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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렌토 HEV 타는 구동설계 전문가가 말하는 '업계' 이야기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과 모터 두 가지 동력원을 함께 사용하는 차종의 통칭합니다. 모터가 엔진 대신 차를 끌기도 하고 배터리가 부족하면  엔진으로 충전하기도 해서 '자동차의 두 개의 심장'이라고 불리고는 합니다. 2020년 올해 1~11월 기준, 하이브리드 자동차(HEV,PHEV 포함) 판매량은 작년 대비(9만 1296대) 47.7% (13만 4934대) 증가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은 다양한 환경규제와 연비 향상을 목표로 하는 자동차의 성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꾸준한 성장은 이를 대변하고 있죠.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모터의 위치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이브리드의 독자적 미래를 꿈꾸며 앞으로 더욱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현대트랜시스 하이브리드 구동설계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탑승한 순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엔진과 변속기, 모터의 위치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데요. 지금보다 더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조합의 하이브리드 변속기 선행 설계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설계를 완성했고, 내년 초에 시제품이 제작될 예정입니다. 그 외에 효율 개선이나 성능 개선을 위해 신기술을 접목한 기술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2020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구매했는데요. 운전할 때 의도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내부 구조가 떠올라 엔진이 언제 동작을 멈추고 언제 다시 힘을 얻는지, 제어 시스템의 최적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본능적으로 생각하죠. 사람마다 운전 방식이 다르지만 최대한 감성 품질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운전하고 있습니다. 


18년 전 경험했던 희열감 

하이브리드 구동설계를 연구한 지 18년 차에 접어든 지금, 저는 18년 전 신입사원 때 느꼈던 희열감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 당시 기어 설계를 해야 했는데, 나름대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구매해서 보고, 현대그룹사에 있는 설계 매뉴얼에 있는 내용도 참고해가며 공부한 결과 양산을 한 적이 있었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안된다고 했지만, 현재 후륜 5속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신입사원 1년이 좀 안됐을 시기였지만 기어 설계를 만들어낸 점에 대해 희열을 느꼈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도면만 봐도 설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 짐작할 수 있죠. 

그렇게 저만의 노하우를 통해 성과를 차곡차곡 쌓고 있습니다. 양산이 되지 않았지만 하이브리드 변속기와 모터 사이의 공간을 최적화하여 전장을 20mm줄였습니다. 중형차와 대형차를 구분할 정도의 길이죠. 이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 차량에 탑재되지 않던 우리 제품이 들어가게 되며 더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들 수 있었죠. 변속기 본체 길이도 25mm줄이며 계속 성능을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예측하다, 하이브리드의 궁극적 모습을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가교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이에 대한 많은 기사와 의견들이 있지만 하이브리드 구동설계를 하는 연구자로서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왔을 때 전기차의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넓게 보면 전기를 만들기 위해 발전소를 돌리는 것이 환경을 더 오염시킬 수 있죠. 그래서 직접 전력을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오히려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거나 도로에서 오는 충격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등 많은 기술이 개발되면 전기차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라 쓰고 덕업일치라 읽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뜻을 일컫는 말 ‘덕업일치’라고 하죠. 저는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고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연구원이라는 직업과 연구 개발에 끊임없이 몰두하는 저의 일을 좋아합니다. 일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걱정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해결했을 때의 희열을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긴 기계는 분명히 고치거나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문제 해결에 진지하게 임해야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부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설계 변경을 쉽게 생각하지 말고 책임감을 느끼며 일해야 합니다. 설계에서 10원을 절감했다면 실제 생산에서는 1000원의 가치가 될 수 있는데, 책임감 없이 설계를 변경하면 많은 사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항상 일에 대한 열정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합니다. 

하이브리드 구동설계 전문가 김태훈 책임연구원은 

- 2002년부터 18년째 하이브리드 구동설계 연구를 하고 있다.


-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설계를 완성했으며 내년 초 시제품이 제작될 예정이다.


- 쉬는 날에는 주로 1년에 한 번씩은 한라산을 등반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로 잠시 쉬고 있다. 


- 만들고, 고치고, 해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정비사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자신의 차는 스스로 정비한다. 


- 원래부터 자동차,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 진정한 성덕(성공한 덕후), 진정한 덕업일치. 

 

이은지

사진 안용길, HMG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