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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aS와 LaaS 넘어 TaaS로, 모빌리티 트렌드 변화

 

 

최근 모빌리티 시장에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다소 생소한 용어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습니다.

 

사람의 이동을 의미하는 MaaS와 사물의 이동을 뜻하는 LaaS, 이 두 가지를 더한 포괄적인 수송 서비스인 TaaS도 그 중 하나인데요. 미래 모빌리티 트렌트로 떠오르고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개념과 서비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차세대 이동수단 MaaS, LaaS, TaaS가 뭐길래?

사용자가 윔(Whim)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출처: Whim)

 

MaaS(Mobility as a Service)는 사람의 이동 관점에서 기차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비롯해 택시, 공유 차량 등 모빌리티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줄 뿐만 아니라 이동수단에 대한 예약과 요금 결제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인데요.

 

대표적인 해외 사례로는 2016년 핀란드의 스타트업 ‘MaaS 글로벌’과 핀란드 정부, 헬싱키 교통정보국이 추진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윔(Whim)’을 들 수 있습니다. 윔은 기차, 버스, 택시, 공유 자전거 등 분산되어 있는 다양한 이동수단을 하나의 앱으로 연계하고, 실시간 교통상황과 날씨, 비용까지 고려한 맞춤형 길 찾기와 월 구독형 교통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MaaS를 지향하는 카카오T 앱 (사진출처: 카카오모빌리티)

 

국내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쏘카’ 등이 MaaS를 목표로 자사의 앱 내에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들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는 처음에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렌터카와 공유 자전거, 항공 및 기차 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티맵모빌리티의 ‘티맵’ 역시 택시 호출과 대리운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점차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브라이트 드롭의 물류 서비스 (사진출처: 브라이트 드롭)

 

LaaS는 사람이 아닌 물류의 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식품을 배달하거나 화물 운송을 중계하는 플랫폼으로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사람의 이동이 제한된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택시 서비스로 시작해 음식 배달로 확장된 ‘우버 이츠’, 전기차를 통해 물류 운송을 쉽게 하겠다는 GM의 물류 사업 ‘브라이트 드롭’ 등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 내에서 퀵 서비스를 시작하며 LaaS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MaaS와 LaaS를 아우르는 TaaS

MaaS, LaaS, TaaS 의 개념도

 

앞서 살펴본 MaaS와 LaaS가 이동의 대상을 중심으로 이동수단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관점이라면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는 이동의 대상에 구분을 두지 않고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모두 아우르는 상위 개념입니다.

 

TaaS는 2017년 토니 세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리싱크X보고서’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세바 교수는 이 보고서에서 자율주행 전기차가 등장하면 그동안 자동차 제조와 판매에 의존해 온 기존의 자동차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그는 비용 효율성 때문에 향후 10년 안에 무려 95%의 미국인들이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기업이 소유한 자동차를 필요할 때마다 대여해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말 그대로 자동차 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는 것이죠.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무인 로보택시 유료 운행을 시작한 크루즈 (시진출처: 크루즈)

 

TaaS는 통상적으로 4단계로 구분됩니다. TaaS 1.0은 콜택시, 카카오택시 등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TaaS 1.5는 여기에 측위 기술이 더해져 같은 방향의 승객이 합승하는 모델이며, TaaS 2.0부터는 자율주행 개념이 포함되어 스스로 주행하지만 사람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TaaS 3.0은 완전 무인 자율주행 상태로, 사람과 물류 운송이 모두 가능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뜻합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TaaS 3.0 시대가 도래하면 부분적으로는 대중교통수단보다 비용이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 단계를 땅 위를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로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 중심 비즈니스 방향으로 나아가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포티투닷이 개발한 자율주행 PBV (사진출처: 포티투닷)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는 ‘TaaS본부’를 신설했습니다. TaaS본부는 MaaS와 LaaS를 포괄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전략 수립부터 기획, 개발, 운영까지 전담하는 조직인데요. TaaS 관련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지난 8월 현대차그룹은 설립 초기부터 지분 투자를 해온 모빌리티 플랫폼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포티투닷은 라이다 없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업체로, 카메라와 레이더, 글로벌내비게이션시스템(GNSS) 등을 통합한 인공지능으로 주변 환경과 차량 상태를 인식하고 예측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지도도 자체 기술로 구현한 경량화 지도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자율주행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 로보 택시 (사진출처: 모셔널)

 

최근에는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전문 기업 앱티브의 합작법인인 모셔널이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 택시를 활용한 레벨4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업계 최초의 자율주행 카헤일링, 배송 파트너십으로 모셔널과 우버는 올해 말부터 10년간 미국 전역에 로보 택시를 대량 공급하며 로보 택시 대중화와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모셔널은 우버의 차량 공급과 배치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받아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버는 고객 대기 시간과 요금을 낮춰 더 나은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모셔널이 제공하는 우버이츠 배송 서비스 (사진출처: 모셔널)

 

이외에도 모셔널은 올해 초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버이츠 고객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음식 배달을 시행하고 있으며 더 많은 매장을 대상으로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TaaS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법 제도 개선, 자동차 공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자율주행 기술과 인프라의 기술 발전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완전 자율주행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 자율주행 기술이 완전해지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가장 편한 방법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사람과 물류를 나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주차와 교통체증 등 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에게 더욱 쾌적한 삶을 선사할 TaaS의 발전을 주시해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