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가만히 앉아서 TV를 보는데, 도시어부가 나왔습니다. 이덕화 배우가 월척을 낚아 올리고 이경규 개그맨이 배 아픈 소리로 외치는 장면을 보며 저는 ‘저 고기가 내 고기였어야 해!’라고 생각했죠. 먹방을 보면 그 음식을 먹고 싶듯이 낚시 방송을 보면 ‘나도 잡아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듭니다. 사실 어린 시절 아빠 손을 잡고 낚시를 처음 따라간 날, 물고기에게 물리면서 낚시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주변에 낚시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 자연산 회 맛도 볼 겸 몇 번 따라가다 보니 손맛을 알게 되었고, 어느새 저는 낚싯배를 타고 있었죠.
낚시는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고기가 잘 잡힐까 고민하기도 하고, 고기가 잘 잡히는 날에는 옆의 친구와 기쁨을 나누기도 하죠. 현대트랜시스에서 일하는 것도 낚시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다 보면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고, 일이 잘 성사되면 동료와 기쁨을 나누는 것처럼요. 좌충우돌, 낚시 초보의 본격 낚시 도전기! 즐거움과 배움을 낚으러 저와 함께 떠나보실까요?
낚시, 시작이 반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시작이 반이죠. 낚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바다에 가야 하는데요. 배를 예약하고 나면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배를 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서해를 기준으로 동탄에서 새벽 2시쯤에는 출발해야 하죠. 전날 일찍 자두는 것은 필수입니다.
낚시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장비가 필요합니다. 눈이 부시기 때문에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 모자, 장갑, 긴 소매 옷 등이 필요하죠. 무엇보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신분증은 없으면 배를 타지 못합니다. 이 밖에도 멀미약, 아이스박스, 지퍼백, 낚싯대, 릴 등 필요한 장비들이 어종마다 다르기도 합니다. 낚시가 처음이라면 경험자에게 필요한 목록을 물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기가 있는 곳으로 출발할 때 새벽 바닷바람이 차가우니 계절에 맞게 바람막이 혹은 패딩도 꼭 챙겨가세요.
초보자라면? 주꾸미 낚시를!
만약 배낚시가 처음이라면? 주꾸미 낚시를 추천합니다. 초보자도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주꾸미 낚시를 하러 갔다가 빈손으로 온 경우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니까요. 배를 타고 30분가량 나가면 삐! 소리와 함께 낚싯대를 드리웁니다. 처음 갔을 때는 추가 바닥에 닿은 건지 아닌지 간신히 알았죠. 그렇게 있다가 살짝 당기는 느낌이 들어 챔질하고 쭉 올려보니 주꾸미가 한 마리씩 올라왔습니다. 올라온 주꾸미는 개인망으로 넣었다가 나중에 아이스박스로 옮깁니다. 간혹 갑오징어가 올라오기도 하는데, 바로 올리기보다 배 아래 쪽에 툭툭 쳐서 먹 묵을 빼내고 망으로 넣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방차처럼 내뿜는 먹물을 뒤집어쓰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낚시도 식후경, 직접 해 먹는 요리
직접 잡은 주꾸미와 갑오징어는 지퍼락에 넣어 아이스박스에 보관했다가, 낚시가 끝나면 집에 가져와서 요리를 해먹을 수 있습니다. 주꾸미를 라면에 넣어 먹거나 주꾸미 삼겹살볶음을 해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직접 잡은 주꾸미로 요리를 해 먹는 것도 낚시의 재미 포인트입니다.
광어 낚시는 오히려 쉽죠. 그냥 낚시대를 잡고 있다가 광어가 물어서 훅 당길 때 낚시대를 챔질해서 올리면 쉽게 잡힙니다. 주꾸미는 에기(인공미끼)를 타고 올라왔는지를 손의 감으로 무게를 가늠하거나 낚싯대 끝의 움직임으로 파악해야 해서 실력에 의해 조과량이 판가름 나죠. 하지만 광어는 낚싯대를 물었는지, 안 물었는지 확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실력보다는 운이 지배하는 요소가 커서 초보자와 고수의 조과량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광어는 잡으면 케이블 타이를 색깔별로 꼬리에 묶어 주인을 표시합니다. 낚시가 끝나고 부둣가에 도착하면 광어를 들고 횟집에 가서 회를 쳐 달라고 요청합니다. 평소에 일반적으로 횟집에서 사 먹는 광어도 맛이 좋지만, 자연상 대 광어를 직접 먹어본 그 경험은 절대 잊지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원투 낚시의 진짜 묘미
바다낚시에는 배낚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안가에서 던져서 잡는 원투 낚시가 있는데, 원투 낚싯대는 펼치면 4~5m정도의 긴 길이를 가지고 있죠. 이를 이용해 해안가에서 100m정도 먼 거리를 던져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원투 낚시는 낚시 포인트에 가서 줄만 내리면 되는 배낚시와 달리 자신이 직접 포인트를 찾아다녀야 합니다. 처음에는 무슨 기준으로 낚시를 해야 할지 몰라서 낚시하는 아저씨들 옆에서 자리 잡고 던져봤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잡는 날 보다 그냥 집에 오는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짱뚱어 한 마리만 잡아 온 날이 있기도 했고, 어느 날은 우럭 한 마리를 잡은 날도 있었습니다. 한동안 낚시보다는 캠핑에 가까울 정도로 잘 잡히지 않았는데, 최근에 바닷장어 4마리를 잡으면서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았습니다.
최근 ‘도시어부’ 프로그램 이후 낚시꾼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배를 예약하기가 쉽지 않으니, 원하는 날짜에 맞게 미리미리 예약해야 탈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배보다는 원투 낚시로 바닷가에서 사람들과 떨어져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낚시에는 승패 같은 경쟁이 없고, 내 실력이나 운에 따라 조과량이 차이가 나게 되어 타 스포츠와 달리 훈훈하게 진행됩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들과 혹은 소중한 사람과 낚시를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김관수 크리에이터
사진 김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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