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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동차 상황별 최적 운전 가이드

어느 순간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시장의 대세가 됐습니다. 처음 하이브리드가 나왔을 때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적 산물’ 취급을 받았었는데, 이제는 전기차보다 훨씬 더 많이 팔립니다. 가솔린 모델보다 더 많이 팔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이브리드 차의 장점은 다양합니다. 첫 번째는 효율성입니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솔린보다 연비가 높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출력도 높죠. 높은 연비와 출력을 동시에 가지는 건 130여 년의 자동차 역사 동안 제조사들이 꿈꾸던 기술입니다. 그 꿈이 엔진+전기로 이루어지게 된 거죠. 이외에도 높은 친환경성, 정숙성, 정부의 혜택 등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핵심은 회생제동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엔진과 전기모터로 구성된다는 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엔진이 만든 동력과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모터를 돌려 동력을 발생시키고, 바퀴를 굴리죠. 이게 하이브리드의 기본 원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핵심 기술이 하나 더 있습니다. 손실되는 동력을 다시 회수해 에너지로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이게 바로 회생제동이죠. 원리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자동차는 엔진이 움직이면서 동력을 만들어 바퀴를 굴리죠. 차를 세울 때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이때 브레이크 디스크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에너지가 열로 소모됩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바퀴가 구르는 힘으로 전기모터를 돌리면 어떻게 될까요? 네, 전기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면 완벽한 에너지 회수가 되는 거죠. 이게 회생제동의 원리입니다. 


하이브리드의 핵심 원리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추가 출력을 만드는 게 아니라, 바퀴로 모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에 저장하는 겁니다. 자체적인 추가 에너지를 생산해 이 에너지로 다시 바퀴를 돌려 엔진 사용 시간을 줄이죠. 엔진 가동 시간이 줄어들면 석유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함께 줄어듭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변속기

전기로 모터를 돌려 바퀴를 굴리면 방전, 반대로 바퀴로 모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면 충전이 되는 게 하이브리드의 원리인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게 간단한 듯 보여도 기술적으로 풀어내기는 쉽지 않거든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두 가지 동력원을 최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변속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변속기는 내연기관 변속기와 구동방식, 설계, 변속 단계에서 차별화가 필요하죠. 엔진과 전기를 모두 컨트롤해야 하니 그만큼 더 복잡한 겁니다. 

현대트랜시스 하이브리드 자동변속기(좌)와 하이브리드 DCT(우) 

 

현대트랜시스의 하이브리드 전용 건식 6단 DCT 변속기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변속기는 기존 내연기관차의 변속기처럼 두 개의 클러치를 사용해 변속이 빠르고 동력전달 효율도 뛰어납니다. 다만 특별한 점은 듀얼클러치가 전기모터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변속기 안에 고효율 전기모터가 들어있어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연비도 좋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TMED-II라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변속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6단 DCT가 1.6리터 하이브리드 모델처럼 비교적 토크가 약한 모델에 쓰였다면, TMED-II는 높은 토크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견고함을 지닙니다. 아직 양산차에 장착되진 않았지만, 300마력이 넘는 2.5리터 터보 엔진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차종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TMED-II의 큰 장점입니다

 

상황별 하이브리드 운전 방법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엔진 사용량을 줄이면서 전기모터 사용량을 늘려야 가장 효율적인 운전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이 일반 내연기관과 다른 부분인데요. 그럼 상황별로 가장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운전 방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1. 도심 주행 
도심 주행에서는 회생제동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많습니다. 신호등이 많은 구간에서는 미리 속도를 줄이는 예측 주행이 중요하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밟아 감속할 경우 회생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습니다.


또 자동차에 회생제동 강도 조절 기능이 있다면 적극 사용을 추천합니다. 대부분 패들시프트 형태로 패들을 당기면서 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요. 앞차의 속도에 따라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패들을 당기면 차의 속도를 줄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더 많이 회수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예측 주행입니다. 신호등이 있는 구간에서는 급제동을 피하고, 멀리서부터 천천히 감속해야 회생제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2. 막히는 구간
느린 속도로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건 도심주행의 전형적인 패턴이죠. 운전하기 싫은 경우가 많은데요. 하이브리드라면 괜찮을 겁니다. 전기모터만 사용해 휘발유를 단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고 주행할 수 있으니까요. 


EV 모드를 지원하는 자동차라면 느린 속도에서 EV 모드를 적극 사용하기를 권장합니다. 엔진이 움직이지 않으니 더욱 조용하고 진동도 없어 쾌적한 상태가 되니까요. 단, 이때도 급출발하게 되면 엔진이 작동할 수 있으니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는 것이 중요합니다. 막히는 구간이 길어지면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작동할 수 있는데, 이때도 급가속과 급출발은 배터리 충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드럽게 가속하는 게 중요합니다. 회생제동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활성화되니까요. 

 


3. 고속도로 주행
고속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 사용을 권합니다. 일정속도를 유지하고 달리는 건 패턴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자동차 제조사가 준비한 최적의 연비 알고리즘이 가장 잘 작동하는 환경이 되는 거죠. 사실 일반 내연기관도 고속도로에서는 직접 가속페달을 조작하는 것보다, 크루즈 컨트롤의 연비가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모터까지 있으니, 자동차 스스로 최적의 연비를 내도록 두는 게 더 효율적이고, 몸도 마음도 편할 겁니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최신 하이브리드 모델은 ‘스마트 회생제동’ 모드가 있습니다. 도로 경사, 전방 차량 주행 상황 과속카메라 등의 정보에 따라 회생 제동 단계를 자동으로 조절하니 운전자 입장에서는 더욱 편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 

 



4. 오르막, 내리막 구간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을 자주 만나죠. 이때도 연비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오르막에 진입하기 전에 충분히 가속을 하는 게 좋습니다. 오르막 중간에 가속하는 것보다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거든요. 또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 전부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 엔진 사용량을 줄입니다.  


내리막이 시작되는 구간에서는 회생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또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해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내리막길 속도를 줄여 주행안전성을 높이고, 배터리도 더 많이 충전할 수 있는 스마트한 방법이죠.

 


5. 장거리 주행
오랜 시간 운전해야 하는 경우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특별한 운전방법이 있는 건 아닙니다. 내연기관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지양하면 높은 연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잔량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주행 중 배터리 잔량이 너무 낮아지면 엔진 사용량이 많아지고 이는 곧 연비와 직결됩니다. 정차할 때나 감속할 때마다 회생제동을 충분히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6. 눈 또는 비
한국은 비와 눈이 많이 내리죠.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럴 때는 안전을 위해 속도를 줄이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해 엔진 브레이크로 부드러운 제동을 유도하면 더욱 좋습니다. 부드럽게 감속하면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걸 방지할 수 있으니까요. 더불어 엔진 사용량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다만, 이 방법은 앞 차와의 충분한 거리가 필수라는 걸 꼭 유념해야겠습니다.
 


 

안전과 효율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이지만, 과도한 회생제동으로 잦은 감속과 제동을 반복하면 오히려 자동차의 성능 저하이 저하되고 피로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과도한 연비 운전은 운전자에게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죠.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급가속과 급제동을 피하고, 교통흐름에 맞춰 회생제동을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것이 연비를 챙기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이는 친환경 운전이 될 겁니다. 

이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상황별 운전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최첨단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높은 효율성도 안전한 운전 습관을 바탕으로 최대한 발휘될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