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대트랜시스 상생협력팀 이정우 책임매니저입니다.
협력사와의 다양한 프로젝트 업무를 진행하면서 상상한 ‘만약 우리 회사가 자동차를 만든다면 어떨까’에서 출발한 시리즈의 4부는 고민의 시간이 다소 길었습니다. 어떤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우리 회사의 기술 발전과 홍보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니 고민의 깊이가 더 커졌습니다.
고민의 결과물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많은 독자 여러분이 피드백을 해주시면 언젠가 더 완성도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스타일링 (Styling)
얼마 전 뉴질랜드 출신 드리프트 선수인 ‘Mad Mike’의 새로운 차가 공개되었습니다. 이 차의 이름은 787D로, 1991년 일본 마쯔다에서 개최된 르망 24시에서 종합 우승을 한 마쯔다 787B 차량을 오마주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차를 본 순간 저는 “그래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룹 C’라는 프로토 타입 카테고리에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로터리 엔진’을 장착했던 이 차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요.
성공하는 차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좋은 모델을 오마주해 스타일링 하는 것 또한 매우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스토리가 있다면 더 좋겠죠.
우리는 이 차를 콘셉트 단계에서 끝낼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목을 끄는 외관,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더해진다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리에이션 (Variation)
지난 3편에서 경차 사이즈로 제작될 신차의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언급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이 차의 베리에이션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코너링을 더욱 강조한 “와이드 바디” 버전입니다. 자동차는 차폭이 커질수록 코너링 성능을 더욱 올릴 수 있습니다. 와이드 바디 버전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게 포르쉐 911의 ‘RWB(RAUH WELT BEGRIFF)’ 버전입니다. 해석하면 ‘거친 세계’라는 뜻인데, 차의 외형만으로도 왜 거칠다고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포르쉐 911을 아주 넓게 개조한 차입니다.
RWB 버전을 보면서 제작을 고민하는 신차의 1.6미터라는 폭에 갇혀 있던 세계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제작 차량은 향후 국내외 서킷의 랩타입을 경신하는 용도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차폭을 넓히는 작업은 많은 사전 계산이 수반됩니다. 단순히 폭이 넓은 휠과 타이어를 끼우면 애초에 계산된 서스펜션의 기하학적 움직임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라고 합니다)을 해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와이드 바디 버전에 맞는 서스펜션 암과 댐퍼, 스태빌라이저를 새로 개발하고 장착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 베리에이션은 ‘롱테일’ 입니다. 말 그대로 ‘긴 꼬리’인데요. 차는 길이가 길수록 고속주행에 유리합니다. 베이스 모델을 고속주행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차의 길이와 휠베이스(차를 옆에서 봤을 때, 앞/뒤 바퀴의 중심과 중심의 거리)를 조정합니다. 또한 앞뒤 오버행(각 바퀴부터 차체 끝부분까지의 거리)을 더 길게 만들어 고속주행 시 안정성 및 차 아랫부분으로 더 많은 공기를 보내는 에어로 다이나믹의 이점(특히 다운 포스)을 살릴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롱테일 버전의 정수는 영국 맥라렌에서 만든 ‘F1’ 모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맥라렌은 로드카 기반의 F1을 내구레이스 르망 24시 참가를 위해 롱테일 버전으로 베리에이션 확장을 진행한 이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 자동차의 베이스 모델을 바탕으로 어떻게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인지 고민한 내용에 대해 설명 드렸습니다. 자동차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만큼 보편적인 시각으로 제작됩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아름다움만을 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美)’를 추구하고자 하는 고유의 본능을 고려해 베리에이션을 하나하나 넓혀가다 보면, 특화된 모델이 나오고 하나의 아이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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