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이 구현되면 운전석과 승객석의 구분이 흐려지고, 자동차 실내는 '운전 작업'의 공간에서 승객이 쾌적하게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바뀝니다. 좌석의 회전 기능, 등받이 각도, 멀미 저감이 핵심 설계 요소로 부상하며, 제네시스 GV90, 메르세데스 벤츠, 재규어 랜드로버 등이 그 사례로 소개됩니다.

 

Q. 현재 자동차 실내 공간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역할과 기능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요?

자동차가 도로를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는 도로의 지형정보, 차량의 상태 정보, 그리고 도로의 상황 정보 등의 세 가지 정보가 활용되며, 이들 세 가지 정보를 어떻게 운전자나 승객에게 전달하고 인식시키는가가 차량의 주행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수행하게 하느냐의 핵심적 요인이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운전자’이든 ‘탑승객’이든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과 ‘도로’로 대표되는 주행환경에 관한 정보의 소통을 어떻게 이루는지의 문제가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가 차량의 실내입니다. 차량의 실내는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자 전체를 수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의 성격을 구분하는 구조물로써 좌석의 구조와 배치입니다. 전통적인 차량에서는 운전자의 공간과 승객의 공간으로 나누어지며, 운전자의 좌석은 ‘운전 작업’을 위한 구조물로, 탑승자의 좌석은 ‘휴식’이 가장 중심이 되는 구조물로 상반되는 개념을 가집니다.

GV90 네오룬 아치 게이트 (출처: Genesis)

 

운전석에서 요구되는 특성은 전방 주시를 위한 차량 진행 방향 지향성, 그리고 적정 운전 자세로서의 등받이 각도 유지에 의한 운전 자세 확보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운전자의 자세는 발뒤꿈치 기준점을 기준으로 차량의 종류와 기능 등에 따라 운전자의 골반 중심점의 거리와 높이는 변화되지만, 전방을 주시하는 지향성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자율주행기술이 구현된다면 운전자의 자세나 지향성은 지금과는 현저하게 다른 모습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결국 자율주행차량의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가 ‘운전 작업’으로부터 해방되어 좌석의 기능과 구조에서 현재의 차량과 다른 기준의 공간 디자인 개념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이에 대응 사례로 바닥에 온돌 난방 개념을 적용한 제네시스 GV90의 실내 디자인 역시 그러한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프리미엄 럭셔리 인테리어 디자인의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자동차 실내가 '이동수단'에서 '거주공간'으로 진화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전반적인 차량 실내 공간의 성격 변화 흐름을 주제 별로 요약하면 이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운전의 개념 변화로 인한 운전석의 위치와 비중 변화
  • 운전자 동선∙동작∙행위 변화로 공간구성 변화
  • 주행 방향 지향성 요구 감소, 혹은 소멸
  • 등받이 각도의 유지 필요성 소멸
  • 좌석 기능변화 회전, 스위블링 시트
  • 유효 점유 공간과 공간의 소비 증가
  • 공간의 활용에서 쾌적성 요인 비중 증대
  • 사고확률 감소로 실내 충돌규제 비중 감소
  • 멀미 등 승객 불쾌 요인의 원인 제거를 위한 접근

스위블링 시트를 적용한 GV90 실내 (출처: Genesis)

 

이 흐름을 다시 요약한다면, 미래의 모빌리티 탑승자의 개별성과 쾌적성 만족에 대한 요구 충족이 거시적 방향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미래의 자율주행차량 내/외장 디자인 중에서 특히 좌석의 구조와 형태, 그리고 감성적인 표피 재질 적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구조뿐 아니라 디자인 역시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요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방 주시나 자세 유지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회전 기능을 가진 스위블링 시트를 적용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일례로 제네시스의 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 GV90의 마주 보는 시트 배치를 들 수 있습니다. 1열 좌석에 회전이 가능한 스위블링 시트를 적용해 2열 승객과 마주 보는 자세로 앉을 수 있도록 한 구조는 차량 공간의 기능 변화를 잘 보여줍니다. 

 

 

Q. 자율주행과 전동화가 인테리어 설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자율주행에 따라 예상되는 대표적 특징은 운전석과 승객석의 구분이 사라짐에 따른 유효공간의 확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상적인 자율주행상태에서는 자동차 간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가 가능하므로 충돌규제 등에 의한 실내 공간구조 설계의 제약이 줄거나 사라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지속적인 숙제로 남게 될 것입니다.

 

 

완전 자율주행차량에서는 운전석의 개념이 사라져 실내 전체가 하나의 거실처럼 사용될 것이지만, 수동운전과 자율주행을 선택할 수 있는 차량에서는 운전석의 구조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운전을 자동운전으로 전환하고 운전자가 휴식을 취할 때 좌석은 더 이상 ‘작업용 좌석’이 아닌 ‘휴식용 좌석’이 되어 그 크기와 구조에서 현격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항공기 1등석과 같은 개념의 수면용으로 변형이 가능한 좌석이 운전석에 설치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종합하면, 과거의 자동차 디자인은 소유 대상으로서 소유자의 개성이나 고성능 차량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감각적인 스타일이 중요했습니다. 반면 자율주행차의 디자인은 이동 공간으로서의 활용성과 쾌적성을 반영해 물리적 질감을 강조하거나, 멀미 감소를 위해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로 시각적 경험의 변화 요소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실내 디자인이 제공하는 공간의 기능성이 형태를 결정하는 폼팩터(Form factor) 개념으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Q. 향후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동차 실내 공간은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을까요?

자동차는 내 의지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자유가 가장 큰 장점이자, 자동차만이 가지는 아름다움의 근원입니다. 그렇기에 자율성이 사라진 자동차는 누군가에게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신체적 제약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에게 자율주행 자동차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의 고성능 슈퍼카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차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듯이, 자율주행 자동차 역시 모두를 위한 차라기보다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의 유형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자율주행 기술은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더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돕고, 실내 공간과 디자인 역시 각각의 목적에 맞는 모습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프리미엄 시트·인테리어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전망인가요?

완전자율주행 차량은 지금까지의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모빌리티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기존 자동차의 핵심이 안전한 운전 환경을 하드웨어적으로 어떻게 제공하느냐였다면, 조향장치와 페달이 사라진 완전자율주행차는 쾌적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로 변화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승객이 시간을 어떻게 쾌적하게 보내도록 하느냐가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입니다.

 

전동화에 의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될 자율주행차량은 차체 형태 및 크기, 공간의 배분, 운전 요인 등의 하드웨어 요소가 쾌적성 요소로까지 연결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요인의 비중은 미래 모빌리티에서 더 높아질 것입니다. 특히 유리창의 넓이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패널의 크기·위치 역시 멀미에 영향을 미치므로 디자인적 고려도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승객이 업무나 영상 시청, 게임을 할 때 VR 글라스를 쓰는 경우와 쓰지 않는 경우를 모두 고려한 실내 디자인도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GV90 실내 디자인 (출처: Genesis)

 

이를 반영한 디자인 사례로 제네시스 GV90의 실내 디자인을 들 수 있습니다. GV90의 대시보드 중앙에는 팝업 구조의 24.6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가 적용됐습니다. 주행 중에는 90mm 낮아져 23.6인치 크기로 운전에 필요한 전방 시야를 확보하고, 정차 중에는 상승해 24.6인치의 대형 스크린으로 바뀝니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과 개별성을 더욱 중시할 것입니다. 따라서 승객 개개인의 개별성 만족에 대한 욕구는 좌석의 구조와 형태, 감성적인 표피 재질 적용 등 자율주행차량 내·외장 디자인 전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이 될 것 이며, 이에 상응한 내·외장 디자인의 폼팩터를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글ㅣ구상

 

 (현) 홍익대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전) 한국자동차공학회 디자인연구위원회 위원장 (2016년~2025년)

 

서울대 디자인학 박사

홍익대 제품디자인 전공 석사

서울대 공업디자인 전공 학사