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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현대트랜시스가 전하는 모빌리티 이슈

자동차 산업은 기술 혁신과 시장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기록적인 판매 실적 달성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전략도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 변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큰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목할 만한 변화를 함께 살펴봅니다.

 


 



1. 기아, 글로벌 판매 6000만대 '대기록' 달성 

 

 

기아가 글로벌 누적 판매 6,000만 대를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1962년 자동차 사업 진출 이후 62년 만의 성과입니다.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SUV 라인업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역대 최고 실적인 308만 대를 판매한 바 있습니다. 

기아의 이번 기록은 5,000만 대 판매를 넘어선 후 불과 4년 만의 성과입니다. 최근 가파른 성장 속도에 힘입어 기아의 국내 생산 및 수출 비중 또한 대폭 확대됐습니다. 



한편, 기아는 지난달 24일 스페인 타라고나에 위치한 타라코 아레나에서 ‘2025 기아 EV 데이’를 개최하고 올해 출시하는 첫 전기 세단 ‘EV4’,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최초 공개했습니다. 2026년 출시 예정인 ‘콘셉트 EV2’도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이날 공개된 전기차 3종을 통해 기아는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입니다. 유럽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모델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하며 현재 유럽을 휩쓸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를 압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송호성 기아 대표는 “기아는 초기 전기차 단계부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차 3종은 모든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해 전기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 ‘제조 동맹’ 강화하는 현대차와 삼성

글로벌 자동차와 전자 분야의 대표 기업인 현대차와 삼성이 ‘제조 동맹’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삼성SDI가 지난달 24일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26일에는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5G(5세대 이동통신) 신기술 협력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체결된 현대차그룹-삼성SDI간 협약은 로봇의 용도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로봇은 기능별로 필요한 배터리 종류도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현재 산업 현장에서는 배터리의 한계로 인해 로봇의 출력과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양 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 로봇에 맞는 최적의 배터리 공간을 확보하는 설계에 나설 계획입니다. 마련된 배터리 공간에는 에너지 밀도를 높인 전용 배터리를 장착해 로봇의 출력과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에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로봇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배터리 최대 충·방전 성능과 사용 시간 및 보증 수명 평가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용량 소재 개발에 착수합니다.
 

현대차-삼성전자 공동 개발 5G특화망 기술 '레드캡'을 적용한 완성차 무인검사 장비 테스트 현장


현대차-삼성은 배터리에 이어 통신과 스마트공장으로도 동맹을 확장했습니다.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5G레드캡’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한 첨단 ‘스마트공장’을 함께 구축하는 것입니다. ‘레드캡(Reduced Capability)’은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도록 기업 자체의 5G 통신망을 구축하는 기술로, 양사는 이미 기술 실증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첨단 산업용 장비와 로봇 즐비한 공장에서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더 많은 기기의 연결과 대용량 데이터의 고속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현대차는 “기존엔 자동 물류 로봇처럼 고성능 장비에만 5G 특화망을 적용했지만, 이 기술을 도입하면 차량 검사 장비나 소형 무선 공구, 카메라, 태블릿PC처럼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연결, 통합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며,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울산 전기차 신공장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공장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3. 트럼프 정부, 자동차 관세 25% 부과 발표


미국 트럼프 정부가 오는 4월 2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한국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 자동차 업계는 전체 자동차 수출의 절반 가량이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한 파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조지아 및 앨라배마 공장에서의 생산 증가를 논의 중입니다. 또한, 기존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 생산 라인을 조정하여 현지에서 생산되는 모델 비율을 높이는 방향 역시 고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와 유통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관세로 인해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미국 내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미루거나, 다른 브랜드 차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미국 내 자동차 딜러들과의 협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자국 내 생산 확대를 모색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관세 조치에 대해 미국 내 완성차 브랜드들도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의회 차원의 대응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보입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부품 조달 비용 증가와 소비자 부담 증가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대체 시장을 모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4. 산업부, 미래차 R&D에 5천억 원 투자


정부가 미래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 5천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합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과 공급망 안정화, AI 기반 모빌리티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총 4,990억 원의 예산 중 전기차·수소차에 2,328억 원, 자율주행차에 1,997억 원, 기반 구축에 665억 원이 배정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4,425억 원) 대비 12.8% 증가한 규모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성능 개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사이버 보안 강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등이 추진됩니다.


특히, 정부는 사고 없는 주행(Zero Accident), 운전자 개입 최소화(Zero Intervention), 기술 격차 없는 활용(Zero Gap)을 목표로 한 ‘3-제로(Zero) 전략’을 추진합니다. AI 반도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차량 내 초고속 통신반도체 개발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올해 1차 R&D 지원에는 총 40개 세부 과제가 포함되었습니다. 이 중 AI 기반 자율주행 안전 기술과 배터리 화재 감지 시스템 개발도 주요 과제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다중 출력 모드를 구현하는 '다중구동 고성능 EV 전동화 시스템'과 구동계 및 전력 변환 장치를 통합한 '5-in-1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도 포함돼, 전기차 성능 향상과 효율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5. 하이브리드 누적 등록 200만대 돌파

2024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하이브리드차,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친환경차의 인기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의 누적 등록 대수가 지난해 200만 대를 넘어선 데 이어, 친환경차의 누적 등록 비중도 두 자릿수로 올라섰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총 202만4481대입니다. 2008년 하이브리드차가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2년 말 누적 등록 대수 100만 대를 넘긴 후, 불과 2년 만에 다시 100만 대가 추가되었으며, 2024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인 48만 2349대가 등록됐습니다.


하이브리드 차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친환경차 누적 등록 비율도 전체의 10.4%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총 2629만8000대, 그 중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차는 274만 6000대입니다. 해당 비율이 두 자리 수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19년 2.5%였던 것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전망하는 한편, 당분간 그 연결 지점에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6. 글로벌 자동차 업계, 변화하는 경쟁 구도

일본 2, 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닛산의 합병이 무산됐습니다. 각사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합병 협의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합병 무산이 무산된 결정적 계기는 합병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입니다. 양사는 작년 말 지주사를 설립해 혼다와 닛산을 지주사의 자회사로 두는 합의를 체결했지만, 혼다 측에서 닛산을 혼다의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닛산이 반발한 것입니다.

 

 


또한, 합병으로 얻게 될 시너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효과를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양사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 시장이 유사한 데다,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위주 모델을 보유한 점도 겹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합병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는 대신, 강점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양사 모두 후발 주자인 전기차,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도 이끌어갈 중추가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창안차와 둥펑차의 합병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성사될 경우 글로벌 7위 규모의 자동차 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며, 이는 전기차 시장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창안차-둥펑차 합병 성사시 글로벌 7위 규모의 자동차 기업이 탄생하게 됩니다

 

폭스바겐은 중국 전기차의 저가 공세에 맞서 2만 유로(약 3천만원)짜리 해치백 모델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신형 전기차 모델 'ID.1'로, 폭스바겐은 해당 모델의 이미지를 공개하고, 2027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CEO는 ID.1이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수익성 좋은 '유럽을 위한'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폭스바겐이 공개한 2만 유로 전기차 ID.1 이미지


BMW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에 대응하여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출시 전략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각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흐름에 맞춰 유연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전기차 기업 니콜라는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부채규모는 약 100억 달러입니다. 한때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던 니콜라는 실제로 수소전기 트럭을 만들 기술이 없음이 드러나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동화 기술의 발전, 글로벌 시장의 재편, 그리고 ESG 경영 실천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리며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은 시시각각 변화 중입니다. 다음 달에도 변화무쌍한 모빌리티 업계의 트렌드와 이슈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콘텐츠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