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코코’는 뮤지션을 꿈꾸는 12살 꼬마 미구엘이 우연한 사건으로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기묘한 모험을 그린 작품인데요. 사후세계라를 기발한 상상과 다채롭고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해 참신하다는 호평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많은 호평을 받았죠.
화려하고 경쾌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현대 트랜시스 T. 크리에이터 3인과 애니메이션 ‘코코’ 및 엔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 ‘코코’는 재미있었나요? 재관람이라면 처음과 어떠한 점이 달랐나요?
이성준 매니저: 첫 관람 때는 할머니 손에 컸던 어린 시절 기억이 나서 감동을 받았어요. 이번 재관람에서는 사후 세계에 대한 상상력과 영상미에 또 한 번 감동을 받았습니다.
윤예슬 매니저: 저는 이번이 첫 관람인데, 너무 슬프다고 해서 못 보고 있었어요. 이미 유명한 작품이라, 내용을 조금 알고 보니 안 울고 잘 볼 수 있었네요.
특히 멕시코의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가 사후세계에서 등장한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역사 속 실제 인물이 영화 속 가상의 사후 세계에서 살아 숨 쉬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김민정 매니저: 저도 재관람인데 죽음에 대해 엄숙하게 여기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화려한 축제 같은 분위기인 멕시코 문화를 잘 살린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또한 주인공 미구엘이 경연에 나가서 첫 공연을 하는 장면이 가장 좋았습니다. 인생 첫 공연이 하필 사후 세계라는 점이 아이러니했지만, 두려움을 이겨내고 제 실력을 발휘하면서 미구엘이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에서 저 또한 동기부여가 되었거든요.
Q. 영화에 소개된 ‘망자의 날’처럼 코로나 종식 후 가고 싶은 세계 축제가 있나요?
김민정 매니저: 태국 치앙마이의 ‘로이 끄라통’이라는 축제요! 바나나 잎으로 만든 연꽃 모양의 조그마한 배에 촛불을 밝혀 소원을 비는데, 배가 강물에서 멀리 떠내려 갈수록 소원이 이뤄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더라고요. 어두운 강물에 초가 떠내려 가는 모습이 마치 별처럼 느껴질 것 같아서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이성준 매니저: 독일 ‘옥토버페스트’에 가보고 싶어요. 독일의 다양한 맥주를 신선하게 마셔보고, 야외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어요. 친구들과 맥주 마시는 시간을 즐겼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이런 추억이 없어져서 아쉬워요.
Q. 단순한 죽음이 아닌 진정한 ‘삶의 엔딩’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자면?
김민정 매니저: 영화에서는 타인이 나를 기억하는지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이유가 되죠.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는 주체인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 삶의 목적과 이유를 잃게 되는 게 진짜 내 삶의 엔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성준 매니저: 이루고 싶은 것이 더 이상 없을 때 삶이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진학이나 자녀 양육처럼 어떤 목표가 사람을 계속 살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거든요. 이런 목표가 없을 때 내 삶의 엔딩이 다가온다는 신호겠죠?
윤예슬 매니저: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을 때 내 삶의 엔딩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Q. 내 삶의 엔딩 순간을 노래 한 곡과 함께 상상해본다면?
김민정 매니저: 노을이 지는 어느 언덕의 벤치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한 남편과 손을 잡고 서로에게 고생 많았다고, 고마웠다고 얘기하면서 끝을 맞이하면 참 예쁠 것 같아요. 이때 배리 매닐로우의 ‘When October Goes’를 들으면서요. 옛날의 꿈,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삶을 마무리하기에 좋을 것 같아요.
윤예슬 매니저: 저는 몸이 아프지 않은 상태로 엔딩을 맞이하고 싶어요. 호상이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불편하거나 아프지 않은 몸으로 떠날 수 있는 게 가장 큰 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때 제 인생 BGM으로 꼽을 수 있는 퀸의 ‘Love of My Life’로 마지막을 멋지고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어요.
이성준 매니저: 한동근의 ‘그대라는 사치’라는 노래요. 제 결혼식에 직접 축가로 부른 노래인데, 가사를 되새기다 보면 공감도 되어서 혼자만의 감격에 취해 막 불렀거든요. 저에게는 의미 있고 새로운 도전이었던 노래입니다.
Q.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엉뚱하거나 기발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성준 매니저: 복권에 당첨돼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나 일이 있을 때 사표를 던지고 퇴사하는 상상을 해요. 약간 위험한 상상인가요? (웃음)
윤예슬 매니저: 회사 앞에 토스트나 김밥 집을 차리는 상상을 하곤 해요. 직장 동료가 아닌 고객으로 만난다면 누가 판매고를 올려줄지, 힘들게 하는 건 누구일지 재미있게 떠올려보곤 하죠.
Q. 어떤 직업으로 은퇴(엔딩)를 할지 생각해 보셨나요?
윤예슬 매니저: 저는 장사를 하고 싶어요. 물건을 싼 가격에 잘 발주해서 파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업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민정 매니저: 구매 본부의 조직 문화와 교육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PPT 하나를 만들더라도 더 예쁘게 만들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취미인 베이킹을 하고 싶은데 메뉴판을 꾸미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웃음) 구매본부라는 조직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성준 매니저: 저는 현재 맡은 품질 업무로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하고 싶은데요, 특히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보고 싶어요. 최대한 오래 일하며 더 많은 업무에 도전해보려고요.
Q. 기억에 남는 엔딩이나 추천하는 엔딩곡이 있다면?
김민정 매니저: 엔딩곡은 아니지만, 영화 <어바웃 타임>의 결혼식 장면에 나온 ‘Il Mondo’라는 노래요. 흔히 생각하는 행복한 결혼식이랑 거리가 먼 것 같은 비바람이 치는 상황에서도, 이 노래가 오히려 기뻐하는 사람들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윤예슬 매니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엔딩 장면이요. 실연당한 주인공이 벽난로 앞에서 우는 엔딩 신이 OST와 잘 어우러져서 뮤직비디오 같기도 하거든요.
이성준 매니저: 영화 <타이타닉>의 마지막 장면이요. 유명한 ‘My Heart Will Go On’ 노래가 나오면서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는 순간이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기억에 남아요.
Q. 올해 마지막 T. 크리에이터 비대면 인터뷰에 참여한 소감은 어떠셨나요?
윤예슬 매니저: 마지막이라니 영광입니다. 지적인 대화를 할 기회가 많이 없는데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김민정 매니저: 한 영화를 통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색다르고 좋았어요. 오랜만에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성준 매니저: 부담스럽지 않은 자리에서 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어 좋았어요.
글 김유진
사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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