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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서 충전하는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온다!

 

사진출처: 라이트이어

 

여러분은 ‘친환경 전기차’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전기 충전을 통해 구동하는 배터리 전기차(BEV)를 떠올리실 텐데요.

 

최근에는 태양광으로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전지에 저장해 충전하는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란 무엇이고, 글로벌 시장에선 어떤 플레이어들이 활약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전기차, 장점부터 똑똑하게!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에 탑재된 솔라루프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말 그대로 전기차 배터리 팩과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차량을 의미합니다. 현재 전기차의 메인 동력을 태양광으로 보조하는 형태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미국에서는 100% 태양광만으로 동력을 얻는 자동차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장점은 ‘가벼움’입니다. 전기차의 무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배터리입니다. 반면 전기차 대비 배터리 의존도가 낮은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워 보다 많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충전이 번거롭지 않다는 점도 장점인데요. 충전소나 충전기가 없어도 태양광으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충전 인프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태양광 전기차의 시장 규모가 2023년 3억 2950만 달러에서 매년 43.3% 수준으로 성장해 2030년이면 40억 8,760만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태양광을 비롯한 새로운 대체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미래 환경을 충전하는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 선도 기업

라이트이어의 1세대 태양광 전기차 모델, 라이트이어 제로(0) (사진출처: 라이트이어)

 

네덜란드의 태양광 자동차 회사 라이트이어는 2019년 1세대 태양광 자동차 모델 ‘라이트이어 제로(0)’를 공개했습니다. 라이트이어 제로는 자동차 후드부터 천장까지 약 1,000개의 태양광 패널을 탑재하고 있는데요.

 

1회 충전 시 유럽 WLTP 기준 560km 주행이 가능하며, 태양광 충전을 통해 달릴 수 있는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약 70km입니다. 기후별로 차이는 있으나 매년 6,000~11,000km의 주행거리를 태양광 충전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이어는 최근 첫 번째 모델인 라이트이어 제로의 생산을 중단하고 후속 모델인 라이트이어 2에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라이트이어 2는 기존 전기차보다 3배 적은 충전을 필요로 하며, 일반 가정용 소켓으로도 충전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이어 2는 2025년 말 생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미국 앱테라가 공개한 감마 버전 (사진출처: 앱테라)

 

미국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는 2022년 9월 주행거리 1,600km인 3륜 태양광 전기차 감마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앱테라가 출시한 태양광 전기차는 바퀴가 세 개로 전륜구동에 곡선으로 디자인되어 공기에 저항하는 항력 계수가 0.13에 불과한데요. 테슬라 모델S의 항력 계수가 0.2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셈이죠.

 

또한 차체도 경량 복합 소재로 구성해 주행거리를 늘렸습니다. 이 태양광 전기차는 태양광 충전으로 하루 평균 약 70km를 달릴 수 있으며, 올해 안에 생산에 나설 예정입니다.

 

소노모터스의 태양광 전기차, 시온(Sion) (사진출처: 소노모터스)

 

독일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소노모터스는 올해 중반부터 유럽에서 태양광 전기차 ‘시온’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시온에는 지붕, 후드 등 차량 외부 전체에 465개의 태양광 전지가 부착되며, 태양광 발전만으로 하루 최대 약 21km를 달릴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4만 2,000대가 예약되었고, 2030년까지 25만 7,000대의 시온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화물 적재함을 덮는 태양광 패널을 옵션으로 제공하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사진출처: 테슬라)

 

기존 완성차 업체도 태양광 전기차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2016년 태양광 에너지 기업 ‘솔라시티’를 인수해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낮은 에너지 효율과 안전 등을 이유로 모델3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려다 포기하는 듯했지만, 2021년 공개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옵션으로 화물 적재함을 덮는 태양광 패널 특허를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아이덴엑스포에서 태양광 패널과 스타링크를 탑재한 차량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태양전지를 탑재한 솔라루프가 장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EQXX 콘셉트 모델 (사진출처: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1월 공개한 비전 EQXX에 117개의 태양전지를 탑재한 솔라루프를 장착했습니다. 비전 EQXX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최대 25km를 추가로 달릴 수 있는 전력을 얻을 수 있으며, 차량 내 온도 조절, 조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기타 장치에 필요한 전력도 일정 부분 수급하는데요. 독특하게도 태양광으로 얻은 전력을 리튬이온배터리에 직접 저장하지 않고 별도의 리튬인산철배터리에 공급, 저장하여 사용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아우디는 중국 태양광 전문 업체 하너지와 2017년부터 태양광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고, BMW나 스텔란티스, GM 등도 중장기적으로 솔라루프를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준비하는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는 2019년 국내 양산차 최초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솔라루프를 적용했고, 현재 LG전자와 함께 솔라루프 기술을 개발해 제네시스 G80에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1세대 실리콘형 솔라루프, 2세대 반투명 솔라루프, 3세대 차체형 경량 솔라리드 등 총 3가지 형태의 솔라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요.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할 1세대 솔라루프는 일반 루프에 양산형 실리콘 태양전지를 장착한 형태로, 계절 및 사용 환경에 따라 하루 30~60%가량 배터리 충전이 가능합니다.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2세대 반투명 솔라루프는 불투명한 1세대 루프와는 다르게 투과, 개폐형 옵션으로 개발되어 파노라마 선루프에 반투명 태양전지를 장착하는 형태입니다. 선행 연구되고 있는 3세대 차체형 경량 솔라리드는 출력 극대화를 위해 차량 리드와 루프 강판에 태양전지를 일체형으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자동차 솔라루프 시스템에 적용되는 고효율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사진출처: UNIST 뉴스센터)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현대차그룹-유니스트 모빌리티용 차세대 태양전지 공동 연구실’을 설치하고, 2025년 5월까지 차세대 차량용 태양전지를 공동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선 ‘고효율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소자 태양전지 기술’을 연구 중인데요.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의 태양광 효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기존의 태양광 패널과 달리 차량에 얇게 도포하는 형태로 설치할 수 있어 무게와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솔라루프가 적용된 제네시스 G80

 

태양광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상용화되려면 아직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먼저 불규칙한 일조량이나 야간 충전 등 태양광 발전이 가진 단점을 극복할 기술력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또한 태양전지 자체의 발전 효율성도 개선되어야 하죠.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태양열 전지판의 최고 광전 효율은 20~35% 수준인데요. 자동차를 움직일 만큼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려면 태양광 전지판을 많이 달아야 하는데 무게도 무거울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태양광 에너지는 화석연료처럼 고갈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영구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입니다. 열효율성이 뛰어나 연료 손실이 거의 없고,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유지비가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죠.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태양광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기술 발전에 힘입어 머잖아 우리나라에서도 주유나 전기, 수소 충전을 하지 않고 ‘무한 주행’이 가능한 태양광 자동차를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