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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모빌리티, 대세는 수소차보다 전기차일까?

 

탄소중립 정책이 전 세계의 화두가 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중이죠. 친환경 모빌리티의 종류는 전기차와 수소차 두 종류로 나뉘는 분위기인데요. 이 중 어떤 연료가 친환경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잡을지 의견이 분분하죠.

 

처음에는 전기차보다 수소차의 인기가 앞서는 듯했으나, 최근 전기차 신차들이 속속 선보이며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혼다를 비롯한 일부 완성차 기업들이 수소차 생산 중단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수소차는 힘을 잃는 것인지, 아니면 전기차의 아쉬움을 보완할 수 있는 더 큰 시장이 되는 것인지 함께 살펴볼까요?

수소차가 친환경 모빌리티로 주목받는 이유

수소차는 전기모터의 회전력으로 구동되지만, 전기차와 차이점이 있습니다. 전기차는 배터리에서 전기를 얻는 반면, 수소차는 석유나 가스 등에서 추출된 수소를 연료로 공급한 후 공기 중의 산소와 직접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합니다. 수소차는 수소 연료와 공기가 공급된다면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약 26% 정도 높고, 공기 중 미세먼지와 탄소 등 화학물질 정화도 가능해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기도 합니다.

 

 

수소차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그러나 수소차에 대한 회의론도 있습니다. 먼저 수소 에너지원의 생산방식이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인데요, 수소는 흔한 원소이지만, 순수한 수소의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수소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수소화합물에 에너지를 가해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많은 비용과 노력이 투입되죠. 또한 생산 과정에서의 추가적인 환경 문제 발생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연료 생산부터 자동차 구동까지의 웰 투 휠(Well-to-Wheel) 관점에서 살펴보면 수소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기차보다 약 30% 많습니다. 실제로 도요타가 자사의 미라이 수소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한 결과 수소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슷하게 나오기도 했죠.

 

 

그 밖에 수소 충전소 인프라의 부족 역시 수소차의 보급에 있어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우리나라의 수소차 보급은 1만 2439대(2021년 3월 기준)로 세계 1위지만 수소 충전기 1기당 차량 대수는 180대로 미국(1기당 224대)에 이어 두 번째로 충전 인프라가 열악합니다. 하지만 수소 충전소는 초기에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프라 확충이 쉽지 않죠.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  출처: 메르세데스-벤츠 홈페이지

 

완성차 업체들도 수소차 사업 재검토 또는 방향 수정 등을 하고 있습니다. 다임러 벤츠는 1994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개발 차원에서의 접근에 그치고 있죠. 오히려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 충전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버스와 트럭도 전기차로 생산하려는 중입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수소연료차를 생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그때까지 50여종의 전기차 모델과 30종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연간 1백만 대의 자동차 생산을 발표했습니다.

 

혼다의 수소차 ‘클래리티’ 출처: 혼다 홈페이지

 

일본에서는 도요타와 혼다가 일찍부터 수소연료차 기술에 투자를 해왔고 일본 정부에서도 이를 지원했었는데요. 수소차로 도요타는 ‘미라이’를, 혼다는 ‘클래리티’를 상용화했죠. 하지만 최근 혼다가 클래리티 생산 중단을 밝혔습니다. 이로써 상용화된 수소차는 현대자동차의 넥쏘와 도요타의 미라이 2종만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만 하는 상황에서, 수소차만한 대체 모빌리티가 없어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차시장을 선도해 글로벌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실천하고 있는데요, 1998년부터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차량 구동에 활용하고, 넥쏘에 들어가는 수소를 직접 만들고 운송하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BMW 의 수소차 SUV X5 출처: BMW그룹 홈페이지

 

최근 BMW와 재규어랜드로버도 수소차 시장에 새로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BMW는 내년에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SUV X5를 출시하기로 하고 유럽에서 테스트 주행을 시작했으며, 재규어랜드로버도 중형 SUV ‘올 뉴 디펜더’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올해 영국에서 시작할 예정입니다.

 

폭풍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1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에 보급되는 전기차가 최대 2억 3,0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경우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되며, 현재 3%에 불과한 글로벌 시장 전기차 점유율은 12%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배터리 충전 및 완충 네트워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 미국, 유렵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시장에 참여하며 완충 네트워크 시장도 전기차 보급 속도에 맞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충전 형태도 배터리 교체 방식의 전기차, 달리면서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 도로, 찾아가는 배터리 충전 서비스 등 다양해지고 있죠. 레스토랑 등의 편의 시설과 연계된 전기차 충전소로 더욱 다양한 서비스 제공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내부를 더 넓게 쓸 수 있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전기차 시장의 급속 성장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기술적인 관점에서 수소차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소차는 연료탱크, 연료전지 스택, 라디에이터 등이 차지하는 공간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배터리의 형태가 다양하고 모터와 전선으로 연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설계상의 제약이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차량 내부를 넓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죠.

 

또한 국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의 지속 확대가 전기차의 인기에 한몫을 했습니다. 2020년 말 기준 전기차 충전기 1기당 차량 대수는 14대이며,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의 50% 이상인 50만 기로 충전기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 개발한 전기차용 감속기 디스커넥터

 

이처럼 국내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는 지금, 다양한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전기차를 선택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행가능거리인데요, 현대트랜시스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도록 전기차 전륜 감속기 디스커넥터를 개발했습니다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동력의 효율을 약 6~8% 정도 향상시켜 주행거리를 늘려주고주행 상황에 따라 모터와 구동축을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어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죠덕분에 전력 효율성을 최대로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전기차 역시 남겨진 과제는 존재합니다. 석탄과 석유 대신 풍력, 수력, 그리고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로 달려야 비로소 ‘친환경 모빌리티’라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오늘은 수소차와 전기차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수소차와 전기차 모두 기술적인 장단점이 있고, 우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경쟁 관계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의 선두에 남을 연료는 전기차만이라는 시작도 있고, 수소차가 주역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전망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