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이름만 놓고 보면 '현대' 이미지가 강해서 현대/기아자동차에만 저희 제품이 탑재되는 줄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수많은 자동차 기업과 거래 중이죠. 오늘은 영업사업부의 파워트레인 부문 해외영업 담당자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현대트랜시스의 영업인들이 해외시장을 어떻게 점령해 나가는지 인터뷰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세요!
두 영업인을 소개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보기 책임매니저: 중국영업팀에서 전륜 6속/8속 자동변속기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보기 책임매니저입니다. 기존에는 타팀에 있다가 중국영업을 시작한 지는 2년 차입니다.
권연수 매니저: 저희 팀은 유럽, 동남아시아, 북미 등 각 지역을 전담하는 영업담당자들이 있는데요. 파워트레인 해외영업팀에서 유럽 지역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권연수 매니저입니다. 입사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사 5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영업은 제품 파는 부서 아닌가요?
Q. 영업팀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서보기 책임매니저: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수주와 매출입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신규 수주에 앞서 시장 및 경쟁사 동향 분석은 필수인데요. 중국에는 60여 개의 완성차 기업이 있고 이보다 훨씬 많은 로컬 경쟁사가 있습니다. 아이신, ZF, 보그워너 등의 글로벌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죠. 수주 성공을 위해 시장과 경쟁사에 대한 깊은 이해는 필수이므로 저희 팀에서 동향 분석은 일상화가 되어있습니다. 수주 완료 후에도 영업의 역할은 끝이 아닙니다. 프로젝트 관리, 매출관리, 공급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속해서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합니다.
권연수 매니저: 저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수주 전과 후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주 전에는 프로젝트 접수를 위한 고객 관리, 사내 타부문과의 협의를 통한 개발 관리, 공급 확정, 그리고 최종 계약체결이 있습니다. 수주 후에는 제품이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품질 이슈 없이 정확한 수량이 배송되도록 꼼꼼한 공급관리가 필요합니다.
Q. 두 분 모두 주요 업무로 수주를 언급해주셨는데요. 본인만의 수주 스킬 또는 협상 비결은 무엇인가요?
서보기 책임매니저: ‘수주에서는 모든 것은 실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라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모든 절차가 매뉴얼대로 완벽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중간에 변동사항이 수없이 발생하고 수주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 포기하지 않고 고객이 우리 회사, 우리 제품을 선택하도록 대안을 제안하고 가능성을 찾는 스킬이 수주 확률을 높일 수 있죠.
해외출장은 어떤가요?
Q. ‘해외영업팀’하면 출장을 자주 가는 팀이라는 인식도 큰데요. 실제로 해외출장 시에는 주로 어떤 업무를 진행하시나요?
권연수 매니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출장이 많았습니다. 고객사의 실무진도 결국엔 사람인지라 화상보다는 대면 회의를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더라고요. 출장에서는 주로 중요한 협의 안건을 다루는데, 정식 견적 제안, 탑재 사양 협의, 제품에 대한 기술 설명회 등을 추진합니다.
서보기 책임매니저: 저희 팀 역시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한 번은 출장 갔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저희 중국영업실은 베이징, 상하이, 충칭에 영업사무소가 있기 때문에 요즘은 현지사무소가 일시적으로 저희 팀의 고객 대응 역할을 대신하거나 위챗 및 전화 회의를 통해 고객과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Q. 해외출장 도중 일어났던 에피소드는요?
서보기 책임매니저: 중국영업팀으로 전입 온 후 첫 출장이었던 쓰촨성 변속감 고지시험 현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쓰촨성 4,000m 고지에서 10일 동안 지냈었는데, 두통과 호흡곤란을 동반한 고산병과 커피 파는 곳이 아예 없기에 카페인 부족으로 매우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출장 업무를 마치고 중국 청두 공항에서 동행한 직원들과 저녁 11시에 마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지금도 잊을 수없죠.
권연수 매니저: 영국 출장을 갔을 때였는데, 도착하니 밤 10시였죠. 도착한 뒤 밤늦게까지 출장자료 1차 리뷰를 하고, 연구소 소장님 외 동행하신 다른 윗분들과 다음날 새벽 5시 30분에 출장자료 2차 리뷰를 진행하기로 했죠. 그런데 눈을 뜨니 5시 15분이었죠. 정말 세수도 하지 않고 뛰쳐나가서 리뷰를 진행했는데 너무 창피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해외출장 때는 알람을 수 차례 지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놓는 편이죠.
Q. 그래도 여전히 경험이 없는 분들은 해외출장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해외출장 유경험자로서 해주실 조언이 있으신가요?
서보기 책임매니저: 평소에 가보지 못한 지역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 측면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출장에서는 보통 다수의 안건을 압축하여 논의하기 때문에 고객과의 장시간의 미팅, 미팅 후 고객과의 저녁, 다음 협상 전략 수립, 회의록 정리 및 보고서 작성 등이 당일에 완료 필요해야하며 철야 근무가 필수사항입니다. 지치지 않는 체력 그리고 시간을 깨알같이 분할하여 쓰실 수 있는 분만이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습니다.
권연수 매니저: 상상은 달콤하나 현실은 체력전입니다. 어려운 출장일수록 출장 자료 준비에 들이는 공이 어마어마하답니다. 그래도 마지막 날 잠깐이나마 즐기는 시내 구경은 일반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이 있답니다. 물론 협상이 잘 됐을 때의 이야기지만요. (웃음)
해외영업팀은 꼭 영어를 잘 해야 할까요?
Q. 해외영업을 하려면 꼭 해외거주이력이 있거나 외국어를 잘 해야 하나요?
서보기 책임매니저: 해외거주경험과 영업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당장 저희팀과 파워트레인 해외영업팀에도 한국 토박이인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언어 실력이 필수는 아니지만 보유한다면 업무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사에 대한 관심과 지식입니다. 기본적으로 제품, 생산라인, 판매구조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협상 능력을 보유한다면 프로젝트 개발 방향 수립 및 일정 효율화 등 영업 업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권연수 매니저: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그런 케이스죠. 저는 외국에 가본 것은 대학생 때 동생이랑 터키여행 가본 것이 전부였어요. 하지만 언어는 잘할수록 업무에 도움이 되죠. 최전선에서 고객사와 대화하고 유관 부서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메일을 쓰고 전화 통화가 가능한 수준의 언어 실력은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입사 초반에 별도로 영어 공부를 많이 했었어요.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니까 무서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과 출신만 기술영업을 할 수 있나요?
Q. 이과 전공이 아니라면 제품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기술영업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서보기 책임매니저: 저는 문과 출신이지만 자동차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신차가 출시되면 반드시 시승해보고 여러 관점의 리뷰 기사 및 영상을 꼭 챙겨봅니다. 또한, 장시간의 직접 경험 및 유저 입장에서의 파워트레인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파워트레인 종류별로 자가 차량을 자주 변경하며 운영 중입니다. (현재는 6속수동변속기 탑재차량 운영 중)이 점이 저에게는 파워트레인 특성 및 장단점 파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울러서 영업 직무는 고객의 요구 및 프로젝트 개발 관련 사내 각 부문에 업무 요청할 일이 빈번한데 요청 후 회신만 기다리는 것이 아닌 결과물의 도출 과정, 이해 및 사유 파악에 노력한다면 기술 영업에 대한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권연수 매니저: 저 역시 문과 출신입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기초적인 용어부터 습득이 힘들었어요. 제품종류, 부품명칭, 작동원리 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연구소 동기가 받은 본부 교육자료를 공유받아서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글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유튜브 영상으로 습득했습니다. 혹시 주위에 ‘자동차 덕후’가 있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영업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서보기 책임매니저: 영업은 성과와 실패가 매우 확실한 회사 내 몇 안 되는 직무입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수치 및 지표로 어느 정도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영업인이 되기 위해서는 도전적이면서도 때로는 신중하고 외향적이면서도 때로는 내성적이고, 유하면서도 때로는 칼 같은 냉정함을 겸비하는 멀티 플레이어적 역량이 필요합니다.
권연수 매니저: 영업은 다이나믹 그 자체입니다. 최전선에서 고객의 아주 작은 반응까지 볼 수 있는 직무에요. 그 다이나믹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덤덤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거든요. 예리하지만 침착한 태도를 꼭 기억하세요!
글 곽도아 크리에이터
사진 곽도아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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