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버스와 택시를, 2027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승용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도로와 시스템 등 여러 제반 시설과 기술도 함께 발전해야 하는데요.
오늘은 완전 자율주행 레벨4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기술인 ‘협력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 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율주행 시대에 꼭 필요한 C-ITS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은 교통수단과 시설에 전자제어 기술과 통신 등 첨단 교통 기술을 접목해 교통 정보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우리가 내비게이션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실시간 교통 정보와 교차로 제어, 버스 도착 시각 알림, 하이패스 결제 등은 모두 ITS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C-ITS는 ITS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차량과 사물 간 통신인 V2X(Vehicle to Everything)를 활용해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인프라(V2I)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 하나의 거대한 정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과 인프라가 통신하면서 도로 위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또한 차량이 서로 통신하며 급정거, 가속, 접근, 추돌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전체 차량이 수집한 교통상황을 종합해 교통 체증을 분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C-ITS는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C-ITS에는 어떤 기술이 활용될까?
C-ITS는 차량 단말기, 도로 인프라, 관제센터로 구성됩니다. ITS가 도로 내 교통 정보 수집 장치나 CCTV, 검지기 등을 통해 단방향으로 정보가 수집되어 관제센터에 모인 뒤 교통방송이나 라디오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된다면, C-ITS는 차량과 도로 간의 데이터가 양방향으로 공유되어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합니다.
C-ITS를 위한 차량 내 시스템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V2X 단말기, 도로 상태나 주변 차량 정보에 맞춰 차로를 변경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ADAS, 사용자에게 정보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로 구성됩니다.
도로 인프라는 검지기와 신호 제어기, 노변 기지국 등으로 구성되며 도로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때 과거 CCTV를 통해 얻는 정보를 넘어 기상 정보나 보행자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관제센터에서는 C-ITS 단말기 장착 차량, 도로 인프라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서 최적의 교통 정보를 제공합니다. 빅데이터 실시간 분석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와 교통 관련 기관과의 정보 공유을 위한 플랫폼이 요구되죠.
V2X 기술은 차량용 단거리 통신(DSRC)인 ‘웨이브(WAVE, 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s)’와 LTE 및 5G 기반의 ‘C-V2X’로 구분되는데요. 웨이브는 이미 기술 표준화가 완료되어 당장 도입할 수 있지만 향후 고도화될 기술과 호환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C-V2X는 속도나 커버리지 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실증 작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C-V2X를 채택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웨이브와 C-V2X를 혼합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웨이브와 C-V2X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해 시범 사업을 한 뒤, 결과에 따라 더 나은 기술을 단일 표준으로 삼아 2024년 이후 구축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C-ITS 구축, 어디까지 왔나?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C-ITS 시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는데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서울, 울산, 광주, 제주, 대전, 세종 등 각 지자체로 확산되었으며 실증을 거쳐 실제 서비스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지자체에 C-ITS 구간 1만 2,995km, ITS 구간 1만 7,483km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자체와 C-ITS 실증 및 상용화 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서울시 상암 지역 C-ITS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지구를 확대 구축했습니다. 디지털 트윈 기술로 상암 자율주행 시범 운영 지구를 3D로 구현하고 이를 관제 시스템과 연계해 여러 대의 차량 및 신호 정보, 위험 알림 등을 통합적으로 관제할 수 있게 했습니다.
KT는 2020년부터 제주도 C-ITS 구축 주관 사업자로 참여해 주요 도로 약 300km 구간에서 3,000대의 렌터카에 웨이브 방식의 C-IT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도 내 긴급 차량 우선 신호 제어를 통해 응급차 출동 시 우선 신호를 받아 통과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구현했습니다.
이외에도 울산에 C-ITS 서비스를 구축하고 18개 주요 도로 142.6km 구간에 V2X 기술을 접목해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 간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강릉시 C-ITS 기반 구축 사업자로 참여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시내 주요 도로에 스마트 교차로, 긴급 상황 우선 신호, 스마트 횡단보도, 회전교차로 진입 지원 시스템 등을 제공했으며, 교통센터 플랫폼과 정밀 지도에 기반한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2021년 세종시에 자율주행 실증 차량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를 완공하고 자율주행에 필요한 정밀 지도, 고정밀 측위기술을 상용화해 실증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C-ITS가 완전하게 정착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남아있습니다. 먼저 통신방식이 표준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초저지연성을 지원하는 5G 통신 네트워크를 갖춘 자율주행 차량이 보급되어야 하죠. 아직까지 C-ITS를 활용할 정도의 통신 및 자율주행 차량은 등장하지 않은 만큼 차량에 탑재되는 자율주행 통신 기술도 발전되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C-ITS가 도입되면 도심 통행 속도가 30% 증가하고, 사고는 46%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교통 혼잡 비용도 1년에 약 8,000억 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자율주행차와 더 똑똑해진 도로가 만드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는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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