 전환함으로써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줄이고 효율을 6~8% 향상시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기술이죠.
기존에도 내연기관차용 AWD 디스커넥터 기술은 있었지만 이를 전기차용으로 개발한 것은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입니다. 이 기술은 현대차의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적용되며, 아이오닉5에 탑재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광고는?
마지막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광고는 무엇일까요? 1898년 윈튼자동차운송회사(Winton Motor Carriage Company)의 매거진 광고입니다. 윈튼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라는 매거진에 ‘말이 필요 없는 마차’라는 콘셉트로 광고를 실었습니다. 당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대중 잡지가 아니라 특허 정보를 찾는 기업가와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 전문지였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자동차 최초의 기록들을 살펴봤는데요. 자동차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앞으로 또 어떤 최초의 기록들이 쓰여질지 궁금해지지 않으셨나요? 현대트랜시스가 이끌어갈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역사도 함께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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