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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터 100까지] 자율주행 자동차는 어떻게 발전했을까?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BMW, 볼보,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레벨3 기능이 담긴 자율주행차 출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도 자율주행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하곤 했죠. 이처럼 상상 속에만 머물던 자율주행 자동차는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었을까요?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의 시작

라디오 신호를 통해 제어한 아메리칸 원더 (사진출처: 위키미디어)

 

자율주행 자동차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25년 미 육군의 전기 기술자였던 프랜시스 후디나는 후디나 라디오 컨트롤이라는 무선 장비 회사를 설립하고,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자동차 ‘아메리칸 원더(American Wonder)’를 개발했는데요.

 

이 자동차는 자체에 송신 안테나와 소형 전기 모터를 장착한 것으로, 라디오 신호를 통해 다른 차량에 탑승한 사람이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오늘날 무선 조종 자동차(RC Car)에 가까운 형태였죠.

 

1930~40년대에는 자동차에 통신 기기를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에 RF 모듈을 깔고, 이 모듈을 통해 제어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이후 1950년대에는 인프라를 활용해 자율주행하는 시스템도 선보였는데요. 1953년 RCA 랩은 실험실 바닥에 그려진 전선의 패턴을 따라가는 소형 로봇을 제작했고, 1958년 실제 도로에서 약 121m 주행에 성공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율주행 VaMP 연구 프로젝트 (사진출처: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미디어)

 

현재와 비슷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등장한 것은 1977년입니다. 일본 쓰쿠바 기계공학연구소는 미리 표시해 둔 표시를 쫓아 주행하도록 설계된 자율주행차를 선보였습니다. 최고 속도는 30km/h에 불과했지만,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도약이라고 할 수 있었죠.

 

1981년 독일의 에른스트 딕만 교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밴에 카메라와 센서를 달아 인식한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자동차를 조작하는 연구를 시작했고, 1986년 벤츠와 함께 자율주행차 ‘바모스(VaMoRs)’를 제작했습니다. 바모스는 독일 뮌헨에서 딩골핑까지 20km를 최고 96km/h 속도로 주행하며 자율주행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DARPA Grand Chanllenge 2005에서 우승한 스탠포드대학팀의 스탠리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자율주행차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의 DARPA 대회입니다. 미국은 육군 장비의 1/3을 무인 장비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04년부터 자율주행 자동차대회 ‘DARPA Grand Chanllenge’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모하비 사막을 장거리 주행하는 대회로, 첫 번째 대회에선 완주를 마친 참가팀이 없었지만 이듬해 스탠퍼드대학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때 스탠퍼드 대학팀을 이끈 사람이 구글X 연구소의 초대 소장이자,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핵심 인물 세바스찬 스런 박사입니다. 구글은 스런 박사를 영입해 2009년부터 구글X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한민홍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무인주행차량 (사진출처:고려대학교 박물관)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는 1990년대 국책 연구기관과 고려대학교 한민홍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민홍 교수 연구팀은 1993년 도심 자율주행에 성공했고, 1995년엔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여러 이유로 개발이 계속되진 못했지만 세계 최초로 시내 주행을 가능케 했던 기술로 의미가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 (사진출처: 웨이모)

 

자율주행 자동차는 2000년대에 들어 다양한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놀라운 발전을 보였습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위한 법률과 규제가 제정되었는데요.

 

특히 완성차 업체는 물론 우버 같은 차량 공유 회사와 구글, 아마존 등의 IT 기업들도 자율주행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들은 합종연횡으로 제휴하면서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이뤘죠.

 

구글은 2008년부터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2년 후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2014년에는 핸들과 브레이크가 없는 프로토타입의 ‘구글 카’를 선보였고, 2016년 자율주행 부문을 ‘웨이모(Waymo)’로 분사해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원’ 서비스를 상용화했습니다.

 

오토파일럿을 탑재한 테슬라의 모델S 내부 (사진출처: 테슬라)

 

테슬라는 2015년 세계 최초로 반자율주행인 ‘오토파일럿’을 탑재한 모델S를 선보였습니다. 오토파일럿은 주변 자동차의 속도에 맞춰 주행 속도와 차선을 유지하는 ‘오토 스티어’ 기능과 방향 지시등을 켜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해 주는 ‘오토 레인 체인지’ 기능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벨3 자율주행 선보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레벨3 자율주행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 탑재한 벤츠 S클래스 (사진출처: 메르세데스-벤츠 미디어)

 

2021년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 최초로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파일럿’에 대한 국제 인증을 획득하고 이듬해 ‘S클래스’와 전기차 ‘EQS’에 드라이브 파일럿을 장착했습니다. 드라이브 파일럿은 현재 조건부 자율주행이 허용된 독일 고속도로의 특정 구간과 교통 밀도가 높은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시속 60km 이하에서만 주행이 가능한데요.

 

벤츠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능형 자동 발렛 주차 기술인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을 통해 세계 최초로 레벨4 수준의 무인 주차 기술도 선보였습니다.

 

레벨3 자율주행 기능 갖춘 소니혼다모빌리티 첫 전기 콘셉트 카, 아필라 (사진출처: 소니혼다모빌리티)

 

올해 CES 2023에서 일본 혼다와 소니의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첫 전기 콘셉트카 ‘아필라’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아필라에는 총 45개의 카메라와 ToF 센서를 포함한 각종 차량용 센서가 탑재되었으며, 2025년 상반기 사전예약을 시작해 같은 해 판매할 예정입니다.

 

레벨3 수준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술(HDP) 탑재한 기아 EV9 (사진출처: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출시될 기아 ‘EV9’에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술(HDP)’을 탑재할 예정인데요. 현대차그룹은 2020년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고 아이오닉5 기반의 레벨4 수준 로보택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현대트랜시스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시트

 

자율주행은 단순히 운전을 대신해 주는 기술이 아니라 생활 공간 자체가 바뀌는 공간의 혁신을 의미합니다. 현대트랜시스는 자율주행 환경을 준비하면서 자동차 실내를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파워 스위블, 파워 롱레일과 같은 시트 조절 메커니즘으로 시트를 자유롭게 이동하거나 배치하고 패드리스(Padless) 쿠션, 복합 소재 백 프레임 같은 슬림화, 경량화 기술을 구현했습니다.

 

다수의 기업들이 레벨3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물론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실현을 목표로 자율주행 기술과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지나온 역사처럼 기술의 한계를 넘어 새롭게 등장할 자율주행 기술과 자동차들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