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 장기전 돌입을 위해 현대트랜시스를 비롯한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들은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대외 영업, 마케팅 활동에 언택트(Untact)를 접목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가상 공간체험 스타트업 올림 플래닛을 전격 인터뷰해보았는데요. 불모지였던 한국 실감형 기술 시장을 개간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올림 플래닛의 이야기, 지금 바로 함께 들어볼까요?
정답 없는 스타트업, 올림 플래닛의 시작
Interviewee 권재현(올림 플래닛 대표이사)
Q. 올림 플래닛은 어떤 곳인가요?
권재현 대표: 흔히 게임이나 마케팅 요소로 접하는 실감형 기술인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이 둘의 장점을 합친 MR(혼합현실)을 응용하여 기업 고객이 원하는 가상 공간을 제공하는 버추얼 공간 솔루션 회사입니다.
Q.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되었나요?
권재현 대표: 2009년 캐나다에서 토목 플랜트 분야의 일을 했죠. 당시 북미 시장에서는 VR과 AR 같은 실감형 기술이 트렌드였어요. 그때 실감형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14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음 해 창업을 했어요. 당시 한국은 실감형 시장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죠.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그나마 활용이 되었지만 산업계에서는 시도조차 없었습니다.
문전박대 당하던 그때
Q.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사업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재현 대표: 지금까지는 글, 이미지,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었다면 앞으로는 실감형 기술로 정보를 직접 체감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집을 구매할 때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거나 인터넷에서 이미지로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는 VR과 AR 등의 기술로 원하는 공간을 원하는 장소에서 실제처럼 경험하는 것이죠. 제가 안 해도 누군가는 할 사업이었죠. 그리고 이런 신기술 사업은 일반 대중보다는 산업계에서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여 비즈니스 포지셔닝을 B2B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한 분야인 토목 플랜트 시장을 목표로 시작하여 지금은 부동산, 전시 박람회, 유통 상거래까지 세분화되었습니다.
Q. 낯선 기술을 홍보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권재현 대표: 발로 뛰는 방법밖에 없었죠. 프로토타입 제품을 만든 후에 국내 1위부터 30위까지의 건설사를 모두 방문했습니다. 보통은 문전박대를 당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기술과 앞으로의 비전을 설명했습니다. 비용을 안 받을 테니 기회만 달라고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보수적이었고 처음 보는 기술을 책임지고 도입하려는 담당자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림산업이 우리의 기술을 도입하며 회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죠.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경쟁 업체 직원이 오기 마련인데, 그들이 대림산업 모델하우스에서 우리의 실감형 기술을 본 후에 입소문이 난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우리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요.
Q. 거절을 당하는 동안 불안한 적은 없었나요?
권재현 대표: 전혀 없었습니다. 세상은 바뀌고 있었고 그 바뀐 세상의 주인공이 우리가 되길 원했어요. 불안해하거나 고민할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나러 다녔죠.
변화, 바라보기 보다 뛰어들기
Q. 올림 플래닛의 실감형 기술은 무엇이 다른가요?
권재현 대표: 지금까지 실감형 콘텐츠 제작은 체계적인 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만큼 비용은 늘어났죠. 우리는 제작 방식과 세팅값 등을 표준화했어요. 튼튼한 토대를 만든 것이죠. 잘 만들어진 틀 위에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드래그 앤드 드롭 형태로 추가할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들었습니다. 카페24, 윅스와 같은 데서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한 방식과 비슷합니다.
Q. 코로나19로 받은 영향이 있나요?
권재현 대표: 코로나 19 이전에는 실감형 기술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많은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할 필요가 없어졌죠. 이미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경험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를 만나야 한다는 것을 기업들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실감형 기술에 대한 인식이 5년 이상 앞당겨졌다고 생각해요. 다시 오프라인 시장이 활성화되어도 실감형 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입니다.
Q. VR과 AR 기술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분야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있나요?
권재현 대표: 소비자는 VR과 AR 기술에 대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직 시장이 작고 대중화되지 않았을 뿐이죠. 산업에서의 인식은 5년 이상 앞당겨졌지만 그에 맞는 인프라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웹과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방식으로 체감형 기술을 도입하고 있어요. 이미 부동산 솔루션 집뷰는 실사 같은 그래픽으로 모델하우스에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가구를 배치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모습 비교도 가능해요. 실감 전시 솔루션인 마이스뷰를 통해서는 실제 박람회장에 온 것처럼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죠. 참여 업체의 정보를 얻는 과정도 간편해요. 최근 마이스뷰로 진행된 ‘2020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는 가상 부스 내에 실시간 화상 상담 기능을 추가하여 실시간으로 업체와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남다른 기업의 남다른 사내문화
Q. 남다른 사내문화가 있나요?
권재현 대표: 수평적인 회사를 지향하지만 위계와 질서를 조직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상명하복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올림 플래닛에서의 위계와 질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죠. 이 조건을 만족했을 때 수평적인 문화가 탄생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직책에 맞는 업무와 책임을 상세하게 명시해두었습니다. 맡은 책임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수평적인 관계죠. 일에 대한 구조 설계가 잘되어 있어야 그 위에서 사내문화가 파생됩니다.
Q. 올림 플래닛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권재현 대표: 모든 것이 빠릅니다. 의사결정도 빠르고 시장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처해요. IT 회사이다 보니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나 변화도 빠르게 알게 됩니다. 그리고 실패를 권장해요. 우리는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향해 가는 회사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고, 실패는 그러한 시도 중에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Q. 일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
권재현 대표: 직원입니다. 고객도 중요하지만 직원 없이는 고객도 없죠. 그래서 직원들이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도록 노력해요. 서비스 차원에서의 우선순위는 안정성과 보안성입니다.
Q.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나요?
권재현 대표: 샵뷰라는 서비스를 10월 초에 오픈해요. 온라인 쇼핑몰에 쇼룸이 생기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온라인 쇼핑이 상품을 클릭하고 이미지를 보고 스크롤을 내리는 방식이라면, 샵뷰는 실제 매장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줄 것입니다. 성공적으로 론칭한다면 인터넷 쇼핑의 판도가 달라지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Q.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권재현 대표: 기발한 아이디어와 성공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 이외에도 신경 쓸 일이 많기 때문이죠.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힙니다.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니 투자받고 스타트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면 애초에 하지 않길 바랍니다. 인생을 걸고 일해야 그나마 시장에서 티가 나죠.
Q. 올림 플래닛의 향후 목표는요?
권재현 대표: 버추얼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개척하고 싶어요. 이를 바탕으로 실감 경제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1등 기업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실감형 기술을 이용한 언택트 시대의 공간 체험, 멀게만 느껴졌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금융, 법률, 인테리어, 이사 등 다양한 부동산 연계 서비스를 연결해 어떤 새로운 부동산 세계가 펼쳐질지 올림 플래닛이 만들어가는 미래가 기대됩니다.
글 김학성
사진 올림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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