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가운데 엔진 다음으로 비싼 부품은 무엇인지 아시나요? 엔진의 힘을 바퀴로 전달해주는 변속기일까요? 차제를 구성하는 프레임일까요? 정답은 자동차 시트입니다.
자동차 시트는 주행 시 승차감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 건강까지 직결되어 있는 중요한 기능인데요. 특히 자동차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시트의 기능과 재질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9일 방송된 MBC 표준FM ‘권용주, 김나진의 차카차카’에는 현대트랜시스 시트설계4팀 장수근 팀장이 출연해 자동차 시트에 적용된 다양한 기능부터 미래에는 어떤 첨단 기술을 탑재한 차량이 등장할지 등 자동차 시트 관련 유용한 정보들을 흥미롭게 들려주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현대트랜시스는 어떤 곳입니까?
현대트랜시스는 자동차 시트와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부품사입니다.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을 비롯해 최고급 차종의 시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의 전기차 시트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저희 팀을 비롯해 총 다섯개의 설계팀이 지역별, 차량별 시트를 나누어 연구를 하고 있죠.
Q. 자동차 제조사들이 시트 설계와 제작에 많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동차 시트는 2만개 이상으로 구성된 자동차 부품 중 엔진 다음으로 가장 비싸고 중요한 소재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트가 그냥 일반적인 의자라고 생각하셔서 편하게 만들면 되지 않냐는 분들도 있지만, 이 안에 얼마나 많은 재료와 기술이 들어가는지 알면 다들 놀라실 텐데요.
자동차 시트는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고 탑승자 보호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체공학, 디자인공학, 재료공학, 메커니즘 공학 등 다양한 공학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 부품은 바로 시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국내외 자동차 시트 관련 기술이나 디자인 등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까?
제네시스 브랜드는 국내 대형세단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G90 시트의 경우 그 해에 가장 편안한 자세를 구현하는 제품에게 주어지는 독일 척추 건강협회(AGR)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또한 세계 최초로 12셀을 적용한 공압 마사지 시스템으로 NET(New Excellent Technology)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Q. 자동차 시트가 언제부터 이렇게 이렇게 중요해지고, 그 기능이 발달하기 시작했습니까?
과거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은 엔진이었습니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생산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시트의 기능 역시 크게 발전하게 되었죠.
안전벨트를 예를 들어 설명 드리자면 자동차 충돌로 인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1959년 처음으로 3점식 안전벨트가 보급되었으며, 1969년부터는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시트에 헤드레스트 장착이 의무화되었습니다. 헤드레스트는 운전자의 뒷목을 보호해주는 중요한 안전 부품인데요. 이러한 기본 기능부터 시작해 지금은 훨씬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Q. 시트와 안전의 상관관계 등을 증명하기 위해서 어떤 실험이나 연구들을 하고 있나요?
자동차 충돌 시에 승객의 안전을 지켜 주기 위해서는 가볍고 강력한 프레임이 필요한데요. 머리나 흉부에 상해치를 최소화 시키기 위해 패키지적으로 충격 흡수 구조들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헤드레스트와 머리 간격들을 조정해 가장 안전하게 설계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필요 시, 정형외과 전문의나 안전에 관한 소프트웨어 쪽에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있고요.
Q. 시트의 종류가 아주 많은데, 어떤 종류들이 있나요?
기본적으로 1열 시트는 운전자 위주로 구성되고 있는데 1열 기준으로 일반시트 외 전동시트, 위치를 기억하는 메모리시트, 어깨를 감싸주는 버킷시트, 백과 헤드리스트가 일체형이 되는 하이백시트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2열은 주로 공간 활용을 위하여 시트가 회전하는 스위블 시트, 탈착 시트, 릴렉션 시트, 전후/좌우가 움직이는 매직 슬라이드 시트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장거리 운전 시,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적용되는 기술이 있을까요?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원단의 재질, 패드의 물성, 패딩제 같은 재료를 선정해서 승차감 향상을 하고 있는데요.
타이어 진동이나 시트에 있는 진동들은 승차감을 저해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소음/진동 개선기술(NVH: Noise, Vibration, Harshness), 작동 중 소음 노이즈 제거 기술(BSR: Buzz, Squeak, Rattle) 등 정해진 평가 과정들을 통해서 작동 노이즈 등을 제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이라고 하는데요. 자세 보조 기능으로 1시간 주행하면 자세를 교정해주거나 스마트 소프트 모드를 적용해 승차감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주목하고 있는 에르고 모션 시트(인체공학)에는 7개의 공기 주머니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 공기 주머니는 주행 시 안락감과 착좌감을 제공하며 개별 제어를 통해 스트레칭 모드를 제공하는 인간 공학적 시트입니다.
Q. 컬러나 디자인 같은 것도 연구를 많이 하시나요? 까다로운 점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트는 차에서 가장 오래 앉아 있기도 하고 바로 만지면 피부에 접촉이 되는 것이라 디자인적 요소를 많이 고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뒷자석이나 동승석에 앉았을 때 디자인적 요소에 가장 민감한 것도 시트입니다. 그래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봉제 패턴, 컬러, 퀼팅 디자인 등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합니다.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부분에 대한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어떤 시트가 가장 좋은 시트인가요?
유럽에서는 보통 직물을 요구하고 국내에서는 가죽 소재를 선호하는데 최근에는 친환경이라고 해서 최근 개발한 실리콘 인조 가죽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이자 부드러운 실리콘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방오 기능이라고 하는 오염이 덜 되는 기능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자동차의 시트 커버링이나 안에 들어가는 폼패드를 친환경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유해물질을 저감한 폼패드나 자연소재를 활용한 내장재 등 친환경소재 개발 집중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또한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의 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연구과정에서 나오는 가죽을 남김없이 쓰고 재활용하기 위해 남은 가죽 자투리를 모아 재생가죽을 만들어서 커버링에 쓰고 있는데요. 이렇게 완성한 시트를 지난 2월 세계가죽전시회인 리니아펠레에서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다음달 6일에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위크 전시회에도 참가해 미래시트의 친환경 소재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Q. 보통 자동차를 구매하면 시트는 교체하지 않고 오래 쓰기 마련인데요. 차의 수명만큼 내구성도 중요한데 내구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시트의 내구성은 보통 10년 기준으로 검증을 하고 있는데요. 차의 수명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한계 내구실험이라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차량이 아주 오래 운행한다고 해도 시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끔 내구성을 갖추려고 여러 환경에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Q. 미래에는 시트에 어떤 기능까지 담길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미래에는 자동차의 움직이는 생활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편리한 승하차를 도울 수 있는 ‘이지 엑세스 모드’,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차일드 케어 모드’가 있습니다. 차일드 케어 모드는 콘솔이 운전석과 2열석이 같이 움직이게 만들어 아이와 보호자를 가급적 밀접하게 있을 수 있게 도와주는 모드입니다. 또한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헬스 케어 기술인 ‘웰니스 서포트 모드’, 독립적인 가상 공간을 구현하는 ‘개인화 모드’ 등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자동차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인 ‘권용주, 김나진의 차카차카’에 출연한 장수근 팀장과 함께 자동차 시트의 궁금증을 해소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는데요.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현대트랜시스의 행보에도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리며, 해당 방송은 아래 링크를 통해 다시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듣기(팟캐스트) | 권용주, 김나진의 차카차카 (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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