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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현대트랜시스가 전하는 모빌리티 이슈

모빌리티 업계는 여전히 다양한 변수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내수 회복 조짐, 하이브리드 중심의 소비가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관세 조정과 보조금 정책 폐지, 공급망 차질 등 시장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달 모빌리티 이슈에서는 산업 전반의 균형 변화를 중심으로 국내외 완성차 시장의 주요 흐름과 정책 변화를 함께 살펴봅니다. 


 

1. 정의선 회장 5년, 현대차그룹 ‘빅3’ 성과와 미래 모빌리티 확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5주년을 맞았습니다. 2020년 10월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 ‘빅3’로 도약하며, 전동화·수소·로봇·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의 확장을 가속화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폭스바겐을 제치고 반기 기준 영업이익 2위를 기록하며 ‘질적 성장’을 입증했습니다.


2019년 163조 원 수준이던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은 지난해 282조 원으로 7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조 원대에서 26조 원대로 5배 이상 늘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둔화 속에서도 하이브리드 판매 4배 확대, SUV·제네시스 중심의 수익 구조 확립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JD파워 신차 품질 조사에서 2년 연속 자동차그룹 1위를 기록하며 품질 경쟁력도 입증했습니다.


다만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이러한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 표현하며, 고객 중심 경영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HMGMA’ 준공을 비롯해 북미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SDV·수소·로봇 등 미래 기술 투자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의 변화 또한 뚜렷합니다. 복장 자율화, 정기공채 폐지, 호세 무뇨스 사장 선임 등으로 성과와 효율 중심의 구조로 전환했으며, 이러한 변화는 임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타임지는 ‘2025 세계 최고 기업’ 평가에서 현대차를 도요타(48위)보다 앞선 33위로 선정하며, 아시아 완성차 업체 중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직원 만족도, ESG 실천, 재생에너지 전환(RE100) 이행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며, 전년 대비 159계단 상승이라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한,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25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도 30위를 기록했습니다. 2년 연속 30위권을 유지하며 브랜드 가치 246억 달러(약 35조 원)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최근 5년간 72% 성장한 수치로, 전동화·하이브리드·수소차 등 친환경 라인업 확대와 지역 맞춤형 마케팅이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평가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를 넘어 중앙아시아로도 생산 거점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아는 최근 카자흐스탄 북부 코스타나이주에 연간 7만 대 규모의 CKD(반조립) 합작 공장을 준공하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약 3억 달러(약 4,400억 원)가 투입된 이 공장은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투자이자, 현지 판매 1·3위를 차지한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러시아 국경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기대됩니다.


2. 한·미 관세 협상 타결… 車·부품 관세 15%로 인하


한·미 양국이 10월 29일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기반으로 관세 협상에 최종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품목의 상호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되며, 인하된 관세율은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이번 협상이 외환시장 안정과 공급망 복원에 기여할 뿐 아니라, 자동차 관세 인하를 통해 국내 완성차의 대미 수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과 EU 기업이 이미 15% 관세를 적용받는 동안 현대차·기아는 25%의 고율 관세를 부담해 왔습니다. 업계는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연간 손실 규모가 8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나, 이번 인하로 부담이 약 5조 3,0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어 연간 3조 원가량의 절감 효과가 기대됩니다. 

부품업계 역시 지난해 미국 수출액(약 11조 7,000억 원)을 기준으로 25% 관세 적용 시 연 2조 9,000억 원에 달하던 비용이 1조 7,000억 원대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현대차그룹의 3분기 실적에는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일시적 부담이 반영되었습니다. 현대차 매출은 46조 7,214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2% 감소한 2조 5,373억 원에 그쳤습니다. 이는 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관세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영업이익률은 5.4%로 하락했습니다. 

 

기아 역시 3분기 매출 28조 6,8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9.2% 감소한 1조 4,622억 원에 머물렀습니다. 미국 관세 비용만 약 1조 2,000억 원이 반영된 것으로, 인센티브 증가와 환율 변동도 손익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다만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주요 품목의 세율이 25%에서 15%로 인하되면서 북미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신차 라인업 확대와 원가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회복 기반을 다져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3. 국내 자동차 시장 내수 회복 조짐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27만 5,7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습니다. 국산차는 3.3% 늘어난 104만 대, 수입차는 15.5% 증가한 23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기아는 ‘쏘렌토’와 ‘EV3’ 판매 호조로 38만 대를 넘겼으며, 현대차는 11% 증가한 35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 ‘그랑콜레오스’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141% 급증했습니다.

전기차 등록 대수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기차 신규 등록은 17만 대로 전년 대비 57.3% 증가했으며, 전기 승용차만 놓고 보면 67.2% 증가해 전체 승용차의 13.4%를 차지했습니다. 테슬라 ‘모델Y 주니퍼’, 기아 ‘EV3’·‘EV6’, 현대차 ‘아이오닉5’, ‘레이EV’ 등 이른바 ‘가성비 전기차’가 성장세를 이끌었습니다.

정부의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검토에 대해서는 업계의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최대 65%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자동차 부품 업계는 현실적인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은 “전체 부품사 중 약 45%가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고, 해당 종사자는 약 11만 5,000명에 달한다”며 “급격한 전환은 산업 생태계 붕괴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4. 세계 전기차 판매 27.7% 성장…유럽시장 전기차 격전지로 부상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성장세를 이어가면서도 지역별 정책과 시장 환경에 따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은 1,283만 7,000대로 전년 동기(1,005만 대) 대비 27.7%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 BYD가 255만 6,000대(점유율 19.9%)로 1위를, 지리자동차그룹은 131만 5,000대(점유율 10.2%)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98만 5,000대(전년 대비 10.9% 감소)로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5’와 ‘EV3’ 판매 호조로 41만 6,000대를 기록했으나, 글로벌 점유율은 3.7%에서 3.2%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유럽 시장은 보조금 정책을 중심으로 전기차 격전지로 부상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2026년부터 4만 5,000유로(약 7,400만 원) 미만 차량에 최대 4,000유로(약 660만 원)를, 이탈리아는 최대 1만 1,000유로(약 1,600만 원)를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유럽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15.6%로, 글로벌 평균(7.5%)의 두 배를 웃돌고 있습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27.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춘 현대차그룹은 가격 경쟁 측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유럽 주요 완성차 브랜드의 실적에서도 대응 전략의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BMW는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하며 선전한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내수 부진과 미국 판매 감소로 12% 하락했습니다. BMW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병행하는 유연한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시장 충격을 완화했으며, 전기차 판매 비중은 18%로 메르세데스-벤츠(10%)를 크게 앞섰습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에 약 18조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지프(Jeep)와 RAM 등 단종 브랜드의 부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스텔란티스는 향후 4년간 미국 시장에 약 130억 달러(약 18조 원)를 투자해 제조 기반과 생산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 창립 10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투자는 5종의 신차 출시와 신규 엔진 생산라인 구축, 5,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을 포함합니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시장 둔화 국면에서도 지역별 성장 축을 재정비하며 생산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5. 전기차 稅혜택 종료… 美 자동차업계 생산 계획 조정


미국 자동차 산업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종료로 인한 세제 혜택 축소와 공급망 불안이 겹치며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10월부터 전기차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 원)의 세액 공제를 종료했으며, 이에 따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 계획 조정에 나섰습니다. 

 

GM은 상업용 전기 밴 브랜드인 브라이트드롭(BrightDrop)의 생산을 공식적으로 중단했습니다. 출처:GM

 


GM은 전기차 생산 능력 조정을 단행하며 약 16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 원)의 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했습니다. 동시에 캐나다 온타리오주 전기 상용차 브랜드 ‘브라이트드롭’ 생산을 중단하면서 1,200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이 예상됩니다. GM은 “전기 상용차 수요 둔화와 북미 생산 체계 조정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캐나다 노조는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정책이 결정적 요인”이라며 비판했습니다.


포드 역시 전기차 생산 효율화에 나섰습니다. F-150 전기차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생산라인을 확대하며 연간 4만 5,000대 규모의 증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포드가 전기차 생산을 중단한 건 IRA 종료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기차 전문 기업인 리비안은 전체 인력 1만5000명의 약 4%인 6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테슬라도 긴장 상태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 관세 부담 증가 등이 자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6. 中 넥스페리아 반도체 수출 끊겨…美-유럽 車생산 중단 위기  

 

중국 기업 윙테크는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실질적인 지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넥스페리아 본사 전경



중국 정부가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의 약 40%가 공급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넥스페리아는 와이퍼를 작동시키거나 창문을 여는 등 자동차에 꼭 필요한 범용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완성차 한 대에 넥스페리아가 생산한 칩 500여 개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기업이지만, 중국 업체인 윙테크가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됐습니다. 넥스페리아 반도체 중 중국에서 만드는 비중이 80%에 달합니다. 네덜란드 정부의 넥스페리아 경영권 개입(중국계 CEO 해임 등)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내 자동차 공장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2∼4주 안에 심각한 생산 차질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독일 언론들도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대표 자동차 모델인 ‘골프’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대차·기아도 넥스페리아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지만, 현재 수개월 치 재고를 확보해 당장 생산 차질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태 장기화 시에는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1월 모빌리티 이슈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과 내수 회복세, 전기차 시장 재편, 그리고 글로벌 완성차들의 생산 전략 변화까지 산업 전반의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정책과 시장 요인이 교차하는 복합적 전환기 속에서, 모빌리티 산업은 이제 새로운 균형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는 이러한 변화를 주의 깊게 분석하며, 기술·공급망·고객 경험의 혁신을 축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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