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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올여름은 슈퍼 엘니뇨로 인해 국지성 폭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죠. 실제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폭우 시 안전한 운전과 자동차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 지 상황별로 알아보겠습니다.


 

폭우 속 불가피하게 주행해야 한다면 알아두세요

 

 

호우 특보(주의보 및 경보)가 발령된다면 침수 우려가 있는 공간에는 주차를 피하는 게 좋습니다. 


계곡이나 하천의 물이 급격히 불어나고, 강풍을 동반할 경우 바다의 파고도 높아지기 때문에 천변 및 바닷가 주차장도 피해야 합니다. 경사가 급한 산자락이나 지반이 약한 곳에서는 산사태 및 시설물 붕괴로 인한 피해도 생길 수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차를 몰고 나가야 한다면 다음 내용을 숙지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실내에는 비상용 망치를 구비해 침수 시 유리창을 깰 수 있도록 대비하고, 출발 전에는 미리 이동경로를 파악해 둡니다. 하천과 바닷가, 지하터널 등 급류에 휩쓸리거나 침수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지나지 말아야 하는 건 기본이지만, 예기치 못하게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동선을 짜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습니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주행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타이어의 마찰력(접지력)이 줄어들어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20%가량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거리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하죠. 강풍이 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적에 따른 낙하물의 위험이 있으니 짐을 잔뜩 실은 대형 화물차와는 가까이 달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시야 확보가 어려울 만큼 비가 거세게 내린다면 우선 차를 안전한 곳까지 이동시킨 후 비가 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차량이 침수된 경우 상황별 대처하는 방법

예기치 않게 차량이 침수되는 경우, 상황별 대처 방법을 알아두고 알맞게 행동해야 합니다.

1. 어쩔 수 없이 지하차도에 진입했는데 도로가 침수돼 앞뒤가 다 막힌 상황이라면 차를 과감히 버리고 신속히 밖으로 대피하세요.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찾으러 갔는데 바닥에 물이 차오르고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를 이동시키려는 생각은 말고 즉시 탈출해야 합니다. 호우 시 물이 차오르는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릅니다.

2. 만약 주행 중 타이어의 절반 정도 물에 잠겼다면, 빠르게 고지대로 이동해야 합니다. 

이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미끄러질 수 있으니 20~30km/h의 속도로 한 번에 지나는 게 좋습니다. 아울러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아야 합니다. 배기구로 물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어컨도 잠시 끄는 게 좋겠죠. 배기구가 없는 전기차라고 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3. 범퍼 위 엔진룸까지 물이 차올랐다면 즉시 차를 멈추고, 시동을 꺼야 합니다. 

차를 두고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니 시동을 끄기 전 가급적 창문과 선루프를 모두 열어두는 것을 잊지 마세요. 

4. 보닛 위, 창문까지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선 즉시 탈출해야 합니다. 

만약 창문이 닫혀 있다면 비상용 망치나, 시트의 헤드레스트를 뽑아 지지봉 끝으로 창을 깰 수 있습니다. 이때 창문의 중앙보다는 덜 단단한 모서리 부분을 힘껏 내리쳐야 쉽게 깰 수 있습니다. 
 

5. 창문을 깰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 문을 열고 탈출하세요.

외부 수압과 실내 기압의 차이로  문이 잘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차량 내·외부의 수위 차이가 30cm 이하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압 차가 줄어드는 순간 신속하게 문을 열어 탈출할 수 있습니다. 문은 물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여는 게 더 수월하겠죠. 

탈출 뒤에도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침수된 도로의 가로등, 신호등 근처의 감전 위험이나,  약해진 지반으로 인한 도로 파손, 또는 넘치는 물 때문에 하수구 맨홀 뚜껑이 열려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위를 잘 살피면서 신속하고 안전하게 탈출해야 합니다.

 


 

침수된 차량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침수 정도가 미미한 차량이라도 운전자가 직접 점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의 경우 엔진룸을 열면 주황색 고전압 케이블을 볼 수 있는데 감전의 위험이 있어 절대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됩니다. 견인 후 반드시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차가 침수되면 안팎에 토사가 쌓이거나 구석구석 부식이 생기는 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엔진만 하더라도 물이 들어가면 엔진을 통으로 교체하고 연관된 전자제어 장치들도 바꿔야 해서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엔 오히려 폐차하는 것이 쉬운 처리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침수 차량은 보험 처리가 될까요? 

우선 본인의 차에 피해가 생길 경우 일정 금액을 보상해주는 ‘자기차량손해 담보’ 또는 ‘자차 특약’에 가입돼 있어야 합니다. 보상 여부는 침수 당시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는데요. 경찰 통제 구역 및 침수 피해 예상 지역에 주차했거나 불법주차한 경우, 이미 물이 불어난 곳을 운행하다 침수된 경우에는 보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또, 안전한 곳에 주차했지만, 운전자가 깜빡하고 문이나 창문, 선루프를 열어 두었다가 빗물이 들어간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폭우가 내릴 때, 그리고 차가 침수됐을 때의 대처 방법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에, 미리 숙지해 두는 것이 좋겠죠. 물론, 잘 예방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장마철에는 어느 때보다 일기예보에 더 귀를 많이 열어 두고 위험에 대비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차를 아까워하지 마세요. 차를 버릴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 이미 대피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차는 다시 살 수 있지만 생명은 다시 살 수 없습니다. 언제나 안전이 우선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