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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ech

400km 운전에도 ‘엉덩이 안 아픈’ 신형 그랜저, 비결은?

 

 

얼마 전 신형 그랜저(GN7)의 미디어 시승행사 후기를 전해드렸는데요. 더욱 당당해진 사이즈와 레트로 감성 묻어나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그랜저만의 완성형 헤리티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까지 더해져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죠.

 

이번 시간에는 그랜저를 타고 400km 넘는 거리를 운전하며 느낀 소감, 그리고 고급스럽고 정교하게 제작된 시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피로감 줄이는 특급 비법 ‘시트’

 

장거리 혹은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피로감이 쌓이기 쉽습니다. 탑승객을 지치게 하는 요소는 매우 많은데, 대표적으로 진동과 소음이 있습니다. 

 

자동차에서는 보통 ‘NVH’로 표현하는데요. N(noise)은 소음, V(vibration)는 진동, H(harshness)는 불쾌감을 뜻합니다. 그래서 조용하고 불쾌감이 없는 차를 ‘NVH가 훌륭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현대 기술을 집대성한 자동차의 경우, 특정 요인으로 NVH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다만, 보편적으로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엔진 회전에 따른 진동이 NVH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꼽힙니다.

 

노면 진동은 타이어, 휠, 서스펜션, 차체 골격 등 외부 구조물에 의해 일차적으로 흡수됩니다. 큰 충격은 대부분 사라지지만 자잘한 진동까지 모두 흡수하긴 어렵죠. 이외에도 엔진 회전에 따른 진동 이슈가 있는데요. 엔진을 차체에 고정하는 마운트에서 진동을 감쇄하지만, 여전히 여진은 남아 있습니다. 

 

이때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바로 시트입니다. 발바닥과 손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시트에 붙어 있기 때문에 시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요. 신형 그랜저에는 현대트랜시스가 연구하고 생산한 시트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400km 넘는 거리를 주행하면서 몸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을 만큼 편안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시트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우선 정확한 시트 포지션을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 체형에 맞춰 시트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능이 필요합니다. 신형 그랜저에 들어간 10-way 전동 조절식 시트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등과 허리, 뿐만 아니라 허벅지까지 조절한 덕분에 오랜 시간 가장 편한 자세로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너무 푹신하거나 단단해서는 안 됩니다. 너무 단단하다면 충격을 적절히 흡수하지 못해 피로감이 금방 생깁니다. 반대로 너무 푹신한 경우에는 당장에는 편할 수 있지만, 신체를 안정적으로 받쳐주지 못해 장시간 운전할수록 피로감이 쌓이기 쉽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적당한 쿠션감을 겸비하면서도 속은 탄탄한 시트가 최고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랜저에 들어간 현대트랜시스 시트는 딱 이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세 번째로 체압 분포가 균일해야 합니다. ‘엉덩이가 배긴다’는 말 아시죠? 체중이 특정 부분에 쏠려 발생하는 현상인데요. 특히,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 이 차이가 극명합니다. 그랜저와 400km 넘는 긴 거리를 이동했음에도 좌우 엉덩이와 허벅지, 허리 등 어느 부분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체압 분포를 균일하게 만들기 위해선 수많은 데이터 기반의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신형 그랜저에는 현대트랜시스가 수십 년째 시트 연구개발 및 양산을 통해 축적한 비법이 담겨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쌓인 피로를 해소해줄 수 있는 부가 기능이 있다면 더욱 좋겠죠? 체온을 유지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열선/통풍 시트, 마사지 시트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저는 공압식 마사지 기능으로 엉덩이에 쌓인 피로감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운전석과 동반석에 들어간 에르고 모션 시트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진가를 발휘했는데요. 몸 전체를 편안하게 이완시켜 잠깐의 휴식으로도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뒷좌석 전동시트’를 위해 기울인 엄청난 노력들

 

편안한 시트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트가 거실에 놓는 소파 같다면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지고 말 겁니다. 이렇게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사고가 났을 때 탑승객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시트는 매우 튼튼하고 안전하면서 동시에 편안해야만 합니다. 간단히 생각해봐도 쉬운 일이 아니겠죠.

 

 

위에서 칭찬한 에르고 모션 시트에도 이와 같은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사실 이 시트가 준대형급 운전석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신형 그랜저에는 이전보다 더욱 튼튼하고 안전하도록 구조를 개선한 시트를 넣었습니다.

 

또한 헤드레스트 디자인도 새롭게 바뀌었는데요.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스티어링 휠 디자인이 헤드레스트에도 들어가 향수를 자극하고, 동시에 모노포스트 지지대로 지지력도 향상시켰습니다.

 

 

그랜저 최초로 적용된 뒷좌석 전동시트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하면 으레 기대하는 옵션입니다. 하지만 현대차와 같은 대중 브랜드에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급 사양을 넣는 만큼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 세단 라인업 중 뒷좌석 전동시트가 들어간 모델은 G90과 G80, 그랜저가 전부입니다.

 

 

뒷좌석에 전동시트를 넣기 위해 수많은 난관들이 있었습니다. 시트는 자동차 실내에서 가장 무거운 부속품에 해당하는데요. 전동, 통풍 및 열선, 마사지 등의 기능이 들어가면 무게와 몸집이 훨씬 늘어나게 됩니다. 복잡한 부품들은 내부에 잘 감춰 보기에 깔끔하게 만들죠. 이렇다 보니 앞뒤 좌석을 막론하고 다기능 시트를 넣는 일은 항상 도전에 가깝습니다. 특히 세단 라인업이라면 차체 바닥에서 천장까지 높이가 낮아 부품들을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 더욱 어렵습니다.

 

현대트랜시스 시트 연구원들은 다방면에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보통 전동시트는 바닥에 레일을 깔아 움직이는 방식인데요. 그랜저 뒷좌석의 경우 레일을 설치할 공간이 없어 슬롯형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또, 좌석 바닥이 막혀 있어 흡기구를 따로 마련했는데요. 탑승객이 앉아도 가려지지 않도록 방석 및 시트백 쿠션 끝 쪽에 구멍을 내 시원한 공기를 빨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런 수많은 노력 덕에 이제 그랜저의 뒷좌석에서도 다기능 전동 시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답게 오너 드리븐과 쇼퍼 드리븐을 모두 만족하는 모델로 거듭난 셈이죠. 현대트랜시스는 고객이 더욱 우수한 시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발전된 시트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시트’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시트는 차에 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나와 항상 붙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중요성을 못 느끼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탑승객의 편안함과 안전을 모두 챙기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이제 자동차 전시장을 방문한다면 시트를 자세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가족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낼 공간이니까요.
 
본 시승기는 현대자동차로부터 차량 시승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글/사진 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