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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에 요즘 주유소가 살아남는 방법

 

전기차가 증가하며 관련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오너들이 가장 체감하는 것 중 하나가 아마 주유소입니다.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가 많아지면서 주유소 이용객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요.

 

3년 사이에 3배 급증! 전기차 46만대 시대

 

불과 10년전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길거리에서 마주치기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전기차 충전소가 보급되면서, 현재는 대중교통부터 승용차까지 일상 곳곳에서 쉽게 전기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전기차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에 등록된 배터리 기반 전기차는 7만 8,000대, 수소전기차는 3,000대나 됩니다. 공식 집계된 누적 대수로는 각각 46만 5,000대, 3만 2,000대에 이르죠. 도로에 주행중인 자동차 100대 중 2대는 전기차라는 의미입니다.

 

증가하는 충전소, 감소하는 주유소

 

전기차가 많아지면서 전기차 충전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5년 전 약 3만 개소였던 전기차 충전소가 작년에는 20만 개소를 넘어선 것이죠. 게다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부터 에너지 관련 대기업까지 전기차 충전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주유소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중화로 인해 주유소에 방문하는 자동차와 횟수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2022년 전국 주유소 수는 2021년 대비 2.1%가 감소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5%대 감소율을 보인 곳도 있을 정도로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주유소의 파격적인 변신

GS칼텍스 '에너지 플러스 서울로' (사진출처: GS칼텍스)

 

이런 가운데 정유사들은 주유소들의 지속 생존을 위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차량 진입이 쉽고 물품 보관 및 적재가 용이한 점을 활용해 주유소는 이제 다양한 복합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GS칼텍스는 정유 4사 중 가장 먼저 주유소 개발 사업을 시작한 기업인데요. 서울역 인근의 역전 주유소 부지에 13층 규모의 상업용 복합 시설을 착공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이 주유소에는 전기·수소차 충전은 물론 GS리테일이 운영할 물류센터와 다양한 식음료 매장이 입점된다고 합니다.

 

GS칼텍스 주유소 픽업 센터 (사진출처: GS칼텍스)

 

또한 고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배송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주유소 픽업 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주유소 픽업 센터는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도심지 소형 물류허브 역할을 하는 곳으로 지난 2021년 삼성로 주유소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주요 입점사인 이케아 코리아는 공식 온라인 몰이나 앱을 통해 주문 시 자동으로 고객의 주소지와 가까운 GS 칼텍스 주유소 픽업센터로 매칭해 고객이 차량으로 직접 픽업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실기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입점사인 글로벌 여행짐 서비스 굿럭컴퍼니는 주유소 픽업 센터에 각 지역 배송매니저가 여행짐을 가져다 놓으면, 모아서 한번에 공항까지 이동해 불필요한 물류차량 트래픽을 줄일 수 있는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게임 지식 재산권(IP) 테마 주유소 '파츠 오일뱅크' (사진출처: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넥슨, 피치스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게임 지식 재산권(IP)을 주유소에 접목시킨 파츠 오일뱅크를 선보였습니다. 파츠 오일뱅크는 일종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존 주유 공간에 게임 조형물, 그래피티 아트, 팝업스토어 등이 조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SK시화산업주유소 복합 에너지 플랫폼 조감도 (사진출처: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는 SK리츠와 함께 직영 주유소 부지를 복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석유제품만 유통했던 주유소의 한계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기 위함인데요.

 

첫 복합스테이션 개발 주유소는 SK시화산업주유소로 기존 캐노피식 주유소를 철거하고 3층 건물을 지어 옥내주유소로 탈바꿈할 예정이고 하는데요. 옥상에는 연료전지, 태양광 등 분산전원 시설을 설치해, 여기서 생산된 전기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산발전 모델도 관련 규제 정비에 맞춰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SK에너지는 주유소의 최대 장점인 넓은 부지를 활용한 ‘도심 속 물류거점’도 진행중인데요. 지난해 12월 네이버와 사업협약을 맺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상품을 지역 기반으로 공동집하하는 ‘더 착한 택배’를 선보였습니다. 또한 당일 배송이 가능한 도심형 물류시설(MFC,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도심형 물류센터 자동화 등 물류기술 혁신을 위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SK 주유소에 구현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내연기관의 연료 효율이 정점에 달하고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주유소는 생존을 위해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모두 다르지만 주유소의 지리적 이점과 특징을 활용하고 있죠. 가까운 미래에 주유소가 도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