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타는 아반떼 N, ‘트랙 챔피언’의 기술이 숨어있다

지난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는 TCR 월드 투어(TCR World Tour) 자동차 경주 대회가 열렸습니다. TCR 월드 투어는 국제자동차연맹(FIA) 공인 규정에 따라 치러지는 국제적 규모의 자동차 경주 중 하나입니다. 

 

TCR은 일반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를 바탕으로 만든 경주차로 치르는 경주 즉 투어링 카 경주(Touring Car Race)를 뜻하는데, TCR 월드투어 경기가 국내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투어링 카 경주는 TCR 외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하지만 TCR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경주에는 규정상 배기량 1.75~2.0L인 터보 엔진을 얹은 앞바퀴 굴림 방식 4도어 세단과 5도어 해치백 승용차를 개조한 경주차만 출전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현재 TCR이 여러 투어링 카 경주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이유기도 합니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순수하게 경주차 목적으로 개발된 차들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참가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고, 관람객 입장에서는 경주차가 세계 여러 나라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대중적 승용차의 모습을 하고 있는 만큼 익숙한 브랜드와 차에 쉽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동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부담이 큽니다. 일반 소비자가 타는 차와 거의 같은 모습의 경주차로 다른  브랜드 차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죠. 내가 타는 차가 다른 차와의 경쟁에서 진다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겠죠. 때문에 경주 결과는 브랜드는 물론 소비자의 자존심과도 직결됩니다. 


나아가 경주를 위해 개조가 이루어진다 해도 그 범위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 바탕이 되는 일반 승용차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즉 TCR 경주차는 경주차 자체의 성능과 더불어 그 뿌리가 되는 승용차의 완성도도 매우 중요한 셈이죠.

 

 


 

그런 점에서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TCR 월드 투어의 결과는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사흘 동안 열린 세 번의 경주에는 총 22대의 경주차가 출전했는데, 현대 아반떼 N TCR 경주차로 출전한 선수들이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주의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아반떼 N TCR의 ‘고향’인 한국에서 거둔 우승이라 그 감격이 더욱 컸습니다.
특히 아우디 RS 3 LMS TCR, 혼다 시빅 타입 R, 쿠프라 레온 VZ TCR, 링크 앤 코 03 FL TCR 등 쟁쟁한 브랜드의 관록 있는 경주차와 선수들로 가득한 무대에서 얻은 성과라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출전한 경주차 22대 중 절반인 11대가 아반떼 N TCR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아반떼 N TCR이 전 세계 팀들로부터 경주차로서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우수성을 입증한 아반떼 N TCR은 경주차 규정에 맞춰 일부만 개조됐을 뿐, 기본 구조는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아반떼 N과 거의 같습니다. 즉 경주차에 반영된 기술과 성능의 대부분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아반떼 N에도 녹아 있다는 뜻이죠. 한계 상황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아반떼 N의 파워트레인과 섀시 등은 N 브랜드가 오랜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기술력의 산물입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요소는 변속기입니다. 변속기는 엔진의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특히 고성능 차량일수록 그 중요성이 커집니다. 아반떼 N에는 현대트랜시스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습식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쓰이고 있습니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구조적으로 두 개의 수동변속기를 합쳐 놓고 변속 조작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듀얼 클러치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엔진에서 변속기로 전달되는 동력을 끊고 잇는 역할을 하는 장치인 클러치가 두 개 있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클러치는 변속기 내부에서 홀수 단에 해당하는 기어와 짝수 단에 해당하는 기어에 연결되어 있고, 윗단이나 아랫단으로 변속할 때 서로 번갈아 가며 동력을 끊고 잇게 됩니다. 


이런 구조적 특성 덕분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운전자의 액셀러레이터 조작에 확실하게 반응함과 동시에, 손실되는 동력이 적어 가속 성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또한, 변속이 빠르고 정확해 가속하는 과정이 매끄러울 뿐만 아니라 변속 충격도 작아 운전자가 고성능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특히 현대트랜시스의 8단 DCT는 촘촘한 기어비 간격과 다단화 덕분에, 차량의 속도와 관계없이 엔진이 최적의 성능을 내는 상태(RPM) 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장점에 더해, 아반떼 N의 고성능 엔진을 고려한 습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트랙 주행처럼 운전자가 차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활용할 때는 변속기의 클러치와 기어의 온도가 빠르게 높아져 동력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습식 DCT는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오일을 순환시켜 냉각하는 구조를 더함으로써 가혹한 주행 환경에서도 높은 내구성과 변속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운전자는 지치지 않고 뛰어난 성능을 내는 아반떼 N과 함께 한층 더 짜릿한 주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아반떼 N을 포함해 모든 현대 N 모델은 트랙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운전자에게 고성능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면서, 동시에 일상에서의 편안함도 함께 주는 것이 중요하죠. 아반떼 N의 선택사항인 ‘N 라이트 스포츠 버킷 시트’는 N 브랜드의 지향점을 잃지 않은 현대트랜시스의 기술적 배려입니다. 


N 라이트 버킷 시트는 성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일반 N 전용 천연가죽 시트보다 가볍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시트 측면의 볼스터(돌출부)를 강화해 고속 주행이나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운전자의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잡아줌으로써 차의 움직임을 정확히 느끼고 컨트롤할 수 있게 돕습니다. 그러나 경주차에 쓰이는 트랙용 버킷 시트처럼 극단적으로 단순한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쿠션으로 몸의 부담을 줄여주고, 열선 기능을 내장해 추운 날씨에도 쾌적한 주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반떼 N을 비롯한 내연기관 N 모델에서 쌓은 기술적 노하우와 다져진 철학은 순수 전기 N 모델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에는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DAS(Disconnect Actuator System)’이 적용됩니다. 


두 모델은 고성능에 걸맞은 주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앞뒤 차축에 모두 구동용 전기 모터가 설치된 사륜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DAS는 주행 환경에 따라 구동 모터와 구동축을 연결 또는 분리해 이륜구동과 사륜구동을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입니다. 일상에서는 앞바퀴 구동축과 구동 모터를 분리해 출력 손실과 구동 저항을 줄임으로써 전비를 최대 8%까지 높일 수 있고, 급가속이나 고속 주행을 할 때, 또는 젖은 노면과 같은 악조건에서는 앞바퀴 구동축과 구동 모터를 즉시 연결해 빠른 가속과 주행 안정성을 확보합니다. 


이와 같은 동력 연결과 해제에 걸리는 시간은  0.4초에 불과해, 운전자가 동력 변화를 좀처럼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에서 효율과 성능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해법이라고 할 수 있죠.


그 밖에도 순수 전기 N 모델에는 고성능 모델에 알맞게 강화된 GDU(Gear Drive Unit, 전기차 감속기)가 적용됩니다. 이는 차의 주행 전략에 맞춰 모터의 회전수를 정밀하게 제어해 최적의 회전력으로 변환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이어 나가는 N 브랜드의 철학을 구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인제스피디움에서 아반떼 N TCR이 거둔 성과는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트랙에서 증명된 기술이 도로 위에서 운전자의 안전과 즐거움을 높이고, 도로에서의 경험이 다시 트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음을 입증한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차의 본질을 탄탄하게 만들어 최상의 주행 감각을 전하는 현대트랜시스의 기술력이 있습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