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가 지구촌 전역에서 빈번하게 발생되며 친환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필(必) 환경’ 시대에 맞춰 IT 기술 요소도 기업의 ESG 경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책임지는 ESG 경영과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IT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SG와 IT가 함께 여는 '새로운 기회'
ESG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하루아침에 바꿔 놓은 코로나19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의 규모와 빈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이 모든 현상은 인류가 맞닥뜨리고 있는 ‘기후 위기’가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친환경 및 ESG 관련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친환경을 포함한 ESG 경영은 ‘하면 더 좋은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챙겨야 하는 필수 요소’가 되어버린 것이죠.
ESG 경영을 위해서는 IT 최첨단 기술의 발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엑센츄어는 지난해 한 보고서를 통해 “IT와 ESG의 결합에 성공한 기업이 ‘미래 시장의 리더’로 자리 잡을 확률이 2.5배 높다”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이 둘을 연계하여 더 높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ESG와 IT는 어떤 연결성이 있을까요? 팬데믹과 함께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구글, 메타와 같은 글로벌 테크 기업 외에도 유통, 금융 등 많은 기업이 IT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데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우리의 일상이 편해질수록 놓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 에너지입니다. 대표적으로 구글, 아마존, 네이버와 같은 테크 기업들은 24시간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고,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의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 설비도 추가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성공해도 ESG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걸 뜻하죠.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열쇠, IT 기술
I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기업들은 많은 전력을 소모하고, 그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위험이 높습니다. ESG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이 시점에서 기업의 생존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는데요. 이런 리스크를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위한 가장 큰 무기는 바로 IT 기술의 활용인 셈입니다.
AI(인공지능)나 클라우드 같은 IT 기술의 발전을 통해 기업이 부딪친 ESG 관련 위기를 해결하고, 오히려 이를 성공의 기회로 전환한 사례는 차고 넘칩니다.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는 몇 해 전 팜유를 공급받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았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니레버는 2020년 최첨단 IT 기술에 기반한 솔루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해 8월 인공위성과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을 활용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죠.
AI를 활용한 지리 분석 시스템으로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지의 산림 파괴 여부와 공급망의 실시간 물류량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유니레버의 이런 시도는 ESG와 IT 기술을 결합한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구글은 최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ESG 트랜스포메이션 시장을 발굴하고 있는데요.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딥마인드 범용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클린 에너지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입니다.
이 외에 패션 사업이 환경 리스크를 평가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글로벌 파이버 임팩트 익스플로러(Global Fibre Impact Explorer, GFIE)’를 개발했습니다.
구글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대기오염과 생물 다양성, 온실가스, 물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확인하고, 원자재나 공급망 데이터를 기반으로 20가지 이상의 섬유 환경 리스트를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플랫폼은 세계자연기금(WWF), 패션기업 스텔라 매카트니, 섬유 거래소와 협력하여 개발되었으며 올해 공식 서비스 출시 예정입니다.
이처럼 구글은 IT 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직접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죠.
ESG와 IT간의 시너지가 곧, 미래 경쟁력
ESG 경영과 관련해 IT가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는 ‘탄소 저감 기술’입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을 기점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잇따라 넷제로를 선언했는데요.
넷제로는 기업이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이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탄소 중립이라는 용어로도 불립니다.
넷제로 선언은 친환경과 같은 ESG 경영을 향한 기업들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자 기업과 사회의 약속입니다. 다시 말해 넷제로를 선언한 기업들은 혹독한 검증 작업을 거치게 되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사회적인 평판을 비롯해 기업 경영에도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 저감과 같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1년 미국 경제지 IBD(Investor’s Business Daily)는 ‘ESG 경영 100대 우수기업’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1위에 오른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인데요. 최근 3년간 ESG와 관련한 분야의 성장률이 25%에 달한다는 분석입니다.
탄소 저감 기술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먼저 약 10억 달러 (약 1조 원) 규모의 기후 혁신펀드(Climate Innovation Fund)를 조성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구축에도 적극적인데요.
순환 경제란, 자원을 사용한 뒤 이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 모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순환 경제에 중점을 둔 미국 투자사인 ‘클로즈드 루프 파트너스(Closed Looppartners) 펀드에 3000만 달러(약 355억 원)를 투자하는 등 적극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넷제로를 비롯해 ESG 관련 성과가 기업의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아가며, 이와 관련한 IT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기업들의 ESG 관련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기에 IT 솔루션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의 ESG 솔루션스 그룹은 지난해 은행과 보험사 등 자산운용이 중요한 기업들을 타겟으로 ‘기후 솔루션’을 출시했습니다. 이들은 글로벌 상장사 5000여 곳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후 위험에 대한 투자 대상 기업의 리스트를 분석하고, 기후 위험에 대한 투자 대상 기업의 리스크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 기업들의 친환경 전환과 관련한 성과를 평가하고, 저탄소 지표와 같은 ‘넷제로’ 목표 달성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를 제공하죠. 또한 기업들의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지지 여부와 그 이행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관리는 물론 각 기업들이 스스로 ESG 지표를 관리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양희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ESG 경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IT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가능한 만큼 ESG와 IT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글 이정흔 IT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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