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39만대로 전년 대비 68.4%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3년 1,464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0년간 무려 약 260배 이상 급증한 것인데요.
그러나 전기차 보급 대수에 비해 충전 인프라 보급은 아직까지 저조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전국 전기차 충전소(급속·완속)는 20만 5,305개로 전기차 보급 대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는데요. 때문에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 접근성과 충선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전기차 자동 충전해주는 로봇이 온다
최근 전기차를 주차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전기차 충전 로봇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운전자가 주차만 하면 로봇이 스스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Automatic Charging Robot)’ 충전 시연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은 전기차 충전기의 케이블을 대신 들어 차량 충전구에 체결해주고, 충전이 완료되면 충전기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외팔형 로봇입니다. 차량이 충전 가능 구역에 주차되면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과 차량이 서로 통신해 충전구 덮개를 열고, 로봇은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충전구의 정확한 위치와 각도를 계산하는 구조죠.
이어 로봇은 충전기를 들어 차량의 충전구에 체결해 충전을 시작하며, 충전이 완료되면 충전기를 뽑아 제자리에 돌려놓는데요. 차량의 충전구 덮개를 닫는 등 모든 충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포드는 지난해 스스로 전기차 충전구를 찾아가는 로봇 충전 스테이션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운전자가 지정된 전기차 충전소에 차를 세우고, 포드패스(FordPass) 앱으로 차량 충전을 시작하면, 충전소에서 로봇팔이 나와 탑재된 카메라로 충전구 위치를 찾는 방식인데요. 이 로봇팔을 활용한 전기차 자동 충전 시스템이 거동이 불편한 운전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17년 DC콤보 충전 방식이 지원되는 'Gen.E' 전기차 충전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테슬라는 2015년 뱀처럼 자유롭게 휘는 구조의 ‘로봇 스테이크 차저’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LA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EV세이프차지는 ‘지기’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충전 로봇을 공개했으며,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를 통해 탄생한 스타트업 에바는 로봇과 카트를 활용한 이동식 충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전기차 충전 로봇의 상용화 가능 시기는 알 수 없는데요.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충전 로봇 시스템이 앞으로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는 최적의 도구를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전기차 충전에 꽂힌 이유는?
국내 대기업들도 전기차 충전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자체 전기차 충전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기존 업체의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진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SK네트웍스는 국내 민간 최대 급속충전기 운영 기업 에스에스차저를 인수해 SK일렉링크를 출범시켰는데요. 이로 인해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와 함께 에스에스차저까지 자회사로 품으며 전기차 연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되었습니다.
SK일렉링크는 올 상반기 중으로 전국 고속도로와 도심 등 150여곳에 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인프라 형성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GS에너지, GS네오텍과 손잡고 전기차 충전기 전문 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하고,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EV충전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했습니다. 최근에는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내 전기차 충전기 생산 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상반기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죠.
롯데그룹은 롯데정보통신 자회사이자 국내 전기차 충전 2위 기업인 중앙제어를 통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 브랜드 'EVSIS'를 출시했는데요. 롯데그룹의 백화점, 마트 등 고객 접근이 쉬운 주요 도심지 주차장에 충전기 설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한화모티브'라는 브랜드를 출시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시작했고, 효성그룹은 2010년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개발하며 일찌감치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전기차 충전 앱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
전기차 충전이 증가하며 충전소 검색부터 예약, 요금 결제 등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앱이 인기를 얻으며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롯데정보통신의 ‘이브이시스’는 충전기 제조부터 플랫폼, 충전소 운영에 이르는 전기차 충전사업 토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현재 현대자동차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와 BMW, 벤츠 등에 전용 충전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환경부 급속 충전기 사업을 수주했으며, 롯데·현대차그룹·KB자산운용이 함께 설립한 SPC를 통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LG유플러스의 ‘볼트업’은 전기차 충전소 검색, 충전 사용 예약, 충전 결제, 포인트 적립 등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데요. LG유플러스는 자사 이동통신 고객이 볼트업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장인 만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기회를 찾는 스타트업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충전소를 운영하고 싶은 사업주를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을 지원하는 ‘소프트베리’, 충전부터 결제까지 이뤄지는 과정에 특화된 보안 솔루션을 내놓은 ‘시옷’ 등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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