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Physical AI)는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단순 반복 자동화를 넘어, 품질 검사·예지보전·부품 조립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술의 도입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조화하고, 현장 전문가의 경험을 AI가 다룰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Q1. AI와 로봇은 지금 공장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최근 AI와 로봇은 사람의 눈과 손발을 보조하는 작업에 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로봇은 빠르고 정확하며 힘이 세고, 같은 동작을 일정하게 반복하는 데 강합니다. 카메라로 흠집이나 다른 종류-규격의 부품이 섞였는지를 찾는 비전 AI로 품질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설비의 미세한 변화를 읽어 고장을 예상하는 예지보전과 공정 데이터로 가공 조건을 조정하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BMW Figure 02 (출처: BMW GROUP)

 

로봇은 용접-도장-접착-부품 이송뿐 아니라 완성 부품이나 상자를 운반용 받침대에 쌓는 팔레타이징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도 시험 단계에서 실제 라인에 들어왔습니다. BMW의 Figure 02는 2025년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얇은 금속판으로 만든 차체 부품을 집어 용접 위치에 놓았으며, 10개월간 X3 3만 대 이상 생산을 지원했습니다. 테슬라는 Optimus가 원통형 배터리 셀을 한 트레이에서 다른 트레이의 정해진 자리에 옮기고, 잘못 놓으면 다시 집어 위치를 바로잡는 시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다만 2026년 초에도 대규모 생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Q2. 피지컬 AI가 확산되면 자동차 제조와 일의 구조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변화는 기업이 어떤 작업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어디서 불량-대기-재작업-재고-사고 비용 등이 생기는지 파악하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이때 차량의 성능-내구성-마감처럼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공정도 함께 살펴봅니다. 이어서 제조 과정을 공정→활동→세부 작업→동작으로 식별하고 나누어 정의합니다. 예컨대 조립은 ‘부품 가져오기→위치 맞추기→결합하기→검사하기’로, 결합은 ‘찾기→잡기→옮기기→끼우기→확인하기’로 풀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의 단위와 관계를 체계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산업 활동 구조화(또는 산업 활동 토큰화)라고 하며, 이는 AI가 상황과 행동을 연결해 배우는 바탕이 됩니다.

 

 

이 구조는 작업자의 지식-경험-판단을 기업의 자산으로 바꿉니다. 미세한 진동이나 소리가 평소와 다를 때 설비 속도를 낮추고 점검하는 판단, 부품을 끼울 때 소요되는 힘이 달라지면 불량을 의심하는 경험을 데이터와 규칙으로 바꿔 피지컬 AI에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식, 즉 암묵지의 내재화라고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손의 섬세함, 유연한 판단, 창의적 문제 해결에, 로봇은 힘, 지구력, 정확성, 반복성과 위험 작업에 강합니다. 사람은 생산 목표와 품질, 안전의 범위를 정하고, AI는 분석하고 계획하며, 로봇은 물리적 작업을 실행합니다. 사람이 담당하는 업무 역시 반복 동작에서 벗어나, 로봇을 학습시키고 낯선 상황의 원인을 판단해 대응하며 가공 조건이나 작업 순서, 설비 배치를 개선하는 등 보다 확장되고 있습니다.

Q3. Physical AI가 주는 긍정적 효과와 현실적 과제는 무엇인가요?

먼저 기대되는 변화가 있습니다. 불량을 초기에 파악해서 폐기-재작업-보증 비용을 낮추고, 갑작스러운 설비 정지와 작업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차종과 주문량이 크게 달라져도 비교적 일정한 작업 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무겁고 뜨겁고 위험한 일을 로봇이 맡으면 사고와 근골격계 부담도 낮아집니다. 숙련자의 판단을 데이터와 작업 규칙으로 남기면 신입 교육과 다른 공장에도 다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생깁니다. 특정 영상으로 학습한 불량 검사 AI는 조명, 부품, 설비가 바뀌어 영상의 특징이 달라지면 검출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새 영상을 모으고 다양한 조건의 학습 자료를 만들며 재검증해야 합니다. 각 설비가 무슨 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같은 정보들을 수집-정리해서 AI가 이해하도록 하는 데이터 관리도 필요합니다. 투자 효과가 불분명하면 개선 효과를 측정하기 쉬운 공정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판에 대비한 안전 정지, 운전 기록, 사람의 최종 승인, 사이버 보안과 책임 기준도 갖춰야 합니다. 현장 구성원이 도입 목적을 모르면 필요한 데이터를 언제, 왜 남겨야 하는지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작업자가 필요한 데이터를 함께 정하고 직무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Q4. 피지컬 AI는 앞으로 어디까지 확산될까요?

적용 범위는 점차 넓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정해진 위치의 부품 하나를 집어 옮기는 단일 단순 작업에서, 집기-옮기기-맞추기-쌓기를 잇는 복수 단순 작업으로 확장됩니다. 다음은 모양과 위치가 다른 부품 중 맞는 것을 알아보고 힘과 잡는 방법을 조절하는 단일 복잡 작업, 물류-조립-검사를 함께 조율하는 복수 복잡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낯선 상황이나 판단 기준이 모호한 작업에서는 사람이 개입하거나 로봇과 협력하는 형태가 유지될 것입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품질 검사-고장 예측-공정 최적화에는 학습형 AI가 이미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로봇이 반복된 시행착오와 학습을 통해 모양이 다른 물체를 잡고, 충돌 없는 이동 경로를 찾고, 부품을 끼우거나 조립할 때 힘을 조절하며, 조건이 바뀌면 동작을 바꾸는 강화학습은 아직 확산 초기입니다. 관련 논문과 산업 보고서도 조립-검사를 주요 협업 영역으로 보며 안전, 설비와 데이터 연결, 작업자 수용성을 공통 조건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를 기업 사례와 함께 보면, 가까운 시기에는 물체의 위치-방향과 완료 및 품질 기준이 분명하고 결과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부터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는 부품 모양과 작업 순서가 자주 바뀌는 물류-조립-검사로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장 전체가 곧바로 무인 공간이 되기보다는 사람이 목표-제약 조건-안전 기준을 정하고 여러 AI와 로봇을 감독하는 ‘사람이 지휘하는 자율 공장’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Mercedes-Benz Digital Factory Campus (출처: Mercedes-Benz Group)

Q5. 스마트 제조 시대에 필요한 역량과 재교육 방향은 무엇인가요?

로봇과 AI를 다루는 기술 역량은 제조 활동을 이해하고 구조화하는 역량과 함께 커져야 합니다. 공정 흐름과 가치 창출, 비용 발생 지점을 식별하고 분석해 체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프로세스 이해력, AI의 결과를 판독하고 검증하는 AI 이해력, 로봇에게 작업을 보여 주고 안전한 작동 범위를 정하는 로봇 티칭과 안전 설계 역량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피지컬 AI를 기업 목표와 연결하고, 작업자가 기술을 받아들여 사람과 로봇이 보완적으로 협업하도록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더해집니다.

 

재교육은 현장 경험 위에 이러한 역량을 보태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원격조작과 증강현실로 작업자의 생산 노하우를 Apollo에 전달했으며, D.SHIFT로 생산 인력을 데이터-AI-소프트웨어 직무로 재교육했습니다. BMW는 뮌헨의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전자-자동화-IT-전기차를 가르치는 Talent Campus를 구축하고 AI와 가상현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도 공장 맞춤형 FlexLearn과 이론-현장을 결합한 Dual Study로 제조-서비스-연구개발 간 이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장 경험에 디지털-AI-로봇 역량을 더해 새로운 역할로 연결한다는 데 있습니다.

 

 


 

피지컬 AI가 제조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정도는 기술의 보유 자체보다 기업이 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AI가 다룰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현장 전문가가 목표와 판단 기준을 정하고, AI는 분석·계획, 로봇은 실행을 맡는 구조로 나아갈 전망입니다. 이렇게 되면 피지컬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을 넓히고 생산의 가치를 높이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글 | 신동민

 

(현) 한양대학교 ERICA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스마트 제조와 인간-인공지능 협업시스템 연구
제조 작업 지식과 인간-기계 협력 제조 시스템 연구

 

미국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산업공학 박사
포항공대 산업공학 석사
한양대 산업공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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