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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 Zoom] 이동식 발전소가 된 전기차, V2X 기술 총정리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는 43만 7486대로 2019년(6만5225대)보다 6.7배가 증가했습니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차량의 전기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V2X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V2X에서 V는 자동차(Vehicle)를, X는 전기를 공급받는 대상(Everything)을 의미합니다. 특정 대상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로, X가 되는 대상에 따라 V2L, V2V, V2G 등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전기차를 초대형 보조 배터리처럼, V2L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V2L(Vehicle to Load)은 전기차를 보조 배터리처럼 사용해 외부 장치에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입니다. 가정에서 콘센트를 꽂아 전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야외에서도 전기차의 내부 전력을 이용해 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내연기관 차량에서도 전기를 쓸 수 있지만, 사용 가능한 전력량은 200~300W로 매우 제한적입니다. 반면 대용량의 배터리를 활용하는 V2L은 약 3,600W의 전력이 순간 출력이 가능해 다수의 전자 제품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기존에도 V2L 기술은 존재했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입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GV60, GV70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적용되었고, 국내에서는 캠핑 트렌드에 발맞춰 차박, 캠핑용 기술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남은 전기를 되팔 수 있다고? V2G

전기차 양방향 충방전 기능인 V2G 개념도 (사진출처: nuvve)

 

V2G(Vehicle to Grid)는 전기차와 스마트그리드로 전력망을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전기차에서 쓰고 남은 유휴 전력을 전기가 필요한 곳에 공급할 수 있는데요.

 

전기차 운전자는 전기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배터리를 가득 충전하고, 출근할 때 전기차를 이용한 뒤 배터리에 남은 전력을 전기 사용량이 몰리는 시간에 전력회사에 팔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력회사는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전기차 운전자는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V2G 기술은 시범사업에 그치고 있습니다. 2009년 제주도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현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사업 모델을 개발했고,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필요한 양방향 충전기를 개발했는데요.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닛산 리프, 포드 F-150 라이트닝 등 일부의 전기차에 이 기술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프로테라

 

미국 정부는 지난해 전기 스쿨버스를 보급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한편 스쿨버스에 남은 전력을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V2G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쿨버스는 하루 평균 18시간 주차되어 있고 방학 기간에는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잉여 전력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2021년 토마스 빌트 버스는 프로테라와 제휴해 두 대의 전기 스쿨버스가 약 600가구에 필요한 전력량인 10MWh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시범적으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재난 시에 유용한 V2H와 V2B, 차로 차를 충전하는 V2V

재난 관리에서 EV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닛산 리-리프의 작업 모습 (사진출처: 닛산스토리)

 

V2H(Vehicle to Home)와 V2B(Vehicle to Building)는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가정용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에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입니다. 평상시는 물론 정전이 일어났거나 지진, 홍수 같은 재난 발생 시 V2H나 V2B 기술을 활용해 가정에 빠르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태양광이나 지열 발전 등 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때 주간의 태양광 발전의 전력을 전기차에 모아 야간에 사용하는 식으로 불안정한 전력 생산량을 보완하는 대안이 됩니다. 일본의 도쿄전력(Tepco)은 10대의 닛산 리프(Leaf)가 1시간 동안 1,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V2V(Vehicle to Vehicle)는 전기차 배터리로 다른 전기차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입니다. 최대 3,600W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차로 전력이 부족한 전기차를 충전하면 가정용 전력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두 대의 전기차를 커넥터로 연결하면 차량 간 통신이 이뤄지고, 배터리 잔량이 부족한 차량으로 전력이 공급되는 방식입니다.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2016년부터 V2V 충전이 가능한 차량을 이용해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존엔 아이오닉과 코나의 EV 차량 트렁크에 별도로 162L 용량의 방전 제어기를 설치해 운영했지만, 지금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V2V 급속 충전 기술을 적용해 제어기의 크기를 1.8L로 줄이고 충전에 드는 시간도 대폭 줄였습니다.

 

우리나라 V2G 기술, 어디까지 왔나?

V2G 기술이 적용된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사진출처: 포드)

 

전 세계적으로 V2G 기술이 보편화되진 않았지만 미국과 일본, 영국, 덴마크 등에선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은 외부 전력 공급이 가능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주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에 V2G 기능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올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3차 지능형 전력망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전기차를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했는데요.

 

아직까지는 관련 기술을 접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해당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력망과 전기차가 연결되는 양방향 충전 인프라가 먼저 보급 및 확대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차량과 충전기, 전력망이 서로 호환될 수 있도록 표준화된 기술, 충방전을 반복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막는 기술 확보도 필요합니다.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개인이 소유한 자동차가 실제로 운행되는 시간은 하루의 2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V2X 기술을 활용해 도심 어딘가 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전력 공급과 저장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전력 사용의 비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뿐만 아니라 에너지 생산에 드는 자원을 줄여 환경도 보호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하이브리드차부터 전기차까지 모든 친환경차에 적용 가능한 폭 넓은 전동화 파워트레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특히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가 통합된 일체형 구조의 전기차 구동시스템은 현대트랜시스의 전동화 기술이 집약된 핵심 부품입니다. 이처럼 전기차 관련 기술 영역을 선도하기 위한 현대트랜시스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