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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도면을 제품으로 구현하는 생산 여정의 시작

-현대트랜시스 생산정보관리팀 황남정 매니저

 

 



Q. 생산정보관리 팀의 업무와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A. 현대트랜시스 생산운영실은 파워트레인 제품의 원활한 생산과 안정적인 납기를 위해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진도관리, 사양관리, 자재 공급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생산라인의 효율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희 생산정보관리팀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설계·사양 정보를 총괄 관리하는 부서입니다. 제품 양산 이후에도 품질 향상이나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등을 목적으로 설계 사양 변경이 수시로 발생합니다. 연구소 설계 부문에서 기술사양변경 통보서인 EO(Engineering Order)를 발행하면, 이를 가장 먼저 접수하여 새로운 제품 도면과 부품 사양이 생산 공정에 정확히 적용되도록 전 과정을 조율하는 PM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속한 사양파트는 차종별 세부 부품 사양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변경사항을 시스템에 반영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양관리, 기준정보관리 등 생산의 기준이 되는 데이터를 엄격히 관리하고, 생산성, 가동률, 품질, 원가 등 여러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적용 시점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생산관리는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핵심 직무 중 하나죠. 이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A.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어요. 길거리에 지나가는 차 브랜드와 모델을 거의 다 외울 정도로 관심이 많았죠.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자동차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에 전동화 트렌드에 맞는 전공 수업들을 빠짐없이 수강했었습니다. 모터 같은 전기 에너지 기기, 인버터나 컨버터 등의 전력변환 장치, 2차 전지 배터리 관련 과목들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갖추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따라서 취업 시에도 어렵지 않게 자동차 산업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생산관리 중에서도 사양 관리 업무를 맡게 된 건 채용 시 면접관으로 들어오신 팀장님께서 제안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아마 계획적인 면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보시고 잘 맞을 거라 판단하신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일명 자동차 ‘덕후’였던 제가 차를 완성하는 핵심 분야를 담당하게 됐고, 개인적으로도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어떤 제품을 담당하시나요? 업무가 적성과도 잘 맞는지 궁금합니다.

 

A. 주로 자동변속기와 무단변속기를 담당해왔는데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에 적용되는 모터의 EO와 BOM(Bill of Materials)관리까지 확장하며, 전동화 라인 증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자공학 전공이라 내연기관만 담당했던 입사 초기에는 기계공학적 지식을 보완하려 노력했는데, 최근 전동화 제품을 추가로 맡은 이후 전공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요. 작은 일도 꼼꼼하게 계획을 짜고 세부적으로 관리하는 제 성향은 사양 업무와 잘 맞았습니다. 평소에도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물론이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의 리스크에 대비하여 다음 계획까지 짜놓는 편인데, 제가 하는 업무와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BOM: 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부품의 이름, 규격, 수량을 기록한 목록

 

 

Q.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히 어려웠던 업무도 있나요?

 

A. 입사 초 다양한 부서, 다양한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 과정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설계 변경을 실제 공정에 반영하려면 설계, 생산, 품질, 생기, 구매 등 여러 부서와의 협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제품/공정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만큼이나, 다양한 이해 관계 속에서 의견을 하나로 조율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무척 중요한데요. 학부시절부터 학생기자단 활동이나 교내 경진대회 참가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업무 특성상 회의를 주관하는 일이 많은데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지금은 동료들의 상황과 표현도 함께 고려하며 대화하는 법을 배웠고 협업도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Q. 사양 관리 업무에서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을 하나만 꼽는다면요?

 

A. 리스크를 예측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양 변경은 생산 수량, 재고, 품질, 원가까지 전 공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용 시점을 잘못 잡으면 라인이 멈추거나 불용재고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각 부서가 모여 논의하는 ‘최초 적용 시점 회의’를 통해 변경 사항을 세밀히 조율하고, 예상되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점검합니다. 이 회의를 사양 파트가 주관하는데 그 과정에서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부서 간 이해를 이끌어내는 소통 능력이 필요합니다. 논리적인 근거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구매, 생산, 품질 등 협업하는 조직들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여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자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빠른 전동화 흐름을 업무에서도 체감하실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특히 파워트레인 분야의 전환이 빠른데요. 전동화는 사양 관리에 더 많은 세밀함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은 모터와 미션이 결합된 구조라 여러 조직의 설계·생산이 맞물리며, 이로 인해 관리 범위와 협업의 폭이 한층 넓어졌습니다. 새롭게 투입되는 자재들과 신규 공정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바꿔 말하면 새로 학습해야 하는 것들도 많고, 일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부품 변경이 생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살피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사양 관리의 정밀함과 협업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실감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서산공장에 더 많은 전동화 부품 생산라인이 구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가능한 많은 차종과 전동화 아이템을 다뤄보는 것이 제 목표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우리회사가 독자 설계한 우수한 전동화 제품들이 더 많은 글로벌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Q. 입사 3년차가 되기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A. 지난 5월 약 2주간 멕시코 몬테레이 법인으로 갔던 기술 지원 출장이 기억에 남습니다. 첫 해외출장에 혼자 파견된 경우라 처음에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저를 한층 성장시킨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멕시코 출장은 몬테레이 법인에 하이브리드 생산 라인을 신규로 구축하면서, BOM 생성과 EO 관리 운영 등 본사의 운영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현지 멕시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양관리 시스템 교육도 병행했습니다. 아직 연차는 낮지만 팀을 대표해서 간다는 책임감으로 업무에 임했던 것 같아요. 몬테레이 법인의 생산 공정과 부품 사양에 대한 사전 조사, 현지 직원들에게 공유할 교육 자료와 매뉴얼 제작까지 출장 전부터 철저한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출장 기간 동안 계획한 대로 업무를 완수할 수 있었죠. 도전적인 경험이었지만 자신감도 생기고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팀원 분들,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적극 협조해주신 몬테레이 법인 직원 분들께도 감사했습니다. 

 

Q. 서산공장 근무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서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가장 큰 장점은 생산 제품의 실물이나 변경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제 직무가 제품 설계 사양에 변경이 있을 경우 실제 양산 라인에 어떻게 적용할 지를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성취감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합니다. 도면, 데이터, 시스템과 같이 추상적이거나 막연하게 느껴지는 개념들이 현실에서 실물로 완성되는 과정을 매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Q. 하루의 업무 루틴은 어떻게 되나요?

 

A. 일찍 출근해서 사내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야채주스를 꼭 챙겨먹는 게 하루의 시작이에요. 이후 첫 업무 메일과 시스템 알림을 확인하고, 설계 변경 안건 검토와 부서 협의 또는 회의 준비를 하면서 오전을 보내죠. 오후에는 회의 결과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일이 주를 이루고요. 또, 월초·월말에는 EO적용 계획/실적 등 정기적으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Q. 퇴근 후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세요?

 

A. 저는 대부분의 동료들처럼 지곡 사업장 내 기숙사 ‘해피원’에서 생활하며 근무하고 있어요. 입사 초반에는 퇴근 후 동료들과 함께 저녁을 먹거나 운동을 하며 평일 시간을 자주 보냈습니다. 특히 축구를 좋아해 정기적으로 경기를 뛰기도 했는데, 사업장 안에 있는 천연 잔디 구장이 정말 좋거든요. 이외에도 체육관, 헬스장 등 운동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활동하기 좋습니다. 
 

 



Q. 앞으로 사양 담당자로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A. 다가올 전동화 흐름 속에서도 주도적으로 일하고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입니다. 현재도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 프로젝트 CFT로 참여 중인데, 앞으로도 전동화 아이템 관련해 기회가 닿는다면 최대한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싶어요. 현대트랜시스의 전동화 전환 전략은 국내를 시작으로 해외 생산 거점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생산 현장에서 이러한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해외 출장의 기회도 갖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회사와 일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요?

 

A. ‘우물’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밖을 보지 못하면 그 안에만 매몰될 위험이 있지만, 반대로 마르지 않는 물을 계속 길어 올리며 시야를 넓힐 수도 있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회사 안팎의 다양한 관점을 배우면서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우물 물을 스스로 길어 올리는 태도로 현대트랜시스와 함께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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