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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시대, 자동차 시트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

현대자동차그룹 콘셉트카 '세븐' 차량 내부

 

시트는 자동차와 운전자를 이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합니다. 자동차 움직임의 70%는 시트를 통해 신체에 전달되는데요. 그만큼 자동차 시트는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의 안전과 편안함에 큰 영향을 끼치는 핵심 부품 중 하나입니다.

 

한때 자동차 핵심을 담당했던 부품이나 기능이 시대의 흐름을 타고 사라지기도 했지만, 시트는 100년이 넘는 자동차 역사 중 장족의 발전을 거치며 더욱 중요해지고 있죠. 오늘은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던 초기 구조부터 거주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한 미래 자율주행 시트까지 자동차 시트의 발전사를 살펴보겠습니다.

 

탑승자 안전을 위해 발전해 온 자동차 시트의 과거

벤치형 자동차 시트 (사진출처: 스텔란티스 미디어)

 

초창기 자동자는 일부 귀족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자동차 시트 역시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가구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 시트는 좌우가 하나로 이어진 벤치 구조였는데요. 1열 좌석에 3인이 편하게 앉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좌우 시트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등 단점도 존재했죠.

 

또한 1900년대까지만 해도 평균 속도가 빠르지 않아 시트 배치도 다양했는데요. 여러 사람이 마주보고 앉아 있거나, 1열에 승객이 타고 2열에 앉은 운전수가 직접 핸들을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헤드레스트가 장착된 버킷 시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되어 항속거리가 길어지고, 주문 제작 방식을 탈피해 대량 생산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죠.

 

자동차 시트 역시 크게 발전했습니다. 운전자의 몸을 지지해 주고 좌우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독립형 시트인 버킷 시트(Bucket Seat)가 등장했는데요. 여기에는 두 차례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발전한 전투기 시트의 디자인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한 기능들도 강화되었습니다. 자동차 충돌로 발생하는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1959년 처음으로 3점식 안전벨트가 보급되었고, 1969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시트에 헤드레스트 장착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최초의 전동 시트는 앞뒤로 움직임만 가능했지만 1950년대 중반에 앞뒤/상하 조절이 가능한 4웨이(Way) 전동 시트가 개발되었습니다. 여기서 웨이란 시트가 움직이는 방향을 의미하며, 현재는 30웨이까지 가능한 전동 시트가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전기 열선을 활용한 온열 시트가 1966년 캐딜락 드빌에 선택 사양으로 처음 적용되었고, 1972년 일부 모델에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며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통풍 시트는 이보다 다소 늦은 1997년에야 자동차에 처음 적용되었습니다.

 

편의성과 승차감까지 잡은 자동차 시트의 현재

 

오늘날 자동차 시트에는 다양한 안전 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후방 추돌 시 경추 부상을 초소화한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시트 구조물 자체가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하는 설계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측면 충격 감지 시 도어 쪽 쿠션을 팽창시켜 탑승자의 몸을 안쪽으로 밀어 넣는 기능도있습니다. 또한 집중력 감소나 졸음 등으로 운전자의 제어 능력이 떨어지거나 차선 이탈 등과 같은 차량의 외부 환경 및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하여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알람을 전달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아이오닉5의 1열 운전석과 동승석에는 릴랙션 컴포트 시트가 적용되었다

 

이외에도 승차감 향상을 위한 기능도 속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메모리 시스템과 인체공학적 설계입니다.

 

메모리 시스템은 운전자가 설정해 놓은 시트의 위치나 각도를 기억해 자동으로 시트를 조정해 주는 기능인데요. 같은 운전자가 운전을 하더라도 착용하는 옷의 두께에 따라 자세가 달라질 수 있어 메모리 시트 옵션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인체공학적 설계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허리에 요추 받침대를 적용하고 방석과 등받이에 사이드 볼스터를 덧대 몸을 지지해 주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신체의 하중을 고려해 엉덩이와 허리, 허벅지 등 신체 부위와 닿는 시트에 서로 다른 경도를 적용하여 최적의 운전 자세를 잡아주고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는 시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네시스 G90에는 ‘에르고 모션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운전석을 공기주머니로 단단하고 부드럽게 감싸주어 편안한 운전을 도와주며, 2열 시트에는 동승석 풋레스트가 적용되어 탑승자의 휴식을 도와줍니다.

 

특히 에르고 모션 시스템은 골반과 허리를 마사지하는 스트레칭 기능으로 운전자의 주행 피로도를 줄여주고, 주행 상황에 따라 등받이 볼스터와 쿠션 부위를 조절하는 드라이브 연동 기능까지 갖춰 편의성을 극대화합니다.  

 

자율주행 시대, 사용자 니즈에 맞춘 자동차 시트의 미래

현대트랜시스의 미래 시트 기술이 집약된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며 자동차 시트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자동차 실내는 이제 이동을 위한 공간에서 생활 공간으로 의미가 확장될 것입니다. 현대트랜시스는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되는 때를 대비해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될 시트를 개발 중입니다.

 

현대트랜시스가 올해 SETEX 2022에서 선보인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에는 위험 감지 시 시트를 빠르게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켜 주는 ‘스마트 리스크 서포트’ 모드, 탑승객의 생체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해 이에 맞는 조치를 해주는 ‘웰니스 서포트’ 모드, 종아리 마사지와 신체 부위별 통풍, 무중력 상태와 유사한 편안함을 제공하는 ‘VIP’ 모드 등 다양한 시트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데요. 차량 호출 시 이용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시트를 조합하여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시트는 모든 산업의 기술이 집약된 종합 기술 제품입니다. 기계, 금속, 전기전자, 화학, 물리, 인체공학은 물론 감성적인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모빌리티 환경 변화와 함께 시트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도 점점 세분화되고 있는데요. 안전함과 편리함은 물론 친환경성과 이종 기술과의 결합으로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자동차 시트를 지켜보는 것도 자율주행 시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