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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기업들의 전략 키워드 A to Z

 

인공지능 산업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은 조직 전반에 걸쳐 AI/ML(인공지능/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적용해 파이프라인을 완성하기도 했는데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를 거듭하며 산업구조 재편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4일 인도의 영자 신문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는 세계 AI 시장은 연평균 39.4%의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또한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의 AI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응답 기업의 86%가 AI를 자사 주류 기술이라고 답했습니다.

 

오늘은 정보 기술 연구 자문 기업 가트너가 발표한 ‘2022년 중요 전략 기술 동향(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2)’을 바탕으로 올해 주요 AI 기업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이동자의 요구에 맞춰 결과를 만드는 제너레이티브 AI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타입의 그림이나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DALL·E (사진출처: DALL·E)

 

제너레이티브 AI(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는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입니다.

 

지난 2021년 초 오픈AI에서 공개된 이미지 생성 AI ‘DALL·E’이 좋은 예인데요. DALL·E에 ‘아보카도 모양의 초록 의자’를 입력하면 다양한 타입으로 관련 그림이 생성됩니다. 관련성이 없는 ‘초콜릿이 아이스크림과 손잡고 산책하는 사진’을 요구해도 주문에 맞는 여러 버전의 그림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다면 제너레이티브 AI 기술은 어떻게 활용될까요? 마케팅 서비스 기업 프루프(Proof)의 ‘자비스.ai(Jarvis. ai)’처럼 주문에 따라 블로그나 SNS용 카피를 작성해주는 AI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영국 FCA는 500만 개의 실제 결제 자료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상 결제 명세를 생성해 부정행위 적발 연구에 쓰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럴 듯한 콘텐츠를 대신 만드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다만 가짜 딥페이크 영상처럼 악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현재는 1% 미만에 불과하지만, 가트너는 2025년까지 생성될 데이터에서 인공지능이 만든 데이터가 자치하는 비율이 10% 정도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주위 환경에 맞춰 스스로 관리하는 오토노믹 시스템

첨단 자동차 제조 공정 중 널리 사용되는 스폿 용접 로봇

 

기업이 성장하면서 기존 매뉴얼 기반 관리 시스템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이때 필요한 기술이 주위 환경에 맞춰 스스로 관리하는 오토노믹 시스템(Autonomic Systems)입니다.

 

오토노믹 시스템은 외부에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지 않아도 자체 알고리즘을 이용해 바뀐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5G 이동통신 기지국은 AI를 이용해 상황에 따라 안테나 방향과 각도를 스스로 조절하고 있습니다. 또한 AI가 태양 위치를 추적해 태양광 발전 모듈을 그에 맞춰 움직이는 제품도 있죠.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는 보안 환경이지만 앞으로 작업용 로봇 같은 물리 시스템 등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위해서는 추론을 수행하는 AI 애플리케이션과 조립 라인, 로봇 팔이나 픽 앤 플레이스(Pick-and-Place) 장비를 관리하는 모니터링 및 제어(OT) 시스템 간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객관적이고 빠른 결정을 돕는 의사 결정 지능

 

의사 결정 지능(Decision Intelligence)은 상황에 따라 스스로 일을 처리함으로써 결정을 돕는 인공지능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AI가 예측한 자료를 기반으로 좀 더 객관적이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죠.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Department of Motor Vehicles, DMV)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 지능형 문서 처리(Intelligent Document Processing)를 구현하며 의사 결정 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좋은 사례입니다.

 

연방 지시에 따라 운전면허증을 새로운 리얼 ID 포맷으로 갱신하는 과정에서 방문 고객들의 서류를 미리 업로드할 수 있는 AI 역량을 추가한 것인데요. 대면 업무 시간을 1인당 27분에서 약 10분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가트너는 앞으로 2년 안에 대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의사 결정 지능을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음성&언어 기반 인텔리전스

사진출처: 깃허브 코파일럿


 

2021년 6월 29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자회사 깃허브는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와 협력해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프로그래머의 작업 효율성을 높여주는 자동 코딩 서비스인데요.

 

올해 기업들은 자연어 처리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새로운 대화형 AI 도구를 경쟁적으로 배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음성 합성은 인간의 목소리만큼 감정과 설득력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유통, 은행, 의료 등의 산업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연어 처리를 넘어 커뮤니케이션 상호작용의 일환으로 사람이 말하는 내용의 맥락이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AI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이는 고객의 불만이나 상사의 냉소적인 반응 등을 파악해 신속한 대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죠.

 

모듈형으로 쉽게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컴포저블 애플리케이션

로우 코드 프로그래밍 언어 앱 ‘파워FX’의 작업 모습 (사진출처: 마이크로소프트)

 

 

기업의 환경이 바뀌면 변화에 맞춰 사업 방법도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데요. 이때 필요한 것이 컴포저블 애플리케이션(Composable Applications)입니다.

 

컴포저블 애플리케이션은 필요에 따라 확장할 수도 있고 모듈형으로 쉽게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차세대 앱을 뜻합니다. 새로운 앱을 개발할 필요 없이 환경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하게 수정하는 방법인데요. 코드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로 코드(Low Code)’ 앱 개발 방식을 이용하면 팀에 맞게 앱을 직접 만들거나 수정해서 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MS의 말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로 코드 프로그래밍 언어 ‘파워FX’가 있습니다.

 

2021년 5월, MS는 말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로 코드 프로그래밍 언어 ‘파워FX’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안전한 데이터 활용을 위한 사이버보안 메시

 

원격근무가 보편화된 환경에서 보안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사이버보안 메시(Cybersecurity Mesh)는 이용자나 신원을 중심으로 보안 경계를 정의해 독립된 환경과 분산 컴퓨팅 환경에서도 회사 보유 데이터에 안전한 접근이 가능합니다. 오늘날 디지털 자산이나 사용자는 곳곳에 흩어져 있어 물리적 보안이 외부에 존재하는데요.

 

사이버보안 메시 아키텍처(CSMA)는 이런 환경에서 통합 보안 구조를 제공하고,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줍니다. 가트너는 2024년까지 CSMA를 사용하는 조직은 개별 보안 사고로 인한 재무 영향을 평균 90%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프라이버시 강화 컴퓨테이션

 

프라이버시 강화 컴퓨테이션(Privacy-Enhancing Computation, PEC)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중요한 데이터를 신뢰하고 처리‧분석할 수 있는 환경과 둘째, 분산된 방식으로 처리·분석을 수행하는 능력, 마지막으로 분석 또는 처리 전에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암호화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개인 정보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면서 데이터를 공유할 필요가 증가함에 따라 도입되었는데요. 소비자가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점점 민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경우,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대기업의 60%가 프라이버시 강화 컴퓨테이션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장기간 팬데믹으로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이 발명과 재창조를 가속화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죠. 이들의 목표는 장기적인 이익과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면서 오늘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단기적 조치를 세우는 것입니다.

 

“올해는 AI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미국 컴퓨터 과학자 앤드루 응(Andrew Ng)의 말처럼 AI를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기업들이 2022년에 어떤 터닝포인트를 맞게 될지 지켜보아야 합니다.

 

이성연 IT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