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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현대트랜시스가 전하는 모빌리티 이슈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지금 기술과 정책, 시장 환경의 교차로 위에 서 있습니다. 복합적인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전략과 실용성을 찾아가는 산업 동향을 함께 짚어봅니다. 


 

1. 친환경 전환의 중심에 선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국내외 시장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기준 국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넘어섰고,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판매량도 60% 이상 늘어나 회복세에 들어섰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아는 첫 전기 PBV(Purpose Built Vehicle) 모델인 ‘PV5’를 출시했습니다. 사용자 목적에 따라 구조를 다르게 설계할 수 있는 PV5는 패신저와 카고 두 모델로 나뉘며, 각각 캠핑, 화물 운송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전망입니다. 최대 377km의 주행 거리, 30분 급속 충전(10%에서 80%까지) 등 실용성을 강화한 점도 특징입니다. 맞춤형 플랫폼 기반의 전동화 차량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현대차는 7년 만에 수소전기차 ‘넥쏘’의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모델은 5분 충전시 최대 7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도록 개선되었으며, ‘루트 플래너’와 ‘긴급 딜리버리’ 등 충전 인프라를 보완하는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트림이 세분화되어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가 3천만 원대로 떨어지며,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눈에 띕니다.


한편, 산업 전반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기여도와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경제기여액 359조 원으로 재계 1위를 기록했으며, 이 중 85%가 협력사로 유입되어 산업 전반에 낙수효과를 창출했습니다. 고용 인원이 150만 명에 달하고,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TIME100 Most Influential Companies)’에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중심의 성과가 주요 선정 이유입니다. 타임지는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산업의 다크호스”로 표현하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글로벌 성과를 높이 평했습니다.

 

 

2. 내수 시장 구조 변화와 수출 리스크, 양면의 전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의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하이브리드차의 안정적인 성장과 전기차 수요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친환경차의 내수 비중은 52%에 이르렀습니다.  하이브리드는 별도의 충전 인프라 없이 연비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친환경 선택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출 지표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현대차·기아의 5월 미국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21.5% 감소했으며, 국내 자동차 총 생산량도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의 고율 관세 발효에 따른 영향으로, 수출용 재고를 사전에 소진하는 단기 대응에 따른 결과로 해석됩니다. 추후 재고 기반 수출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면, 하반기 생산 및 물류 흐름에도 추가적인 변동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25% 관세가 기존 엔진, 변속기 외에 전자부품 등으로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부품업체들의 수출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미국 현지 조달 확대나 공급망 재편 등의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부품업체의 60% 이상은 이미 관세를 직・간접적으로 납부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 현지 조달 비중 확대 또는 공급망 재편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3. 고율 관세의 그림자… 가격, 생산, 공급망 구조 재편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총망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이 최종 통과되면서, 전기차 및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분야의 세제 혜택 축소도 함께 시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최대 7,500달러에 달하던 전기차 세액 공제가 중단되고, 중고 및 상업용 차량에 대한 보조금도 9월까지만 적용됨에 따라 전기차 수요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 중인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 부담은 차량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각국 외신에 따르면 BMW, 포드, 스바루, 도요타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내 차량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검토 중입니다. 이로 인해 평균 판매 가격이 최대 1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도요타는 7월부터 미국 내 평균 차량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닛산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생산 감축과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관세 부담이 제조원가에 반영되면서, 소비자 가격 인상과 함께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현대차는 6월 초까지 가격을 동결한 데 이어 하반기 미국 내 인상 계획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오히려 연말까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판촉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 생산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GM,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등은 북미 지역 공장을 확장하거나 생산 차종을 재조정하며 공급망의 현지화를 추진 중입니다. 이는 단기적인 관세 회피를 넘어, 중장기적인 생산 구조의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4. 실적과 위기의 공존…중국 전기차 산업의 구조적 시험대

 

중국 전기차 산업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부에서는 구조적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업계 1위 BYD를 중심으로 시작된 가격 인하 경쟁은 1년 넘게 이어지며, 산업 생태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주요 전기차 업체들을 소집해 과도한 할인 자제를 요청하는 등 직접적인 개입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가격 경쟁은 중국 내에 그치지 않고, 유럽과 동남아, 남미 등 해외 시장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일부 모델은 보조금 적용 시 2천만 원 이하로 책정되며, 수출 국가의 내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삼은 인도네시아에서도 BYD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전기차 업체 간의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내 BYD 전기차 생산 라인

 

미국 투자은행 Bo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9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전례 없는 혼란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수요 둔화와 과잉 공급, 낮아진 수익성이 맞물리며, 일부 기업은 구조조정 또는 사업 철수를 검토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북미 시장에서 출시되는 신차 수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 재조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위기의식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일부 관영 매체는 “무질서한 가격 전쟁은 미래가 없다”는 사설을 통해 경고를 보냈으며,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 업계 내에서도 수익성 붕괴와 고용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적 확대와 함께 동반된 리스크가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에 따르면 최근 지리자동차 등 일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더 이상 공장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공급과잉 해소와 수익성 회복을 위한 생산 전략 전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산업 성장의 양적 확장보다는 질적 안정성 확보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5. 생산 감축, 구조조정, 공장 중단까지… 흔들리는 글로벌 완성차 전략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유럽, 중국, 일본 주요 브랜드들이 시장 수요 둔화, 가격 경쟁 심화, 고정비 부담 증가에 대응하며 생산 전략을 전면 조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 완성차는 인력 감축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착수했습니다. 볼보는 스웨덴 본사 사무직과 해외 직원을 포함해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하는 3,000명을 감축하며 2조5,0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본격화했습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3만 5,000명 감원을 예고했으며, 이미 7,0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했습니다. 스텔란티스는 북미 5개 공장에서 근로자 900명을 한꺼번에 감축했고, 멕시코와 캐나다의 일부 공장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BYD 역시 생산량 감축에 돌입했습니다. 올해 판매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과 증가하는 재고 부담 속에서, 최소 4곳 이상의 공장이 기존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되며 야간 근무가 폐지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연간 생산량이 약 15% 줄어들 전망이며, 신규 라인 증설 계획도 보류되었습니다. 이는 가격 인하 경쟁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과잉 생산 문제를 반영한 것입니다.

 

닛산은 일본 요코스카시의 옷파마 공장에서 대만 폭스콘 전기차 생산을 검토 중입니다

 

일본 닛산 역시 고강도 조정에 나섰습니다. 특히 국내 생산시설인 옷파마 공장의 가동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일본 자동차 업계 최초로 자국 내 공장의 대규모 감산에 착수했습니다. 노후 설비와 인기 하락 차종의 판매 부진이 겹치며 가동률은 2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만 폭스콘과 손을 잡고, 옷파마에서 폭스콘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닛산은 6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추가 손실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브랜드들은 생산 전략을 재정비하며 장기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각국의 정책 변화와 현지화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민첩성과 생산 효율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 정책, 수출 구조가 맞물리며 모빌리티 산업의 질서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복합적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함께 설계해 나갈 것입니다. 


다음 달에도 산업의 주요 흐름과 함께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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