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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시대, 자동차 부품 가치의 새로운 요소로 떠오르는 소프트웨어

 

 

SDV 시대로의 전환 속에서 고객 만족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완성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의 조화 역시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고객과 함께 진화할 가능성을 열어주는 제품 개발이 SDV 시대를 준비하는 하나의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CES 2026에서 공개된 현대 자동차의 아틀라스 - 현대차 공식 유튜브 참조 -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은 미국의 CES 행사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식들로 가득 차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폭풍이 불었던 작년의 기세를 이어 많은 자동차 회사들도 AI 활용한 다양한 기술들을 내세우고 있죠. 대장 격인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는 계획을 슬쩍 내비치기도 했고, CES 2026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로봇 아틀라스(Atlas) 역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제 자동차는 기계 장치보다는 전자제품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향은 전기차가 보편화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세계 10대 엔진이라면 엔진을 잘 만드는 자동차 회사가 시장을 지배했지만, 배터리와 모터로 구동되는 시대가 되면서 좋은 자동차의 기준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동은 기본이고, 차 안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거나 운전을 더욱 편하게 해주는 기술들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아졌습니다.

여기서 가장 큰 변화는 “부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하드웨어 그 자체보다, 그 위에서 어떤 소프트웨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차별화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COSMOS·OMNIVERSE 기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를 학습하는 AI – 엔비디아 홈페이지 참조-

 

인공지능(AI)과 자율 주행 기술의 비약적 발전

 

이런 변화에 가속도를 붙여 준 것이 바로 인공지능(AI)입니다. 불과 1년 전 CES 2025에서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청사진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말 그대로 산업 전반에서 “사람의 지시를 기다리는 AI”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시대를 예고한 것입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강조한 지점은 ‘자율주행 기술’만이 아니었습니다. 자동차 개발 과정 전반에서 AI가 점점 더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었죠.

 

AI가 바꾸는 자동차 개발 방식
- 설계부터 검증 시험, 공장 관리, 고객 지원까지 개발·제조·운영 전 과정에 AI 적용
- 실제 도로에서 주행 데이터를 모으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상 디지털 공간에서 주행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며 강화 학습
- 엔비디아가 제안한 핵심 기술: COSMOS, OMNIVERSE

 

 

우리를 처음 놀라게 했던 알파고를 기억하시나요?

사람의 기보를 가지고 학습했던 알파고 1세대 이후, 인공지능이 서로 대국하며 강화 학습을 거듭한 알파고 제로는 그야말로 다른 차원의 실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자율 주행 기술도 이와 유사하게, 가상 현실에서 더 다양한 시도를 더 빠르게 해 볼 수 있게 되면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웨이모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로보택시 Waymo-ONE - 현대차 홈페이지 참조 -

 

글로벌 로보택시 경쟁 심화: ‘데이터’가 패권이 되는 시대

 

자율 주행 기술의 상용화 경쟁은 이제 대륙을 넘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 도시, 한 국가 단위의 기술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산업 경쟁이 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대표 사례만 봐도 흐름이 명확합니다. 테슬라는 202410WE ROBOT 행사를 통해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미국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시작한 뒤 내년 중순 대량 양산을 선언했습니다. 웨이모(Waymo)와 아마존의 ZOOX도 미국 여러 도시로 확장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중국을 넘어 중동과 유럽으로 무대를 확장하고 있는데요. 위라이드(WeRide)우버와 손잡고 아부다비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운영을 시작했고, 우버와 바이두는 영국에서의 운영을 준비 중입니다. 이 경쟁의 본질은 결국 하나로 수렴합니다.

 

로보택시 경쟁의 승부처 

- 누가 더 빠르게 데이터를 모으는가

-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가

- 그 경험을 더 많은 사용자에게 확장할 수 있는가

 

 

결국 자율 주행은 ‘기술 경쟁’이라기보다, 데이터로 쌓아 올리는 경험 경쟁이 되고 있습니다.

 

• SDV 시대의 도래: 소프트웨어가 차별화의 핵심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른 중국에서는 이제 전기차만으로는 혁신을 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BYD 왕촨푸 회장이 “전기차 후반전은 자율주행 경쟁”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배터리와 모터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될수록 자동차 간 상품성의 차별화는 소프트웨어에서 결정됩니다. 결국 SDV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는 자동차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활약하는 플랫폼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플랫폼은 늘 새로운 생태계를 부르죠.

 

 OTA 업데이트의 혁신: 공장에 가지 않는 리콜

SDV 시대에는 자동차 기능의 무게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합니다. 차량 판매 이후에도 개선된 기능들을 수시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어, 소비자는 계속 새로운 차로 관리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또 출시 이후 결함이 발견되어도 큰 비용 부담 없이 해결할 수 있고, 사소한 버그나 결함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도 선조치해 고장 위험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바로 테슬라의 리콜 대응입니다.

 

NBC 뉴스에 보도된 테슬라 리콜 사태 OTA로 바로 해결되었습니다. - NBC Youtube 영상 참조 -

 

테슬라 리콜 사태의 교훈 [Professional Insight] 

 

2022테슬라는 대규모 리콜 명령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대시보드 경고 문구 폰트 크기가 법규에 위반한다는 사소한 내용이었지만, 대상 차량은 2012년부터 판매된 모델 S 포함한 북미 전체 220만 대가 넘는 수량이었습니다.

일반 회사였다면 수천억 원의 비용과 대응이 필요한 대규모 이슈였겠지만, 테슬라의 대처는 간단했습니다.

 

1. 리콜 명령 며칠 뒤, OTA 업데이트를 통해 수정 버전을 즉시 배포

2. 네트워크에·적용

3. 물리적 수리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하나의 OS로 통제하고 업데이트가 가능하게 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품질 관리의 부담이 낮아지고, 자율 주행 같은 새로운 기능에 대한 시도도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FSD 기능의 구독료를 알리는 테슬라 홈페이지 공지

 

 

자동차 산업 수익 구조의 변화: ‘구독 경제’가 들어오다

 

SDV는 자동차 산업의 수익 구조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는 판매 방식 외에도 다른 접근이 가능해진 것이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 구독 모델입니다.

 

FSD가 만든 변화
- OTA 기반이라 기존 구매 고객도 기능을 즉시 추가 가능
- 일시불 판매(약 8,000달러 수준) → 월 99달러 구독으로 전환
- 제조사는 원가 부담 없이 기존 고객 기반에서 지속적인 수익 창출 가능

 

 

하드웨어를 판매하고 끝나는 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해 경험을 확장하고 수익을 이어가는 구조로 변하고 있습니다.

 

보쉬의 SDV 대응 전략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는 변화의 노력이 보입니다. – 보쉬 홈페이지 참조 -

 

 

부품 공급업체의 전략적 변화: “부품”에서 “플랫폼 파트너”로

 

SDV 시대에는 자동차 부품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OEM이 원하는 스펙과 CAN 통신만 맞추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처럼 하나의 OS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HW 설계 시점부터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을 시작해야 합니다.

전통적인 부품 공급 업체인 보쉬(Bosch) 역시 이런 변화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보쉬의 SDV 대응 전략
- SDV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OTA 업데이트 플랫폼·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확장
- 중앙제어 컴퓨팅, 보안 솔루션까지 포괄하는 역량 강화
-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SDV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파트너로 역할 확대

 

 

결국 부품 공급사 역시 부품”만이 아니라, 경험을 업데이트하는 구조”까지 함께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진화 가능성’이 경쟁력이다.

 

SDV 시대로의 전환 속에서 고객 만족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완성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의 조화 역시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고객과 함께 진화할 가능성을 열어주는 제품 개발이 SDV 시대를 준비하는 하나의 접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 | 이정원

 

모빌리티 산업 전문 필진

자동차 개발 20년 경력 · SDV·전동화 트렌드 분석

가천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

 

 

본 기고문은 외부 전문가의 견해로, 현대트랜시스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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