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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현대트랜시스가 전하는 모빌리티 이슈

 

여름의 문턱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은 다시 한번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들의 전략 변화, 하이브리드 수요의 확대, 이어지는 관세 변수까지 한 달간 주요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현대트랜시스가 주목한 6월의 모빌리티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1. 현대차그룹, 1분기 영업이익 글로벌 2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수익성과 전략적 확장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영업이익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조 6,422억 원을 기록하며 도요타에 이어 2년 연속 글로벌 2위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그룹은 4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줄었고, GM과 포드 역시 각각 10%, 63%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실적 방어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장세가 크게 기여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분기 약 24만 1,000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입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동화 전략이 시장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운 것으로 평가됩니다.

 

 

 

2. 현대차그룹, 사우디 현지 생산법인 착공… 중동 시장 공략 나서

 

 

현대차그룹은 중동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5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합작해 설립한 현지 생산법인 HMMME(Hyundai Motor Manufacturing Middle East)가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연산 5만 대 규모로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공장입니다. 해외에서 반조립 상태의 부품을 가져와 조립하는 CKD(Completely Knocked Down) 공장이며,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지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조성됩니다. 이는 지역 내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효율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해외 투자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된 국내 투자 위축 우려에 대해서도 그룹 차원의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올해 국내에만 약 25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미국 누적 투자액 4년분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에 생산 시설 고도화와 함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미래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3. 미국발 관세 여파…울고 웃는 완성차 업체들

 

 

미국 정부의 수입차 고율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수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어든 28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1~4월 누적 수출액도 13.6% 감소한 106억 6,100만 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관세 정책의 적용 시점은 5월 3일이지만, 국내 완성차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와 맞물리면서 수출 물량에 즉각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가동의 본격화와 관세 부과가 수출 감소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이 영국 정부와 첫 무역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간 10만 대 한도로 25%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했으며, 영국은 에탄올, 농산물, 항공기 등의 시장 개방을 추진합니다. 앞서 미국은 중국과의 협상에서 90일 휴전을, EU에 약 1개월의 관세 부과 유예를 택하면서 나머지 협상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로써 영국 자동차 업계가 한숨을 돌린 반면, 미국 자동차 업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포드, GM, 스텔란티스는 "미국산 부품 비중이 낮은 영국산 차량이 오히려 유리한 조건으로 수입될 수 있다"며, 해당 무역 협정이 북미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의 원산지 규정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향후 유럽 및 아시아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4. 고율 관세에 휘청…가격 인상 및 인력 감축 줄줄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1분기부터 이어진 관세의 여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 빅 3는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각 사에 따르면, 포드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64% 급감한 4억 7,100만 달러(약 6,6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도 5% 줄어든 가운데, 관세에 따른 부담이 연간 약 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GM 역시 6.6% 줄어든 28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최대 5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텔란티스는 북미 지역 판매량이 20% 감소하며, 전년 대비 14% 줄어든 358억 유로(약 57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요타는 1분기 실적은 소폭 증가했지만, 관세 여파로 4~5월에만 업계 최대 규모인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 이상을 소화하는 도요타의 주요 하이브리드 모델 및 렉서스의 상당수는 일본 현지 생산 체제로, 관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입니다. 도요타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21% 하향 조정했습니다.

 

닛산은 2만 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습니다. 최근 2024 회계연도 결산 실적 발표에서 6,709억엔(약 6조 46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한 닛산은 북미, 유럽, 중남미 등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생산 시설과 인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글로벌 생산능력의 30%를 줄이는 방향을 추진 중입니다.

 

최근 HMGMA 등 생산시설의 확충과 더불어 채용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완성차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전세계적인 흐름입니다. 폭스바겐의 경우 2030년까지 독일 내 인력 3만 5000명을, 볼보는 3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포드는 이미 멕시코에서 생산한 3개 차종의 미국 내 출고가를 최대 2,000달러까지 인상하겠다고 딜러사에 공지했습니다. 이는 관세 부과 이후 첫 공식 가격 인상 사례로, 향후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5월까지 가격을 동결한 폭스바겐과 닛산은 이달부터 관세 비용과 수요를 감안해 가격을 결정하기로 했고, 현대자동차 기아의 경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올 하반기에는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흐름은 단기적인 수익성 저하를 넘어, 생산 및 가격 전략 전반에 구조적인 재조정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를 비롯해 관세 영향을 반영한 실적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는 하반기에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5. 흔들리는 전동화 패권

 

테슬라 판매량이 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증가했음에도, 테슬라는 주춤하면서 처음으로 BYD에 역전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4월 기준 유럽 내 BYD(7231대)가 테슬라의 판매량(7165대)을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매출의 비중이 높은 테슬라의 경우, 유럽 시장의 부진이 당장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미국 내에도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반감이 계속되면서 판매 증가세에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BYD도 마냥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달 27일 가격을 34% 인하하면서 치킨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캐즘의 장기화에 경쟁 또한 심화되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수익성 둔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들의 캐즘 장기화 대응도 이어졌습니다. 포드와 닛산은 미국 켄터키주의 배터리 공장을 공동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포드 전용으로 설계된 공장 시설을 닛산과 공유함으로써 실적 악화를 개선하려는 목적입니다. 이 경우 닛산은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여 관세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닛산은 미국 공장 증설 계획 및 각종 투자를 연기 또는 철회하고 생존을 위한 대폭 전략 수정에 나섰습니다. 혼다역시 전기차 투자를 30% 축소하고, 2030년까지는 전환기에 더욱 유리한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 세계 1위 질주 K-배터리 추월 당해… 수익성 악화 및 자금 부담 동시에

 

포드는 SK온과 합작하여 설립한 켄터키주 배터리 공장을 닛산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계 1위를 달리던 한국 배터리 점유율이 중국에 역전당한 것입니다. SNE리서치는 올해 1분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CATL과 BYD 등 중국 기업이 42.0%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한국 3사는 40.3%에 머물렀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2022년 동기 대비 27%포인트가 역전된 수치로, 특히 CATL의 영업이익은 LG에너지솔루션의 7.6배에 달했습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수익성 방어를 위한 재무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1분기 차입금은 총 7조 1,000억 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공장 가동률은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응해 북미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악화 및 자금 부담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미국 하원이 지난달 전기차 보조금 폐지 법안을 발의하면서, 불확실성은 더 커졌습니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세제 혜택이 사라지는 우려가 현실화되면 캐즘이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북미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온 한국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과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7. 자율주행 주도권 경쟁, 육상에서 공중으로 확장

 

테슬라가 레벨 4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로보(무인) 택시’ 서비스를 공식화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이르면 12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테슬라의 로보 택시 사업은 차주가 자율주행차를 개인 승용차로 타고 다니다, 이용하지 않을 때는 택시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웨이모·바이두와 다른 차량 공유 모델입니다. 당장 당국의 규제 때문에 머스크의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선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지만, 테슬라 차량의 보급 속도와 자율주행 기술을 감안하면, 로보 택시의 대중화가 급속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테슬라는 6월부터 미국 텍사스에서 자율주행 레벨 4의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폭스바겐과 손을 잡았습니다. 양사는 2026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폭스바겐의 자율주행차인 ‘ID. 버즈 AD’를 기반으로 공유 자율주행 서비스를 본격 도입할 예정입니다. 우버는 ‘일상적인 이동을 위한 합리적 가격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강조하며, 고정 요금제와 통근 전용 노선 등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버와 폭스바겐이 손잡은 공유 자율주행 서비스는 2026년부터 미국 LA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유럽과 중동,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바이두는 로보택시 ‘아폴로 고’ 운영을 위해 스위스 우편 서비스 자회사 ‘포스트오토’ 및 튀르키예 이스탄불시 등과 협력을 추진 중이며, 두바이 시내에는 올해 말까지 자율주행차 100대를 투입할 계획입니다. 위라이드와 포니AI도 우버와 협력해 아부다비 등 중동지역 로보택시 시범 운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 경쟁은 하늘길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샤오펑의 계열사 에어로에이치티(AeroHT)가 eVTOL과 미니밴을 결합한 비행 자동차의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지리자동차체리자동차광저우자동차그룹도 시험 비행과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무인기(드론) 업체 이항은 전기 수직 이착륙기 ‘EH216-S’를 개발해 중국 정부로부터 세계 최초 자율주행 무인기를 상업 운항할 수 있는 인증을 받아 본격 비행 채비를 마쳤습니다. 중국 정부는 관련 산업이 2035년까지 약 6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시장이 하늘로 확장되며, 중국 샤오펑 계열사 Aero HT는 비행 자동차 양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세, 기술, 수요 변화가 맞물리며 모빌리티 산업의 축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다변화하고 있는 업계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다음 달에도 모빌리티 산업의 주요 이슈와 함께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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